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재용 '불법승계' 항소심 첫 공판…'증거 적법성' 불꽃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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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불법승계' 항소심 첫 공판…'증거 적법성' 불꽃 공방

김윤경
기사승인 : 2024-09-30 21:37:12
"조직적 은닉 시도에도 수집 절차 적법"
"정보 선별 시도 안 한 검찰…다 가져갔다"
"원심 오류 잡아야" vs "바뀔 내용 없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변수…공소장 변경 허가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첫 항소심 공판이 검찰 수집 증거의 적법성 여부를 두고 가열됐다.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 김선희 이인수 부장판사)는 30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이 회장과 삼성 전·현직 임직원 등 14명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부당합병 의혹'에 대한 첫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윤경 기자]

 

쟁점은 검찰이 2019년 삼성바이오로직스·에피스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 등의 위법성 여부였다. 검찰은 '증거 수집 방법이 적법했다'고 주장했고 이 회장측은 '검찰의 자료 확보 방식이 잘못됐다'며 '원심 판결에서 바뀔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검찰 증거의 위법성은 이 회장에 대한 무죄 근거였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 1월 공판에서 '검찰이 확보한 자료들이 위법하게 수집됐다'며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고 이를 토대로 이 회장 등에 무죄를 선고했다.


"조직적·계획적인 증거은닉 시도 있었다"

 

검찰과 이 회장 측이 첨예하게 대립한 부분은 압수 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물의 선별 절차였다. 검찰은 '선별 절차를 거쳤다'고 주장했고 이 회장 측은 '의지 조차 없었다'고 거듭 지적했다.

검찰은 지난 2019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에피스 서버를 압수 수색할 당시 저장매체별 정보 탐색, 회사 측과의 협의 등 적법한 절차를 준수했다고 강조했다. 

 

검찰 측은 "바이오로직스에서 입수한 전자정보 중 12개 폴더는 암호를 해제하고 수사를 진행했지만 56개 폴더는 정보 접근조차 불가했다"면서 "변호인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바이오로직스에서 압수한 8400개 파일은 18TB(테라바이트) 저장정보의 0.0007%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재판에서는 "삼성 측의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정보 은닉"에 대한 검찰 측 주장도 제기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에피스 서버 정보가 발견된 장소가 일반인들은 상상하기 어려운 곳이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검찰 측 검사는 "삼성측은 바이오로직스 서버 18TB 데이터는 1공장 바닥, 직원 노트북 26대는 3공장 회의실 2중바닥 안에 은닉했다"며 "전자정보를 숨긴 장소 자체가 수사기관의 노력 없이는 찾을 수 없는 곳이었다"고 꼬집었다.

검찰 측은 "삼성은 프로그램까지 설치해서 수사기관이 데이터를 보관하지 못하도록 했고 삼성그룹과 협력사 IT 전문가들을 동원해 로그까지 삭제하는 치밀한 노력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집한 자료 중 일부 무관된 정보가 포함됐다 하더라도 검찰의 고의적 의도가 없고 사법 정의를 실행하려는 노력"이라며 재판부에 "원심의 잘못된 증거 판단 오류를 바로잡아달라"고 요청했다.

"선별 절차 없이 모든 정보 가져갔다"


이에 대해 이 회장 측 변호인들은 "원심이 판단했던 핵심 내용은 검찰이 선별 절차 없이 모든 정보를 가져갔다는 점이었는데 검찰은 실제로 서버 정보를 모두 가져갔다"고 반박했다.

특히 "검찰 압수 자료 중에는 직원들의 의료와 인사, 급여 정보까지 포함됐고 심지어 피고와 관련 없는 타 회사 정보까지 있다"고 비판했다.

이 회장 측은 "검찰이 압수한 로직스 백업 서버와 직원의 외장 하드, 업무용 PC에는 770만 개의 전자정보가 저장돼 있었다"며 "검찰은 일부 무관 정보뿐 아니라 서버 정보를 단 하나도 빼지 않고 다 가져갔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사들은 변호인들이 이의제기를 안했다고 하는데 변호인 입장에서 당시 상황을 돌아보면 황당하기까지 하다"고 반발했다.

변호인들은 '정보의 방대함으로 파일 선별 작업의 어려움'을 지적한 재판부 질문에도 '검찰 측의 의지 없음'을 문제삼았다. 이 회장 측은 "선별 절차는 시도조차 안하고 검찰이 파일 갯수를 얘기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대상 정보는 3만5000개 정도인데 검찰이 압수한 테라바이트 정보에는 개인의 가족 사진과 퇴직연금, 조세감면 등에 대한 자료들도 많았고 이들은 (파일을) 열어보면 바로 알 수 있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성바이오 분식회계 새 쟁점…공소장 변경 허가

 

재판부는 첫 공판에 이어 2주 후인 10월 14일에는 회계 부정에 대한 내용을 집중 심리한다. 10월 28일과 11월 11일에는 자본시장법 위반 부분, 같은 달 25일에는 추가 의견들을 받아 이 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변론을 종결할 계획이다.


선고는 내년 1월 20일이나 2월 3일 중 내려진다. 재판부는 내년 1월 27일이 설 연휴 전이라는 점을 감안, 한 주 전이나 후로 선고일을 잡을 예정이다.


추가 공판에 앞서 재판부는 이날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 사실을 추가해 지난 7월 25일 신청한 1차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다. 서울행정법원의 8월 판결 내용을 반영해 이달 27일 추가로 신청한 2차 공소장 변경 신청은 다음 공판에서 결정한다.

서울행정법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금융감독원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 요구 취소 청구 소송은 원고 승소로 판결했지만 2015년 삼성바이오 회계처리 과정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위한 분식회계는 있었다고 인정했다.

한편 이재용 회장은 7개월만에 법정에 다시 출두했다. 입을 굳게 다문 채 법원에 도착한 이 회장은 재판 중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켰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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