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부동산 안정은 정부 의지 문제…그냥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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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안정은 정부 의지 문제…그냥 하면 된다"

김이현
기사승인 : 2019-12-13 18:03:08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개혁본부 국장 인터뷰…"강력한 정책 시행" 강조
"공시지가 시세반영률 근거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향후 대책에 효과"
때아닌 숫자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근원은 '땅값'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상승한 땅값이 1000조(兆) 원인가 2000조 원인가 따지는 것이다. 실감하기 어려운 이 숫자는 '경(京)' 단위로 넘어간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해 땅값이 무려 1경1500조 원까지 뛰었다고 주장했다.

국토교통부도 연일 해명자료를 내느라 바쁘다. 이른바 '뻥튀기' 수치로 국민을 호도하지 말라는 엄포다. 그러면서 국토부가 주장한 땅값은 1경1500조가 아닌 8000조 원이다. 물론 이것도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결국 국토부와 경실련은 공개 토론회를 열기로 합의한 상태다.

각자의 셈법이 어떻든 부동산 시장은 이미 '안정화'와 거리가 멀다. 땅값 상승률에 대한 근거를 놓고 객관적으로 따져보자는 토론은 바람직하지만, 소모적인 숫자 싸움은 의미가 없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이 하루라도 빨리 국토부와 만나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실련 사무실에서 UPI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김 국장은 "검증되지 않은 수치 하나만 던져 놓고 믿어달라고 하니 논란이 촉발된 것"이라면서 "땅값 산출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공개하고 차이를 해소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같은 대한민국인데도 국토부와 경실련이 조사한 땅값이 다른데, 무엇이 문제인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향후 집값 안정화 대책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서로가 계산한 땅값이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에서 차이가 난다는 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경실련은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을 43%로 적용했고, 정부는 64.8%를 적용했다. 김 국장은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점은 시세반영률이 왜 다르냐는 것"이라면서 "둘 다 수많은 필지를 조사해서 결과가 나왔듯, 그 과정이 있는 것인데 정부가 이를 해명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불패, 엉터리 셈법 탓…시세반영률 산출 근거 공개해야" 

결국 지금의 '부동산 불패 신화'는 엉터리로 계산된 정부의 셈법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국토부는 공시지가 총액을 계산할 때 표준지 50만 필지를 분석한다. 하지만 경실련은 땅값을 자체조사한 다음 추정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자료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경실련의 자체조사가 비합리적이라고만 주장할 게 아니라 50만 필지의 공시지가와 시세를 공개하라는 것이다.

김 국장은 "우리도 보는 시세를 국토부가 모를 리 없다"면서 "정부는 과연 어떤 시세를 가지고 하기에 시세반영률이 64.8%가 나오는가. 자료를 공개하고 그게 적정한지, 적정하지 않다면 자료를 서로 보완해주면서 가는 게 제일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도 공시지가가 지금 조사중이고 곧 확정된다"면서 "지금 당장 문제를 정리해줘야 내년에도 잘못된 걸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낮은 수준으로 유지돼 온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이 "조작됐다"고 판단했다. 김 국장은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르면 보유세 총액도 계속 늘어난다"면서 "역으로 보면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떨어뜨리지 않는 이유"라고 추정했다. 정부가 세율을 인상하면 저가 부동산을 가진 사람에게 강력한 조세저항을 받지만, 부동산 가격을 계속 띄우면 보유세율을 올리지 않고도 똑같은 세액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이러한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공시지가만 제대로 됐다면,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 않아도 가격 대비 보유세의 실효세율은 선진국 수준으로 도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땅값 추정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노무현·문재인 정부, '초기 대응 실패'로 땅값 폭등

공교롭게도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가장 컸던 시기는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였다. 보유세 인상과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부동산 규제 정책을 강하게 시행하는 정부에서 역설적으로 땅값이 더 많이 오른 것이다. 이에 대해 김 국장은 '초기 대응 실패'라고 평가했다. 그는 "종부세 강화와 상한제 원가공개 등 2004년 처음 논란이 됐을 때 바로 시행했으면 이후 집값 상승이 이렇게 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현 정부도 상한제를 시행한다고 하지만, 한 개도 지정된 게 없고 되더라도 내년이다. 결국 말만 하지 정책이 따라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다만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로또 아파트가 양산된다는 우려도 분명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상한제가 단기효과는 있지만, 장기적 대안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심지어 상한제가 시행된 이후에도 서울 집값은 떨어지지 않고 고공행진을 기록 중이다. 김 국장은 강력한 정책을 통해 전반적인 부동산 안정을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또 아파트가 될까봐 걱정하는 게 아니라 상한제를 전면시행해 인근 아파트까지 가격을 전체 다 낮추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는 주장이다.

김 국장은 "아파트 재건축이 일어나는 이유는 건물이 낡아서가 아니라 막대한 이득이 보장되기 때문"이라면서 "상한제가 시행되면 재건축이 안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다주택자의 세제혜택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택이라는 게 신규로만 마냥 늘리는 게 아니라 다주택자들이 가진 여유주택을 시장에 내놓게 해야 한다"면서 "가진 사람들이 계속 사재기한다면, 집은 집이 아니라 불로소득이라는 신호다. 임대사업자 등록이 의무화되면서 임대소득세 분리과세와 종합과세로 나눠졌는데, 종합합산과세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급격이란 단어 동의 안해…개혁한다는 의지 필요" 

국토부가 곧 발표할 공시제도 개편 로드맵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김 국장은 "정부가 바라보는 시세가 국민들이 바라보는 시세와 다르다면, 시세반영률을 90%까지 올린다고 해도 시장에선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일단 시세반영률 64.8%에 대한 근거와 산출내역이 나와야만 그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국장은 "2004년에 종부세 시행한다고 공시가격을 도입했을 때 아파트 보유자들 세금이 2~4배 올랐다"면서 "로드맵이 필요한 게 아니라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하면 된다. 투명성을 검증하고, 당장 반영률을 90%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방침은 속도조절이다. 시세반영률을 점차 현실화시켜 나가면서도 급격한 세부담이 전가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이에 김 국장은 "급격이란 표현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집값이 급격하게 뛰는 것은 문제삼지 않으면서 과표가 따라가는 것을 문제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급격하게 올리면 문제가 된다는 핑계로 15년간 방치해왔다"면서 "이 문제는 지금까지 특혜를 누려왔던 것을 지금이라도 개혁한다는 의지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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