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코로나 '대소변 전파'는 시간 문제?…중국의 화장실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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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소변 전파'는 시간 문제?…중국의 화장실 실태

조채원
기사승인 : 2020-03-05 10:35:25

"중국에서는 4T만 조심하면 된다."

약 10년 전, 중국에 진출한 기업인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진 말이다. 4T란 티베트·타이완·톈안먼 사태 그리고 화장실(Toilet)을 이르는 말로 비즈니스 자리에서에 이에 대해 언급하면 안 된다는 의미다. 사실 화장실은 번외로 추가된 우스갯소리지만 그만큼 중국의 화장실은 비위생적인 것으로 악명이 높다. 14억 명이라는 인구에 비해 화장실이 부족하고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는 탓이다.

▲ 화장실 혁명 관련 이미지. [중국농업신문망]


그렇다면 '4T의 경고'는 아직 유효할까?

동아시아의 맹주를 넘어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위상을 넘보는 중국으로선 '개발도상국'에서나 볼 법한 화장실 상태는 고질적인 문제였다. 이에 중국 정부는 국가 이미지 제고와 인프라 개선을 위해 '화장실 혁명'을 전개했다. 화장실 개선은 해당 국가의 발전 수준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건강 및 생활 환경과 직결된다는 취지다.

중국 화장실 혁명의 시작은 2015년 4월, 중국국가여유국이 수립한 '3개년 계획'이다. 관광지와 도시뿐만 아니라 농촌 공중 화장실의 절대적인 수를 늘리고 전반적인 위생을 개선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화장실 혁명과 관련해 "현장에 맞는 조치로 한 건 한 건씩 성공시켜 크게 승리하라"는 훈시를 남기기도 했다.

성과가 있었을까. 중국 매체 인민망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17년 말까지 전국적으로 관광지 화장실 7만 개를 개조하거나 신설했다. 이는 3년 계획이 목표로 했던 5만7000개보다 22.8% 초과 달성한 수치다. 또한 2020년까지 관광지에 6만4000개 화장실을 추가 건설할 방침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화장실 혁명이 시작된 지 5년이 지난 지금, 중국에서 가장 높은 등급의 관광지인 5A급 관광지 화장실에서는 오물 냄새가 진동하는 곳은 찾기 어렵다. 

도시 내 공중화장실의 절대적인 수도 늘었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1949년 베이징 시 전체의 공중 화장실 수는 500여 개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러나 2018년 기준, 베이징 시의 공중화장실 수는 1만9008개로 대도시 중 세계 1위다.

농촌의 화장실도 크게 개선됐다. 재래식이거나 배관이 설치되어 있더라도 화장실 각 칸의 대소변을 한꺼번에 흘려보내는 방식에서 수세식으로 바뀌었다. 중국 국가농촌관광모니터링센터(国家乡村旅游监测中心)에 따르면 109개 모니터링 지점에 대해 조사를 실시한 결과, 2019년 상반기 농촌 수세식 화장실 보급률은 75.1%로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했다.

▲ 중국의 포털 바이두에서 '공중 화장실'을 치면 흔히 볼 수 있는, 중국 공중 화장실 사진. [신랑망 캡처]


그러나 중국 화장실 문제는 갈 길이 멀다. 특히 중국인들이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는 습관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단적인 예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은 곳에는 '변기 뚜껑을 밟고 올라가 용변을 보지 말라'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쪼그려 앉아 용변을 보는 것이 익숙하다 해도 자기 집 변기 위에선 절대 하지 않을 행동이다.

화장실의 절대적인 수, 그리고 '제대로 된' 화장실 수도 여전히 부족하다. 중국 언론은 도시 혹은 어느 시골 동네에, 얼마나 많은 화장실이 새로 지어지고 깨끗하게 고쳐졌는지 연일 보도한다. 중국의 매체 저장신문(浙江新闻)은 지난 1월 6일 저장성 린하이(临海)시 골목의 16개 화장실을 개조했다고 보도했다. 저장성은 2019년 기준, 중국 31개 성과 성급 도시 중 GDP가 4번째로 높은 지역이다. 이보다도 못한 성급 도시 시골의 화장실이 부족하고 시설이 열악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래서 중국 보건 당국이 코로나19에 대해 '대소변에서 만들어진 에어로졸 전파'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화장실 혁명의 현황과 성과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말처럼 들린다. 대소변에 노출되지 않는 환경이 코로나19 예방법으로 대두된 현재, 중국 화장실도 바이러스와 함께 풀어야 할 숙제가 됐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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