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민주노총, 21일 총파업 예고…'탄력근로제' 핵심변수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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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21일 총파업 예고…'탄력근로제' 핵심변수로 부상

장기현
기사승인 : 2018-11-20 20:52:41
노·정관계 갈등 커지면 사회적 비용 증가 우려…"사회적 대화로 풀어야"
경사노위, 해고·실업자 노조가입 추진...재계 "산업현장 혼란 가중"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기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여야 합의로 추진 중인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문제가 노·정관계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20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21일 예정대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ILO(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비준과 노동법 전면 개정의 시대에 노동법 개악이 줄을 잇고 있다"며 "최저임금법 개악과 탄력근로제 확대는 재벌 개혁 포기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 선언' 기자회견 중 총파업 돌입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총파업 구호는 '적폐 청산', '노조 할 권리', '사회 대개혁'이었으나,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노동법 개악 중단'이 추가됐다. 탄력근로제 확대 문제를 놓고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결집하는 양상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지난 17일 전국 노동자대회에서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을 밀어붙일 경우 '총력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여야는 현행 근로기준법상 최장 3개월인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6개월 혹은 1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7월 시행에 들어간 주 52시간제를 준수하기 어렵다는 경영계 요구에 따른 것이다.

고용노동부도 일부 업종에 대해서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경덕 노동부 노동정책실장도 지난 19일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를 추진하되 오·남용 방지 방안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노동계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확대하면 연장근로 가산수당이 줄어들고 노동자 건강이 악화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사실상 노동시간 단축의 의미가 없어진다는 게 노동계의 주장이다.

 

▲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민주노총 총파업 선언'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문재원 기자]

문제는 노·사 양측의 이견을 어떻게 해소하느냐다. 따라서 사회적 대화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노사관계 제도관행개선위원회는 해고자와 실업자 등의 노조 가입을 인정하는 내용을 담은 공익위원 안을 발표했다.

위원회 내 노동계와 경영계 간에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으면서 공익위원 안이 먼저 공개됐다. 경사노위는 이를 바탕으로 늦어도 내년 1월 말까지 최종 합의안을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발표된 공익위원 안에는 '해고자와 실업자 등의 노조 가입 자격을 제한하는 노조법 조항이 ILO 핵심협약 제87호와 상충될 여지가 있어 해고자, 실업자 등 근로자의 노조 가입이나 활동을 제한하지 않는 내용으로 개정돼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노동조합의 임원은 그 조합원 중에서 선출돼야 한다고 규정한 노조법 조항이 ILO 핵심협약 제87호와 상충될 여지가 있어 협약 내용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개정돼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다만 기업별 노조에 한해 노조 임원이나 대의원의 자격을 종업원인 조합원으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별 노조가 다수를 차지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기업별 노조 임원이 수행하는 역할과 중요성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노동계는 해고자와 실업자의 노조 가입을 숙원사업으로 삼아 강하게 문제를 제기해왔다. 이와 마찬가지로 재계도 산별노조가 아닌 기업별 노조가 중심인 국내 상황과 동떨어진 기준이라며 반발해왔다.

이에 대해 재계는 공익위원 안이 아직 합의를 거치지 않은 만큼 노동계의 일방적인 주장에 가깝다면서도 이같은 안이 최종적으로 채택될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공익위원안이 초안인 만큼 협상을 하면서 다듬어지기는 할 것"이라면서도 "ILO 비준 문제를 두고 노동계와 재계가 오랜 기간 협상을 진행해온 만큼 양측의 '마지노선'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이어 "재계가 받아들이기 힘든 초안을 고수하게 되면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도 "해고, 실업자도 산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은 가뜩이나 경직된 우리나라 노사관계를 볼 때 과격 노동운동을 확산시키고 사회 혼란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며 "노동계의 힘을 한층 비대화시키고 이른바 선명성 경쟁을 부채질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를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단위 기간 확대가 필요한 업종을 선정하고 오·남용을 방지할 장치를 마련하는 등 내실 있게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사회적 대화로 노·사의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데도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경우, 노동계의 반발을 불러 노·정관계가 틀어지고 갈등에 따른 사회적 비용만 커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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