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증치매에도 2000만~3000만원 보험금 지급
보험사들, 거액 보험금 지급사태 맞을 위험
최근 불티나게 팔린 치매보험(간병보험)에 위험 경고등이 켜졌다. 이 치매보험은 경증치매에도 1000만~3000만원이라는 보험금을 보장한다. 보험사가 예상치 못한 거액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는 것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20여 보험사들이 수십만 건의 치매보험을 팔았다.
특히 메리츠화재의 경우 특판으로 경증 치매에도 진단금 3000만원을 보장하는 상품을 출시했다. 현대해상은 경증 치매 상품의 최대 가입 한도를 2월에 기존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올렸다.
만약 경증치매로 1만명이 각각 보험금 2000만원을 청구한다면 총 지급보험금은 2000억원이 된다. 해외 재보험사 RGA재보험은 보험금이 너무 커 위험하다며 메리츠화재의 경증 치매 보험에 대한 재보험 계약을 거절했다. 리스크 분산에 실패한 것인데,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재원을 다 지원하거나 재보험사를 새로 찾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재보험사에 대한 내용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경증치매를 판단하는 기준은 모호하다. 의사가 경증치매라고 진단하면 보험사는 진단금을 지급해야 한다. 병원이 보험금을 위해 허위진단을 하더라도 보험사가 가려내기 쉽지 않다. 중증치매의 경우에는 보험금 지급 분쟁시 화학요법 등의 객관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1~2점인 경증치매는 발병 사실 입증이 어렵다고 한다.
이 때문에 소비자 분쟁이 빈발할 가능성이 적잖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증에 대한 보험금 지급 케이스가 많지 않고 경증과 중증을 판단하는 것은 전적으로 의사의 몫"이라면서 "보험회사가 경증 치매를 다른 질병때처럼 제3의 기관에 가서 또 진단을 받아야 한다는 식으로 나오면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이 같은 치매보험을 출시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신규 수익원 발굴'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리스크가 커지는데도 상품의 최대 가입금액 한도를 늘린다. 보험금을 높인다는 말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후발주자들이 상품경쟁력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이용하는 방법 중 하나가 최대 가입금액 한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처음으로 경증 치매보험 상품을 낸 현대해상이 1000만원을 최대 가입 한도로 정했으나 이후 메리츠나 KB손해보험 삼성화재 등이 한도를 2000만~3000만원으로 늘려서 출시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KPI뉴스 / 손지혜 기자 sj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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