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바닥 친 국제유가, 정유업계 실적 전망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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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친 국제유가, 정유업계 실적 전망 어둡다

이민재
기사승인 : 2020-04-22 10:40:18
납사 원료쓰는 PE와 PP 등 일부 화학 제품은 마진 개선 효과 기대

코로나19 타격으로 국제유가가 바닥을 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정유·화학업체들의 실적 전망치가 하락하고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여의도의 한 주유소에서 차량이 주유를 하고 있다. [뉴시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석유 및 가스, 화학 업종 13개 업체의 1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6602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3개월 전 전망치(영업이익 1조6490억 원), 1개월 전 전망치(영업이익 4310억 원)와 비교하면 눈에 띄게 하락한 수치다.

업황 악화의 주요 원인은 정제마진 하락이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남는 이익인데 현재 사상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마이너스 정제마진'이 한 달 이상 지속되고 있다. 만들수록 손해가 나는 장사인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악화로 글로벌 수요는 급감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등 국내 정유업체들의 경우 수출이 전체 판매 중 7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물건 사줄 곳'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 분야에서 30년 근무하신 분이 '이런 경우는 처음 봤다'고 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732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작년 동기 3311억 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에쓰오일(S-Oil)의 경우 1분기 4774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내다봤다.

이밖에 대한유화와 롯데케미칼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93.7%, 86.1%나 급감하는 등 13개사 중 11개사의 이익이 줄거나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연간 기준 실적 눈높이도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13개사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보다 24.96% 감소한 4조398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3개월 전 전망치(7조9425억 원)보다 49.14%, 1개월 전 전망치(5조7192억 원)보다 29.36% 감소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 등 대형 정유사들의 실적 부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의 비용을 뺀 정제마진이 줄어든 데다 코로나19로 수요도 대폭 감소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 20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7.6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13개사의 평균 주가는 연초 이후 -13.77% 하락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지난 21일 종가는 9만8000원으로 연초 이후 무려 34.33% 떨어졌다. 이어 에쓰오일(-29.5%), 효성화학(-28.72%), 한화솔루션(-23.61%) 등 순이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조사 전문기관 리스타드에너지는 원유 재고 증가 폭을 4월 2740만 배럴로 추정하며 4월이 업황의 바닥이라고 전망하고 있으며 당사도 동일한 시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너스 정제마진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유회사들의 실적은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유가 급락, 수요 감소로 인한 불확실성이 더 커진 상황에서 마이너스 정제마진,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화학 제품은 유가 하락으로 인한 마진 개선 효과가 기대됐다. 원재료인 나프타(납사)가 원유가 하락과 동반해 하락하면서 원가 개선효과가 나타나고 있기때문이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유가와 납사 급락과 함께 PE와 PP 중심의 스프레드(제품 판매가격-원재료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스프레드 강세의 원인은 초저유가 도래와 함께 중국의 재고비축이 동반되며 나타난 결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중국 에너지 기업인 시노펙 전하이(Sinopec Zhenhai) 납사 기반 크래커(납사 분해 시설) 재가동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원가 경쟁력 개선과 중국발 수요 증대가 주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PE 월별 스프레드는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수요 반등이 본격화되면 단기 시황은 개선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NCC(롯데 케미칼)와 PDH(효성화학) 등 순수화학 업체 중심의 대응이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고 말했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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