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UPI 월드] 지구촌 흔든 '미투' 운동…후유증 있었지만 결실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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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I 월드] 지구촌 흔든 '미투' 운동…후유증 있었지만 결실 컸다

임혜련
기사승인 : 2019-12-26 09:24:16
성폭력 피해자들 조직적 연대 분위기 형성
'2차 피해' 두려움 여전…처벌 기준 바뀌어야
TV 제작자의 성적 농담을 폭로하며 프랑스 '미투 운동'의 물꼬를 튼 프랑스 언론인 산드라 뮬러가 미투 운동의 결실에 대해 말했다.

▲ 프랑스 '미투 운동'의 물꼬를 튼 산드라 뮬러가 지난 9월 25일(현지시간) 명예훼손 소송에서 패소, 손해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은 후 CNN과 인터뷰를 하고있다. [CNN 방송화면 캡처]

뮬러는 24일(현지시간) CNN에 자신의 폭로가 화제가 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으며, 2년 동안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뮬러는 2017년 자신에게 선정적인 발언을 한 TV 프로듀서 에릭 브리온을 고소하며 프랑스 미투 운동의 상징적인 인물이 됐다.

사건 이후 브리온은 뮬러에게 사과했다고 주장하며 모욕감을 주려던 게 아니라 유혹하려는 시도였다고 주장했다. 파리 법원은 그의 말에 동의했다.

지난 9월 뮬러는 파리 법원에서 패소 당하고 브리온에게 손해 배송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또 뮬러는 지난 2018년 1월 미투 운동을 비난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한 100명의 여성 인사 중 한 명인 영화배우 캐트린 드뇌브 등으로부터 비난받아왔다.

미투의 여진…법적 변화 이끌어

2017년 전 세계에 미투 운동을 일으킨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력 혐의가 제기되었을 때, 미투 운동이 전한 메시지는 간단했다. 지위와 권력을 지닌 남성들이 이를 이용해 상대를 괴롭히거나 폭행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효과는 있었다. 수십 명의 남성과 일부 여성이 직장에서 퇴출당했다.

또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종사하는 1000여 명의 여성이 미국 직장 내 성폭력·성차별 근절을 위한 단체 '타임즈 업(Time 's Up)'에 참여하며 힘을 합쳤다. 타임즈업은 피해 여성들에 대한 법률 지원을 위해 기금을 모았으며 미국 전역에서 쏟아진 3800개 이상의 지원 요청에 대응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남아있는 미투 운동의 여진이 초기 미투 운동 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오리건 대학의 엘리자베스 티펫 법학 교수는 CNN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법원이 성희롱 관련 법령을 변경하거나 법적 기준을 변경했다는 뉴스를 눈여겨보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는 실제로 소송을 제기할 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티펫 교수는 미투 운동에 의해 촉발된 법적 변화가 성희롱 문화, 불법 상납 및 은폐 문화를 양산하는 법률 시스템의 약점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법을 바꾸고 새로운 고용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당신이 현재 보고 있는 미투 운동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들"이라며 "이러한 운동은 정말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투 운동과 관련된 트윗과 보고서들 역시 '법적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정치적인 의지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CNN은 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CNN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영국 경찰에 신고된 성범죄 건수는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영국 검찰청 조사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영국 내 강간 혐의 사건은 43% 증가했지만, 강간 사건 기소 건수는 52% 감소했다.

다만 해당 데이터를 분석한 영국 국가통계청(The 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ONS)은 대다수의 피해자가 여전히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것을 꺼리고 있지만, 기꺼이 앞서가려는 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ONS는 세간의 이목을 끄는 언론의 성범죄 보도와 미투 운동 확산 등이 경찰의 성범죄 기록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높다며 "피해자가 결과적으로 최근, 혹은 이전에 겪었던 성범죄를 신고할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일부 전문가들은 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 꼭 법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미투 운동 이후 많은 회사가 회사 내 성희롱 신고자를 보호하기 위한 보다 포괄적인 정책을 마련했다. 또한 성범죄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무엇이 수용 가능한지에 대한 규칙도 다시 작성했다.

텍사스 A&M 대학교의 미셸 그린 법학 교수는 이와 관련해 "가장 대표적인 예시 중 하나는 부하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던 맥도날드의 CEO가 사임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는 미투 운동의 시대를 맞아 합의가 없었다거나 불만이 있었다고 말하는 대신 그런 관계를 갖는 것 자체가 나쁜 판단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뮬러의 의견도 이와 동일하다. 뮬러는 상황을 따져봤을 때, 일터에서 일어난 사건은 권력의 균형을 바꾼다고 말했다. 뮬러는 브리온이 자신에게 성적 농담을 할 때 "억압됐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강하고 말할 수 있는 입을 가졌지만, 브리온의 힘은 강력했다"며 "그래서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실제로 말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 라스베이거스의 여성행진에 참가한 군중이 2018년 1월 21일(현지시간) 시내 축구장에 모여서 트럼프의 정책을 비판하고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연사들의 강연에 환호하고 있다. [AP 뉴시스]

"더 많은 이들이 목소리 내야"

사회적·정치적 변화, 주로 진보적인 사회 변화로 인해 기득권의 영향력 및 권력에 위협을 느끼는 사람들의 반발 움직임(백래쉬)도 있다.

뮬러는 "백래쉬는 소수의 사람이 주도하지만, 소수에게도 많은 힘이 있다"면서 "이는 나에게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뮬러는 프랑스 한 언론 매체에서 프리랜서로 일했지만, 이름이 알려진 후 작업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와 같은 미투 운동가들 역시 공개적으로 남성을 겨냥하는 '마녀사냥'을 했다고 비난받아야 했다.

미국 유력 학회지 및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최근 많은 남성이 직장에서 동료 여성에게 조언을 주는 데 불편함을 느끼고 있으며, 매력적인 여성을 고용하는 것도 꺼리고 있다.

법률학자이자 페미니스트인 캐서린 멕키논은 백래쉬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한 컨퍼런스 연설에서 "프론트래쉬(frontlash) 없는 백래쉬는 없다"라고 발언했다.

멕키논은 "가해자들이 결과와 상관없이 처벌을 모면할 때 여성의 주장은 '편견' 또는 '적법한 절차의 부족'이라고 보일 것"이라며 "우리가 남성이 한 일을 고발하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말하면 이는 '명예 훼손'이라고 불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백래쉬가 미투 운동 같은 움직임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의 목소리가 수면에 잠기는 대신 이제는 '들리고, 믿어지고,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뮬러 역시 "일부 여성들은 자신의 발언으로 고소당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면서 "하지만 더 많은 이들이 이제는 말해야 하며, 조용히 있으면 안 된다고 느낀다"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임혜련 기자 i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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