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한국車의 셧다운 위기…진짜 문제는 '전속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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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車의 셧다운 위기…진짜 문제는 '전속거래'

김혜란
기사승인 : 2020-02-04 16:57:02
이항구 연구위원 "휴업 통해 시간 버는 것…문제는 車 부품 전반에"
비용 절감 위해 중국 등 특정지역만 공장 두는 전속거래 구조 문제
日 부품수급 다원화·美 국내 생산력 확대 등 다양한 옵션 준비해야

신종 코로나 여파에 굴지의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마저 고꾸라졌다. 현대차는 7일부터 11일 까지 모든 공장이 생산을 멈추며 초유의 셧다운 사태에 직면했다. 부품 수급에 문제가 생기자 한국 정부는 중국에 공장 가동을 요청하고, 회사는 대체 물량을 들여온다고 하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현대차 등에 와이어링 하네스를 납품하는 경신의 직원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경신 제공]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와이어링 하네스' 재고분이 소진되면서 국내 자동차 생산 공장이 가동을 멈추게 됐다. 기아차는 지난 3일부터 일부 공장 생산량 감축에 들어갔고 쌍용차 역시 4일부터 평택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산업연구원 이항구 선임연구위원은 "상황이 긴박하다 보니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 차질을 우선적으로 공개한 것이다"라면서 "중국 등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다른 부품들을 알아보려고 해도 본래 수급 구조는 업계 비밀이라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긴급 휴업 동안 시간을 벌면서 전체 부품 수급 상황을 해결할 것이라는 게 이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대(對)중국 소재‧부품 수급 관련 대응에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외교경로를 통해 중국 정부에 부품 공장 가동을 요청하겠다"는 것뿐이었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이 이번 코로나 사태로 현지 공장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고, 다시 공장이 가동한다고 해도 일할 노동자들이 부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품 수급 문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또 "부품을 동남아시아에서 가져오고, 협력사가 국내 공장을 가동한다고 해도 중국 물량을 대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워낙 중국에서 공급하던 물량 자체가 많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한국 완성차 업계가 전속거래를 맺은 국내 부품 업체들이 주로 특정 지역(중국)에만 공장을 두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신, 유라코퍼레이션, THN 과 같은 현대차 협력 부품사는 중국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그는 "비용 절감을 위해 일본은 동남아, 미국은 멕시코, 유럽은 체코에 공장을 지어 생산 원가를 낮추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협력업체들이 줄줄이 함께 한 곳으로 진출을 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속구조 하에서 가령 현대차가 중국에 진출하면 1차 협력업체들이 많게는 100개까지 따라 나가게 되는데, 여기에 다른 관계사(2·3차 벤더)들도 따라간다. 

그러면서 "이런 협력업체가 국내 공장을 가동한다고 해도 인건비 등의 문제로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1차 협력 부품사가 2차, 3차 벤더에 그 피해를 전가하면서 '줄줄이 도산'으로 이어지면 결과적으로 공급망은 파괴된다. 여기서 수직적이고, 종속적이 특성이 강한 전속거래의 취약성이 나온다.    

한편 일본은 닛산이 르노에 넘어가면서 전속거래 관행이 깨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일본 지진과 태국·필리핀 수해로 일본 자동차 업계가 타격을 입자 국내에도 여러 협력 업체를 두는 등 부품 수급망을 다원화했다. 또 미국 같은 경우 인건비 문제는 있지만 설비 투자에 힘을 써 생산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자국 내 생산거점을 마련했다.

이 연구위원은 "한국은 일본처럼 직접적인 경험이 없고, 배타적인 구조인 전속거래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도 없어 신종 코로나 사태 같은 위기 상황에 무력할 수밖에 없다"며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고치지 않는다면 매번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도 지난 4일 성명서를 내고 "사측 경영진이 천재지변에 대비해 부품 수급망에 대한 다양한 옵션을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부품 공급망에 다양한 옵션을 만들어 다시는 이와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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