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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홈플러스 없는 세상

유태영 기자
기사승인 : 2026-07-10 17:10:29
1997년부터 근30년간 대형마트 업계 2위 자리
삼성물산·이랜드 거쳐 MBK 인수 뒤 실적 곤두박질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강력한 규제 받아
홈플러스가 사라지기 전 최악의 사태 막아야

홈플러스는 1997년부터 근30년간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였다. 그런 홈플러스의 현재는 30년 대형마트의 흥망성쇠를 보여준다. 이제 곧 '홈플러스 없는 세상'이 올지도 모르겠다.

1997년 당시 삼성물산 유통부문이 대구 1호점을 개점하면서 홈플러스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1999년 영국 테스코 그룹과 합작 법인이 2011년까지 홈플러스를 운영하며 유통 선진국 시스템이 이식됐다. 이 과정에서 당시 이랜드그룹이 까르푸를 인수해 운영했던 홈에버도 홈플러스가 인수하며 대형마트 업계에서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여러가지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모펀드의 투자도 홈플러스에서 시작됐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2015년 인수하면서 7조2000억 원을 투자했다. 무차입 인수합병(M&A)이었다. 인수 대상 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빌린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MBK에 인수되자마자 홈플러스는 빚 4조 원을 떠안았다. MBK는 투자금 회수에만 몰두했고 2021년 회계연도부터 영업손실을 거듭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5464억 원까지 불어났다. 누적 적자는 2조7341억 원이다.

이에 더해 전성기를 구가하던 대형마트 업체들이 추락하기 시작한 시기는 2012년 개정된 유통사업발전법 이후라고 전문가들은 이구동성 얘기한다. 법 개정 전까지 대형마트 업체들의 매출합은 국내 유통업계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압도적이었다. 이젠 전체 매출의 한자릿수대까지 점유율이 떨어졌다.

대형마트 업계 전반이 위축되며 홈플러스 경영도 악화일로를 걷게 됐다. 의무휴업일 규제와 심야영업 규제, 출점 규제 등이 10년 넘게 지속된데다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온라인으로 주도권이 넘어가버렸다.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채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다. 지난해 3월 홈플러스가 서울회생법원에 법인(기업)회생 개시를 신청했지만, 지난 3일 법원은 홈플러스에 대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렸다. 홈플러스가 오는 17일까지 200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파산 절차가 시작된다. 


홈플러스 파산이 확정되면 소비자들에게 선택지는 이마트와 롯데마트만 남게 된다. 경쟁자가 사라지면 소비자를 위한 프로모션과 할인은 줄어들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수 만 홈플러스 근로자, 납품업체, 협력사, 입점업체와 그 가족들이 길거리에 나앉게 되고 지역 경제, 나아가 국가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것이다.

 

파산이라는 공멸의 길 대신 기적적인 상생의 묘수를 찾기 위해 정치권과 이해당사자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머리를 맞대야 하는 이유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무너지는 기업은 홈플러스가 마지막이 아닐지 모른다. 낡은 법 규제로, 사모펀드의 '무책임 경영'으로 경쟁력을 잃고 무너지는 기업은 얼만든지 나올수 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유태영 산업부 기자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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