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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금리인하 도미노…한국은행의 결단은?

강혜영
기사승인 : 2020-03-13 16:08:13
미국 시작으로 호주·캐나다·영국 중앙은행도 줄줄이 금리인하 단행
한은 "임시 금통위 필요성 논의"…부동산 등 금융안정상황은 부담요인
시장선 18일 임시 금통위 예상…"효과 제한적" 실효성 의문도 제기돼
코로나19의 확산세에 전 세계가 돈을 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잇따라 깜짝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한국은행의 결단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은은 13일 임시 금통위 개최 필요성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히며 3월 중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부동산 가격 오름세 등 금융 안정 상황은 여전히 한은의 고민거리로 남아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다시 0%대 향하는 주요국 금리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 각국의 금리 인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는 코로나19 사태 파장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 1.00~1.25%로 0.50%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시장은 오는 17일~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0~0.75%포인트의 추가 '빅 컷'을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인하에 캐나다는 곧장 뒤따라 0.5%포인트 내렸다. 같은 날 호주중앙은행(RBA)도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0.5%로 낮췄다. 11일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도 특별회의를 열고 정책금리를 연 0.25%로 0.5%포인트 내렸다. 일본, 뉴질랜드 등도 추가적인 통화완화 정책에 동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화정책만으로 코로나19의 경제적 파급 영향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경기 부양책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하가 감염률을 낮추거나 무너진 공급망을 고칠 수도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의 대응이 경제를 의미 있게 부양할 것(provide a meaningful boost to the economy)을 믿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코로나19 vs 금융안정…한은의 고민은

한은은 13일 "임시 금통위 개최 필요성에 대해서 현재 금통위원들 간에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전날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도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 시그널이 담겼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라며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확산 정도와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영향, 주요국의 통화정책 대응,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금통위 의결문에는 없었던 '주요국의 통화정책 대응' 문구가 추가된 것이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도 우려했다. 한은은 "과거와 비교해 중국의 경제 규모와 글로벌 분업구조를 통한 세계 경제와의 연계성이 확대된 점, 코로나19가 여타 국가로 확산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세계교역 감소 및 글로벌 가치사슬 훼손 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과거 감염병 발생 당시보다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한은의 발목을 잡는 것은 부동산 가격 등 금융안정 상황이다. 한은은 "최근 대출 증가세가 확대되고 부동산안정 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의 추가 상승 기대가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부동산시장으로의 자금이동 확대 가능성에 유의하면서 계속 금융안정 상황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시 금통위 18일 유력…"오히려 시장 불안요인" 지적도

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금리 결정 결과가 나오는 오는 18일을 전후해 임시 금통위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이번 임시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높지만 0.5%포인트 전격 인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임시 금통위 개최와 관련해 "미 연준의 금리 결정이 나오는 18일이 유력하다"면서 "큰 폭의 인하 대신 25bp(0.25%포인트) 내릴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과거 임시 금통위를 열었던 2001년이나 2008년 때보다 기준금리 수준이 낮아 인하 여력이 크지 않은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임시 금통위를 개최할 경우 금리 인하 효과가 제한적일 뿐 아니라 오히려 시장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추가적인 경기 하향에 대한 대응책으로 금리 정책보다는 어려움을 겪는 산업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타겟화된 정책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임시 금통위가 열렸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상황이 다르다는 점도 꼬집었다. 그는 "금융위기 때는 금융시장의 문제였기 때문에 통화정책이 의미가 있었지만, 지금은 코로나19가 촉발요인이라는 점에서 금리 정책이 갖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정책 효과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어 50bp의 강한 폭으로 금리를 인하하는 경우에는 경제 상황이 급박하다는 것을 확인해주는 신호로 작용해 금융시장 자체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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