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대내외 리스크에 무너지는 자영업…"코로나때보다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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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리스크에 무너지는 자영업…"코로나때보다 힘들다"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5-03-28 17:10:22
'트럼프 고관세', '정치적 불확실성' 겹쳐…깊어지는 내수 침체
돌파구 안 보여 '막막'…"헌법재판소가 빨리 선고해야"

"'코로나 팬데믹' 시기보다 더 힘들다."

 

지난 수 년 간 자영업자들을 괴롭혀 온 고금리와 고물가가 조금 완화되나 싶더니 더 큰 리스크가 덮쳤다. '트럼프 고관세'에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쳐 자영업자들이 깊은 침체에 신음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70%로 전년동월(0.56%) 대비 0.14%포인트 치솟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부분이 자영업자"라며 "자영업 경기가 매우 가라앉았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연체율이 더 오를 위험이 높다"고 내다봤다.

 

▲ 경기 수원시 못골시장. [뉴시스]

 

특히 다중채무자이거나 저소득·저신용자인 취약 자영업자에 대한 우려가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취약 자영업자 수는 42만7000명으로 전년 말(39만6000명)보다 3만1000명 늘었다. 전체 자영업자의 13.7%가 취약 자영업자다. 취약 자영업자 대출(125조4000억 원)은 1년 새 9조6000억 원 증가했다. 연체율은 11.16%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여러 자영업자들이 한계에 몰려 문을 닫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노란우산 폐업공제금 지급액은 2021년 9041억 원에서 △2022년 9681억 원 2023년 1조2602억 원 2024년 1조3909억 원으로 매년 증가세다. 올해도 2월까지 총 3393억 원이 지급됐는데 1, 2월 누적금액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노란우산공제는 자영업자들이 폐업, 노령 등으로 생계가 위협받을 때 생활안정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운영되는 제도다. 흔히 '자영업자의 퇴직금'으로 불린다. 경기도 안양시에서 PC방을 운영하는 A 씨는 "폐업하면 당장 대출 상환 요구에 시달리므로 자영업자들은 대개 최대한 버틴다"며 "폐업공제금이 증가세란 건 그만큼 한계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이 많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요새 확실히 경기침체가 심각하다"며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도 이 정돈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서울시 서초동에서 식당을 경영하는 자영업자 B 씨도 같은 의견을 표했다. B 씨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는 각종 정부 지원책이 많았고 '엔데믹까지만 버티면 된다'는 희망이 있었다"며 "지금은 도무지 희망을 찾을 수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자영업 경기가 극도로 침체된 원인으로는 △ 가계부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 △ 비상계엄 등이 꼽힌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누증된 가계부채가 민간소비를 억누르는 가운데 글로벌 관세 전쟁 우려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소비 부진을 더 심화시켰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모든 수입산 자동차의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차별적으로 고관세 폭탄을 투하하고 있다. 캐나다·멕시코에 25%, 중국에 20%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자동차 외에도 반도체, 철강, 알루미늄, 의약품 등에 보편 관세를 예고했다. 관세를 부과당한 나라들도 보복 관세에 나서면서 글로벌 관세 전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수출이 주력인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소식이다. 씨티그룹은 미국 한국산 자동차와 부품, 의약품, 반도체 등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 국내총생산(GDP)이 0.20%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대에 올라 엎친데 덮친 격이었다. 불안해진 기업과 가계는 지갑을 닫았다. 자연히 자영업 경기는 나락으로 갈 수밖에 없다.

 

한은은 다양한 자영업자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우선 채무를 정상적으로 상환 중인 차주에게는 영업 및 금융비용 등을 선별적으로 지원한다. 또 연체 및 폐업 차주에게는 새출발기금을 통한 채무조정을, 재기 희망 자영업자에게는 취업 및 재창업을 지원한다.

 

하지만 이는 '언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자영업 경기 개선뿐이다. 김 교수는 "일단 정치적 불확실성부터 제거해야 자영업 경기가 조금이나마 개선될 것"이라며 "헌법재판소가 조속히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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