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대전MBC, 20년간 여성 아나운서는 정규직 한명도 안 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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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MBC, 20년간 여성 아나운서는 정규직 한명도 안 뽑아"

김지원
기사승인 : 2020-04-27 14:32:33
공동대책위, "인권위는 성차별 시정 권고하라"
MBC "해당 여성들 프리랜서 채용에 응한 것"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오는 28일 '대전MBC 여성 아나운서 채용 성차별 진정' 안건을 살핀다.

대전MBC 유지은 아나운서 등이 지난해 6월 "대전MBC가 여성임을 이유로 고용 형태나 고용 조건에 있어 차별적인 처우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한 지 10개월 만이다.

▲ 대전MBC 아나운서 채용성차별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지난 1월 22일 서울 상암동 MBC본사 앞 광장에서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전MBC 아나운서 채용성차별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제공]

한국여성노동자회·민주언론시민연합 등 30여개 단체들이 모인 '대전MBC아나운서 채용성차별문제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공동대책위)는 국가인권위의 대전MBC에 대한 고용성차별 시정 권고를 촉구했다.

공동대책위는 24일 "국가인권위원회는 대전MBC 아나운서 고용상 성차별 시정을 권고하라!"라는 성명서를 냈다.

해당 성명서에서 공동대책위는 대전MBC가 채용성차별을 지속해왔으며, 유 아나운서 등이 진정서를 낸 후 보복성 조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공동대책위에 따르면 대전MBC는 남성 아나운서와 달리 여성 아나운서들만 계약직이나 프리랜서로 채용해 왔다.

공동대책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을 한국여성노동자회 활동가는 "대전MBC는 97년도부터 여성을 한 번도 정규직으로 뽑았던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남성은 계속 정규직으로, 여성은 프리랜서로만 뽑았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고용형태를 이유로 임금과 복리후생 등 모든 근로조건에 남녀차별을 가했다고 부연했다.

대전MBC 여성 아나운서들은 "프리랜서·계약직으로 입사했으나 정규직 아나운서와 본질적으로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일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채용형태의 차이에 따라 기본급, 연차휴가, 임금 등에서는 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

남녀고용평등법 남녀차별금지기준에 따르면 남녀가 같거나 비슷한 자격을 갖추고 있음에도 특정 성(性)을 다른 성보다 불리한 고용형태로 채용하는 건 차별이다.

공동대책위는 "성별을 이유로 채용에서부터 고용형태를 분리해 뽑고 근로조건을 저하시키는 '성별분리채용'의 문제는 방송사들의 오랜 관행으로 여겨져 지속돼왔다"며 "이제 이러한 고용상 성차별은 근절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동대책위는 대전MBC가 채용성차별 문제를 최초로 공론화한 여성 아나운서들을 업무에서 부당하게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국가인권위 진정 제기 이후, 진정을 넣은 당사자들은 맡고 있던 프로그램 3~4개의 용역계약이 해제돼 딱 1개의 방송만을 맡게 됐다.

이을 활동가는 "당시 계약해제 이유에 대해 합리적인 설명을 들을 수 없었다"고 지적하며 "보복성 업무배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두 명의 여성 아나운서 중 한명은 생계 때문에 퇴사했다"고 꼬집었다.

이을 활동가는 "97년부터 여성 아나운서를 정규직으로 뽑지 않는 등 통계적으로 고착화돼있는 차별임에도 불구하고 대전MBC는 차별의 언어를 인지하고 있지 않다"며 "의도성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결과적으로 차별이라면 적극적으로 고치고 해결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대책위는 "더 이상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일터에서 배제 당하는 차별의 역사는 끝내야한다"며 "인권위는 성차별적인 고용형태를 둔 대전MBC의 채용 관행을 '고용상 성차별'로 확실하게 짚어내는 결정을 내려야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대전MBC는 지난해 10월 홈페이지에 낸 공식 입장문에서 "직원 채용시 여성을 배제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프리랜서 여성 아나운서들은 별도의 프리랜서 모집 공고를 통해 대전MBC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며 "이들이 정규직 아나운서에 남성이 뽑혔다는 이유만으로 채용 차별을 주장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당시 대전MBC는 설명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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