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건설 외감기업 5곳 중 1곳, 이자도 못 갚는 '좀비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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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외감기업 5곳 중 1곳, 이자도 못 갚는 '좀비 상태'

유충현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23-11-24 17:42:54
건설 외감기업 한계기업 비중 18.7%…全산업 15.5%보다 높아
이자보상배율 1미만 '잠재 부실기업'도 증가세…작년 929곳
"내년부터 건설업 부실 본격화할 수도…선제 구조조정해야"

외부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는 건설사(건설 외감기업) 5곳 중 1곳 정도는 몇 년째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한계기업이 될 수 있는 '잠재 부실기업'도 증가 추세다.

 

24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건설 외감기업 경영실적 및 한계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 외감기업 가운데 한계기업은 전체의 18.7%에 달했다. 2020년에는 이 수치가 15.8%였으나 2021년에는 17.3%로 상승했고, 지난해 또 다시 증가했다.

 

'외부감사법'은 자산이나 매출액이 일정 규모 이상인 기업에 외부감사 의무를 부여한다. 지난해 기준 건설 외감기업은 2232개고, 평균 매출액은 1107억 원이다.

 

한계기업이란 3년간 사업을 해서 번 돈(영업이익)이 대출한 원금은커녕 이자 비용에도 못 미치는 기업이다.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다. 일명 '좀비기업'이라 불리기도 한다. 

 

▲ 1일 오후 고양시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인부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이상훈 선임기자] 

 

건설 외감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은 높은 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감기업 2만5135개사 가운데 한계기업은 15.5%인 3903개였다. 

 

더욱이 이런 수치가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외감기업'에 한정해서 나온 숫자라는 점이 더 우려를 키운다. 외감기업이 아닌, 중소 건설사들의 사정은 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 규모별 한계기업 비중을 보면 건설 외감기업 중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증가세가 가파르다. 대기업은 2020년 46개사에서 2021년 47개사, 2022년에는 54개사로 비교적 완만하게 상승했다. 반면 중소기업은 2020년 259개사에서 2022년 333개사로 2년 만에 28.6%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충청권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한계기업 비중이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특히 세종 지역의 건설 외감기업은 한계기업 비중이 무려 50%였다. 2곳 중 1곳이 '좀비 상태'나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다음으로 제주(34.4%), 경남(29.6%), 광주(28.4%), 충남(22.2%), 대구(21.7%), 경북(20.5%), 서울(19.6%), 부산(18.8%) 순으로 한계기업 비중이 높았다. 

 

▲ 건설 외감기업 한계기업 비중 추이.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제공]

 

아직 한계기업은 아니지만,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낮은 '잠재적 한계기업'도 증가 추세다.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건설 외감기업은 2018년 642개사에서 지난해 929개사로 지난 몇 년간 가파르게 늘었다. 이자보상배율은 이자비용을 영업이익으로 나눈 것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이라면 영업활동으로 번 돈으로 이자를 갚고 나면 남는 돈이 없다는 의미다. 

 

건설업 전체의 이자보상배율은 2022년 기준으로 4.1배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전체 외감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이 5.1배였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낮은 수치다. 건설업종의 채무상환 능력이 다른 업종에 비해 떨어진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건설업의 이자보상배율은 그간 5~7배 수준을 유지했지만, 작년에는 최근 5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건설업 내 한계기업 급증 배경으로는 우선 금리가 꼽힌다. 코로나19 시기 저금리 기조 속에서 건설사들이 부채를 급격히 늘렸는데, 이후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비용 부담이 급증한 것이다. 건설 외감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144.5%를 기록, 최근 5년간 상승추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초 0.25%에서 연말에 4.50%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이후 나타난 물가상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건설사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도 한계기업이 많아진 한 원인이다. 영업이익은 떨어지고 이자비용이 증가하다보니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자연스럽게 악화된다. 지난해 12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48.56으로 연간 6.65포인트 올랐는데, 이전까지 연간 2~3포인트 증가율 대비 크게 뛴 것이다.

 

▲ 건설 외감기업 업종별 이자보상배율 추이.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제공]

 

문제는 이런 추세가 이후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금리환경'와 '수익성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건설업종의 채무상환 능력은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태준 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023년 한계기업은 전년도보다 더욱 급하게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사실 2022년에 반영된 이자상승은 100%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올해부터 건설업이 높은 이자비용을 적용받기 시작하고 유동성 공급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진 점을 보면 한계기업이 전보다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건설업종이 지금처럼 좋지 않았던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시기를 보면, 건설 외감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이 전체 산업 평균의 1.5~2배에 이른 적도 있다. 

 

김 연구위원은 "내년부터 건설업계 전반의 부실이 본격화될 수 있다"며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계기업이 증가하면 산업 내 금융자원과 인적자원 배분이 비효율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김 연구위원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 시장에 금융지원을 통한 유동성을 자꾸 공급하면 기업의 자연적인 퇴출을 저해하게 되고, 부실이 해소되지 않고 연명하는 상태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공사의 경우에는 중단되지 않도록 유동성을 공급하되, 부실기업에 대해서는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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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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