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더 깐깐해진 자금조달계획서…투기차단 실효성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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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깐깐해진 자금조달계획서…투기차단 실효성 있나

김이현
기사승인 : 2020-03-10 10:36:02
조정대상지역 3억 이상 주택 구입시 제출 의무
신고항목도 구체화…자금출처 구체적 소명해야
전문가들 "심리위축 효과…시장엔 제한적 영향"
앞으로 조정지역 내 3억 원 이상(비규제지역 6억 원 이상)의 주택을 매수할 때 집값 조달 방법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9억 원이 넘는 투기과열지구의 주택에 대한 자금 증빙 절차도 강화한다.

국토교통부는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지역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오는 13일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개정은 지난해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의 후속 조치다.

▲ 국토부 제공

자금조달계획서 대상 확대·신고항목 구체화

지금까지는 투기과열지구의 3억 원 이상 주택만 자금조달계획서를 내면 됐다. 하지만 오는 13일 거래계약분부터는 조정대상지역 3억 원, 비규제지역 6억 원 이상의 주택 거래 시 관할 시·군·구 실거래 신고 (30일 이내)와 함께 자금조달계획서도 제출해야 한다.

현재 투기과열지구는 서울 25개 구와 경기 과천, 성남 분당, 광명, 하남, 대구 수성, 세종 등이다. 조정대상지역은 서울 25개 구를 비롯해 과천, 성남, 하남, 동탄2, 용신 수지·기흥 등에다 지난달 추가 지정된 수원 영통·권선·장안, 안양 만안, 의왕 등 총 44곳이다. 

자금조달계획서 신고항목도 구체화된다. 편법 증여나 대출 규제 위반 등 위법행위 발생 가능성이 높은 항목에 대해 자금 제공자의 관계 등 구체적인 사항, 계좌이체나 대출 승계 등 조달자금의 지급수단 등을 명시해야 한다.

기존에는 주택 구매 자금 중 현금 및 비슷한 자산은 '현금 등'으로 뭉뚱그려 기재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현금과 기타자산을 나누고 기타자산은 무엇인지 구분해야 한다. 현금과 비슷한 자산이 있다면 그것이 금괴인지, 비트코인인지 등 자산 종류를 명확하게 적시하라는 것이다.

▲ 자금조달계획서 신고항목 구체화 세부내용 [국토부 제공]

투기과열지구 내 고가주택, 증빙자료 첨부 의무

특히 투기과열지구는 9억 원 초과 주택을 거래 신고할 때 자금조달계획서의 작성 항목별로 '객관적 증빙자료'를 첨부해야 한다. 예금잔액증명서, 소득금액증명원,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 등 제출해야 할 증빙서류는 총 15종으로 규정한다.

제출 시점에서 소유 부동산의 매도계약이 아직 체결되지 않았거나 금융기관 대출 신청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 증빙자료가 없는 경우에는 계획 중인 내용을 자금조달계획서 항목에 기재하되, 증빙자료는 제출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잔금지급 등 거래가 완료된 후 국토부나 신고관청이 증빙자료 제출을 요청하면 응해야 하며, 불응 시 500만 원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김영한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투기과열지구 고가주택에 대한 증빙자료 제출이 의무화하면서 실거래 신고 즉시 이상 거래와 불법 행위 등을 조사할 수 있게 돼 조사 착수 시점이 2개월 이상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실거래 조사와 불법행위 집중단속을 강도 높게 펼쳐 투기 수요를 철저히 차단하고 주택시장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정병혁 기자]

"부분적 효과 있지만, 부동산 시장 불안 지속"

전문가들은 대체로 매수 심리를 위축시키는 데 효과가 있지만, 시장 안정화로 연결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지만 부동산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자료 증빙이 귀찮아서 투자를 하지 않는 건 아니다"라면서 "일부 불법 증여라든지 매수 세력은 어느 정도 방지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투자수요는 계속 있을 수밖에 없는데, 자금조달계획서만 가지고는 집값 안정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결국 수요자들이 요구하는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공급이 이뤄져야만 시장 안정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탈법적인 증여라든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제어하는 효과가 있고, 심리적 위축을 받을 것 같다"면서도 "아직까지 유동성 자금이 시중에 많은 편이라, 요즘 지속되는 풍선효과를 잡는 건 근본적으로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꺾여야 하는데, 추가 금리인하도 예정돼 있기 때문에 쉽게 불길이 진화되진 않을 것"이라면서 "근본적으로 집을 사고자 하는 지역들에 대한 공급이 아직은 여의치 않다 보니 시장에 불안 요소들은 향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팀장(세무사)은 "증빙서류 자체를 모두 제출하게끔 돼 있고, 증여에 대한 과세도 본격적으로 쉽게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수 심리를 위축시키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전반적으로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가는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시장 전체에 영향을 끼치긴 어렵다"면서 "매수하거나 제3자 물건을 사기보다는 부담부증여나 증여가 늘어나는 현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정책적 효과는 제한적이다"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차익 목적에서의 불법, 탈법적인 행동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거래시장 자체는 투명하게 바뀌지만 거래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고가주택보다는 규제를 덜 받는 6억 원 이하 주택거래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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