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기본자본 규제 다가오는데…보험사 43.6% '예상기준 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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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자본 규제 다가오는데…보험사 43.6% '예상기준 미달'

유충현 기자
기사승인 : 2025-09-05 17:25:42
생·손보 17개사, '기본킥스 70% 규제' 도입 시 기준미달
5개사 기본자본 '마이너스' 상태…전기 대비 1곳만 증가

금융위원회가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 규제 연내 도입을 예고한 가운데 보험사들의 자본여력이 부족해 우려가 크다. 해외 사례와 비슷한 강도의 규제수준을 적용한다면 전체 보험사의 절반가량은 기준에 미달할 것으로 여겨진다. 

 

▲ 2025년 1분기 및 2분기 39개 보험사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 추이. [각 사 경영공시 분석]

 

5일 KPI뉴스가 39개 보험사(생명보험 22개사, 손해보험 17개사)의 상반기 재무건전성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 보험사의 2분기 말 기준 기본자본 킥스비율 평균치는 101.08%였다. 1분기 말(102.55%) 대비 1.47%포인트 악화됐다. 보험사별로는 21개사(53.8%)의 수치가 나빠졌다.

 

특히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iM라이프 5개사는 기본자본이 '마이너스'였다. iM라이프가 새로 합류하며 1분기에 비해 1곳이 더 늘었다. 위기 발생 시 손실을 감당할 자기자본이 완전히 고갈돼 사실상 운영을 빚에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다. 일반 기업으로 치면 '자본잠식'에 해당한다. 이들의 기본자본 킥스는 △푸본현대(-60.13%) △KDB생명(-46.23%) △MG손보(-27.23%) △롯데손보(-12.83%) △iM라이프(-7.34%) 등이다.

 

보험사별 편차는 컸다. 신한EZ손해보험 같은 디지털보험사를 제외하면 BNP파리바카디프생명(289.78%)이 가장 높았다. 가장 낮은 푸본현대생명과 비교하면 350%포인트에 가까운 격차다. 

 

대형 보험사 중 삼성생명(141.59%)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한화생명(59.52%)과 교보생명(89.83%)은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손해보험사 가운데도 삼성화재(166.40%)는 높은 수치를, 현대해상(53.79%)은 낮은 수치를 보였다. 

 

기본자본 킥스는 보험사 자본의 '질'을 평가하는 지표다. 기존에 건전성 지표가 보완자본(후순위채 등)을 포함한 가용자본 전체를 기준으로 삼았다면 기본자본 킥스는 손실흡수력이 높은 기본자본(자본금, 이익잉여금 등)만을 대상으로 건전성을 평가한다. 

 

금융당국은 올해 안으로 기본자본 킥스비율 규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기준선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유럽과 캐나다의 사례를 참고해 50~70% 수준에서 규제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솔벤시Ⅱ 체계에서 50% 규제수준을 운영하고 있다. 캐나다는 50% 이상을 의무화하되 감독 목표를 70%로 두고 있다.

 

상대적으로 약한 50% 규제가 도입될 경우 2분기 말 기준으로 미달 보험사는 총 11곳이다. 기본자본이 마이너스인 5곳 외에 하나손보(22.66%), 흥국화재(23.76%), 처브라이프(37.26%), DB생명(49.93%), IBK연금보험(45.38%), ABL생명(47.73%) 등이 포함된다. 이들 보험사들이 50% 기본자본 비율을 넘기기 위해 필요한 기본자본은 약 5조 8929억 원이다.

 

▲ 2025년 1분기 및 2분기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 규제수준 시나리오별 부족자본 비교. [각 사 경영공시 분석] 

 

70% 기준을 적용하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규제대상 보험사는 총 17개사(전체의 43.6%)로 늘어난다. △DB생명(49.93%) △동양생명(58.31%) △한화생명(59.52%) △NH농협손보(59.75%) △한화손해보험(61.53%) △현대해상(53.79%) △캐롯손보(67.06%) 이 포함된다. 70% 비율을 맞추기 위해 필요한 전체 부족자본 규모는 약 11조9074억 원에 이른다.

 

이처럼 기본자본이 부족한 것은 보험사들이 그동안 후순위채를 통한 보완자본 확충에만 치중한 탓이다. 후순위채는 보완자본으로 인정되지만 결국 갚아야 할 빚이다. 장기적으로는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당장 '쉬운 방법'으로 후순위채 발행을 선택해왔다.

 

보완자본 의존도가 높은 회사들은 전반적으로 자본의 질도 상대적으로 좋지 못했다. 일례로 기본자본 킥스비율이 23.76%인 흥국화재는 보완자본(2조7597억 원)이 기본자본(4313억 원)의 6.2배에 달했다. 마찬가지로 하나손보(5.2배), 처브라이프(2.6배) DB생명(2.3배), 현대해상(2.2배), 동양생명(2배), IBK연금보험(2배) 등이 비슷한 경향을 나타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기준금리 인하가 유력한 상황에서 보험사들의 기본자본 킥스 비율은 추가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금리가 하락하면 보험부채가 늘어나면서 요구자본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DB손해보험(80.68%), 메리츠화재(78.37%), KB손해보험(78.54%) 등은 현재 70% 기준선을 넘기고 있지만 금리가 추가로 내려갈 경우 위험군으로 전락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제도 시행에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본자본 확충은 후순위채 발행과 달리 유상증자나 이익 유보 등 제한적인 방법밖에 없어 단기간 내 개선이 어렵다"며 "기본자본 규제 자체는 필요한 방향이지만 예상되는 충격이 상당한 만큼 현실적인 기준 설정하고 충분한 유예기간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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