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롯데주류 '처음처럼' 또 도수인하…숨겨진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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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주류 '처음처럼' 또 도수인하…숨겨진 속사정?

김지원
기사승인 : 2019-11-20 18:07:39
일본 불매운동 직격타…올 3분기 실적↓
순해지는 '소주' vs 독해지는 '소주 경쟁'
원가절감과 연말 특수…순한소주 인기 노려

롯데주류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이 또 도수를 낮추자 그 배경과 속사정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롯데주류는 최근 '부드러운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 17도에서 16.9도로 낮춘다고 밝혔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출시 때부터 줄곧 강조했던 부드러움이라는 콘셉트를 더욱 강화하는 차원이다"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를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처음처럼의 '도수낮추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순한 소주가 인기를 끌며 처음처럼은 꾸준히 도수를 낮춰왔다. 21도가 주를 이뤘던 소주 시장에 '부드러운 20도'를 내세우며 등장한 후, 2007년엔 19.5도, 2014년엔 17.5도, 2018년엔 17도로 도수를 내렸다.

▲'부드러움'을 강조하며 순한 소주 인기를 견인한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롯데주류 화면 갈무리]


순한 소주의 인기에 경쟁사 역시 지속해서 도수를 내려왔다. 하이트진로 역시 지난 2018년 '참이슬 후레쉬'의 도수를 17.8도에서 17.2도로 낮췄다. 무학은 도수를 15.9도로 낮춘 '좋은데이 1929'를 출시했다. 최근엔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16.9도)도 등장했다.

소주의 저도수화(化)는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1930년대 부산에 대선양조가 설립되며 본격적으로 생산되던 소주는 1960년대까지 40도 대를 유지했다. 이후 1965년 삼학이 30도의 소주를 출시하며 40도 대가 깨졌다. 1973년엔 25도로, 1980년대엔 23도로 낮아졌다. 2006년 처음처럼의 등장과 함께 20도 라인도 무너졌다.


하지만 이번 롯데주류의 선택을 단순히 '순한 소주 출시 일환'으로 보긴 어렵다는 해석이다.

롯데주류는 아사히가 롯데주류 지분을 갖고 있다는 소문이 돌며 일본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불매운동의 여파로 올 3분기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보다 19.2% 감소했다. 이에 롯데주류가 부진을 돌파할 방안으로 도수 낮추기 카드를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수를 내리면 원가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의 양이 늘어나며 원가는 낮아지지만 소주 값은 떨어지지 않는다. 롯데주류로서는 지난 3분기 120억 원에서 올해 3분기 200억 원으로 늘어난 영업 손실 규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셈이다. 나아가 선호도가 높은 저도소주를 내놓음으로써 술 소비가 느는 연말 특수를 노려볼 수 있다는 계산도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 4월 출시된 경쟁사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의 돌풍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 진로이즈백은 뉴트로 열풍과 저도주 인기가 반영되며 출시 두 달 만에 1000만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재도 매달 300~350만 병이 팔리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이 소주시장의 50%정도를 점유하고 있는데, 여기에 진로이즈백까지 더해진다면 '처음처럼'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진로이즈백의 인기는 하이트진로의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올 3분기 매출 5291억 원, 영업이익 49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8%, 67.9%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에서도 하이트진로 주력상품인 참이슬과 신제품 진로이즈백의 성과가 경쟁사 제품을 압도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게다가 하이트진로는 연말을 맞아 '크리스마스 에디션'까지 출시했다. 연말 연시의 즐거운 분위기를 더한다는 취지다.

반면 롯데주류 관계자는 "연말 기획을 따로 준비하고 있지 않다"며 "현재는 불매운동 여파를 극복하는 게 최우선이다"고 밝혔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치열해지는 저도소주 시장과 일본 불매 운동 여파에 허덕이는 롯데주류의 회복은 당분간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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