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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국 사태'가 남긴 분열을 어찌할 것인가

온종훈
기사승인 : 2019-09-27 18:15:22
'조국 사태'가 남긴 분열을 어찌할 것인가
▲ 온종훈 산업에디터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임명되던 지난달 9일 대학 동기들과 점심 자리가 있었다. 매월 하는 정기 모임이고 특정 분야에 재직하는 50대 중반의 중견들이어서 평소에는 정치문제가 주요 화제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조국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바로 전 금요일에 열려 그야말로 세상의 모든 뉴스가 '조국'으로 집중되던 시기였다. 여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서 돌아와 장관임명을 강행하느냐 여부가 '초읽기'에 들어간 월요일이었다.

 

한 동기가 조국 임명에 대한 찬성과 반대에 대해 각자에게 물어보자고 했다. 정치가 얘깃거리가 되면 언제나 뒤끝이 안 좋았던 경험에 비춰 만류했지만 '재미' 삼아 해 보자던 그의 주동으로 '사설 여론조사'가 이뤄졌다. 결과는 기권 2에 찬성과 반대가 5대5였다.

 

의외로 찬성이 많다는 사실에 내심 놀랐다. 그래서 찬성하는 쪽에 근거를 물어봤다. 윤석열 총장을 필두로 한 검찰이 문제란다. 그래서 다시 "검찰개혁과 조국이 무슨 상관인가"라고 물었다. "조국을 반대하면 검찰개혁에 반대하는 것이다"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궤변의 답변이 돌아왔다. 그 와중에 청와대는 조국 법무장관 임명을 밝혔고 문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도 예고됐다. 또 금세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검찰총장 해임' 이라는 가짜뉴스도 함께 돌았다.

 

조국 법무장관이 내정된 후 지난 50여일 대한민국 사회의 모습은 이러했다. 확인하기는 힘들지만 100만 건이 넘는 관련 기사가 쏟아졌고 SNS 상에서는 공방과 논란, 사소한 다툼에서 큰 싸움으로 비화되는 모습이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됐다.

 

서로 보고싶은 것만 보는 '확증편향'은 찬성과 반대 어느 쪽 가릴 것 없이 갈수록 공고해졌다. 조국 문제에 관한 한 절충과 타협의 '제 3지대'는 없었다. "검찰은 검찰할 일을, 장관은 장관 할 일을 하면 된다"는 문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메시지는 아무리 뜯어봐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사태를 진정시키지도 못했다. 지난 27일 고민정 청와대의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이라는 명목으로 다시 한번 변주된 대통령의 말을 전했다.

 

그러다 보니 조국관련 보도는 이제 일상이 됐다. 1980년대 전두환 전 대통령 당시 '땡전(全)' 뉴스와 마찬가지로 '땡조(曺)' 뉴스라 할 만큼 매일 조국 관련 뉴스로 시작하고 날이 저물었다.

 

'조국 사태'는 언젠가는 끝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나타난 분열은 사태가 일단락되더라도 긴 그림자를 남길 것이다. 지난 주말 한국갤럽 조사는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전주보다 소폭 상승한 41% 였다. '잘못하고 있다'고 대답한 사람은 50%로 전주와 비교했을 때 3%p 하락했다. 부정평가의 가장 큰 이유는 '조국 사태' 등 인사 문제였다. 진영에 따라 이 조사에 대한 해석이 다르겠지만 결국 대한민국이 '조국 사태'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는 현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또 당분간 이 같은 관성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제 조국 사태를 끝내야 한다. 조 장관 본인이든 문 대통령이든 검찰이든 정치권이든 '결자해지' 차원에서 마무리해야 한다. 우리 앞에는 자연인 조국의 법무장관직 보다 더 큰 난제가 산적해 있다. 그것이 민생경제든 외교안보든 '조국'보다 더 다급하고 중요한 일들이다.

 

결론 없이 분열의 상처를 내버려 두고 우리 사회는 한발도 나아가지 못한다. 조 장관이 더 이상 법무장관직을 수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 사태를 끝낼 당사자들의 결단을 촉구한다.

 

KPI뉴스 / 온종훈 기자 ojh111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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