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향취업자 86% 1년뒤 그대로…직업간 원활한 노동이동 유도해야" 대학을 졸업한 취업자의 약 30%가 대학 졸업장이 필요 없는 직업으로 '하향취업'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하향취업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대졸 취업자 수 대비 하향취업자 수를 보여주는 하향취업률이 2000년대 들어 꾸준히 증가하다가 올해 3월 처음으로 3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30.5%)과 6월(30.5%)에도 역대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하향취업은 취업자의 학력이 일자리가 요구하는 학력보다 높은 경우를 의미한다. 보고서에서는 대졸 취업자가 관리자, 전문가 및 사무 종사자인 경우를 적정취업, 그 외의 직업(서비스, 농림어업, 기능 등)을 가진 경우 하향취업으로 분류했다.
하향취업자 비율의 증가 추세는 고학력 일자리 증가(수요)가 대졸자 증가(공급)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시장의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졸자는 2000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4.3% 증가한 데 비해 적정 일자리는 2.8%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하향취업률은 실업률이 상승할 때 함께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과 실업률이 상승했던 2014~2015년에는 하향취업률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대학 전공별로는 의약, 사범계열이 10% 이내의 낮은 하향취업률을 나타냈지만, 인문·사회, 예체능 및 이공계는 30% 내외의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향취업자는 하향취업 상태를 계속 유지할 확률이 높게 나타나면서 직업 간 단절이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향취업자의 85.6%는 1년 후에도 하향취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년 후에 적정취업으로 전환하는 비율은 4.6%에 불과했다. 실업자가 되거나 비경제활동인구로 빠지는 경우도 9.8%였다. 2년과 3년 후 적정취업 전환율도 각각 8.0%, 11% 수준에 머물렀다.
하향취업자의 평균임금은 2004년~2018년 중 177만 원으로 적정취업자의 임금(284만 원)보다 38%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적정취업 경험이 있는 대졸 취업자를 대상으로 하향취업했을 때의 임금 손실은 36%로 추정됐다. 일자리 사다리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임금 격차도 큰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진입할 때 보다 신중한 태도를 취하도록 만드는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보고서는 "하향취업 증가는 인적자본 활용의 비활용성, 생산성 둔화를 초래하므로 노동공급 측면에서 직업교육을 강화하고 필요 이상의 고학력화 현상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또 낙인효과를 줄이기 위해 노동시장 제도개선을 통해 직업 간 원활한 노동이동을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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