KPI뉴스 - "성이 커? 샤오?" 인권위, 외국인 아버지 자녀 성씨 표기 시정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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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이 커? 샤오?" 인권위, 외국인 아버지 자녀 성씨 표기 시정 권고

김지원
기사승인 : 2020-06-01 11:06:45
외국 인명 기재 시 원지음 표기 규정
자녀들 자기 결정권 존중돼야
국가인권위원회가 외국인 아버지의 성(姓)을 물려받을 때 현지 발음대로 표기하도록 한 현 규정이 아동 인격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 국가인권위원회. [뉴시스]

인권위는 1일 외국인 아버지 성의 원지음(原地音, 원래의 지역에서 사용되는 음) 표기 방식에 따라 자녀의 성을 등록하도록 하는 현행 규정을 개정하라고 법원행정처장에게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한국인 여성인 진정인 A씨는 대만인 남성과 결혼해 자녀를 낳았다.

A씨 배우자의 성은 한국 발음으로 '가'(柯)이지만, 혼인신고 당시 담당 공무원은 관련 규정에 따라 대만 원지음인 '커'씨로 등록했다

한국인 여성과 대만 출신 남성이 결혼한 뒤 자녀의 성을 '소'(蕭) 씨로 등록하려 했으나 아버지 쪽 성의 대만 원지음인 '샤오'(蕭) 씨로 등록된 사례도 있다.

진정인은 한국 국적이지만 외국 현지 발음대로 표기한 특이한 성 때문에 원치 않는 주목을 받거나 친구들로부터 놀림당하는 등 피해를 겪는다고 호소했다. 이 때문에 외국인 아버지 성 대신 한국인 어머니 성을 쓰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례가 나오는 이유는 대법원 가족관계등록예규 451호(외국의 국호, 지명 및 인명의 표기에 관한 사무처리지침) 규정 때문이다.

해당 조항은 가족관계등록부와 가족관계 등록신고서에 외국 인명을 기재할 때 외국 원지음대로 표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은 현지 발음으로 자신의 성을 등록해야 하고, 자녀에게도 원지음의 성 표기를 그대로 물려줘야 한다.

인권위는 "외국인 아버지의 성과 일치해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예외 없이 한국인 자녀들의 성을 원지음에 따라 등록하도록 하는 규정은 아동의 인격권과 개인의 자기 결정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판단했다.

또 "다문화 가정의 자녀가 외국인 성을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현행 규정은 피해자들이 한국인으로서 정체성과 사회 소속감 형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다문화 가정의 수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 맞춰 이런 제한이 발생하지 않도록 일률적인 원지음 표기를 지양하고, 피해자의 자기 결정권이 존중되는 방식으로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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