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1조3800억 현실화?…최태원의 '믿을 구석' SK실트론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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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3800억 현실화?…최태원의 '믿을 구석' SK실트론 주목

박철응
기사승인 : 2025-10-13 16:59:11
SK 주식 담보로 이미 5000억 대출
경영권 위협 비켜선 비상장사 지분 부각
'사익 편취' 제재 올가미 벗어…사회적 비판은 남아
SK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가능성도 거론

오는 16일은 SK그룹에겐 운명의 날이다. 최태원 회장 개인뿐 아니라 SK그룹 지배구조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혼소송 2심에서 최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한 재산분할액은 1조3800억 원 규모다. 

 

그 세기의 이혼소송 상고심 결론이 16일 나온다. 대법원이 2심 판결을 뒤집지 않는다면 최 회장은 보유 지분을 팔지 않고는 감당하기 어려워 보인다. 결국 최 회장 입장에서는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자산 매각이 가장 현실적 방안이라는 점에서 'SK실트론 지분'이 주목받고 있다. 회사의 사업기회를 최 회장이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혐의로 과거 당국의 제재를 받았으나 법원이 이를 인정치 않았기 때문에 판단의 여지도 커졌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사진)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해 3월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1차변론을 마친 뒤 각각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이혼소송 2심 법원은 최 회장의 순자산을 4조 원가량으로 보고 이 중 35%를 노 과장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지주회사 SK와 계열사 지분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비상장사인 SK실트론 지분은 7500억 원으로 평가됐다. 부동산과 미술품 등은 일부이고 대부분 재산이 주식인 것으로 파악된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율은 17.9%이고 특수관계인 등 우호지분을 합해도 25.4% 정도다. 이를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특수관계인 중에는 최 회장 여동생인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6.6% 지분을 갖고 있다. 만약 최 회장이 SK 지분을 대거 매각한다면 지배구조의 정점이 흔들릴 수 있다. 

 

2003년 SK 경영권을 노렸던 뉴질랜드계 자산운용사 소버린이 당시 보유했던 지분율은 14.9%였다. 51.9%에 이르는 소액주주 지분율까지 감안하면 최 회장이 지분율을 더욱 축소하는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이미 최 회장은 SK 주식을 담보로 다수 금융사에서 모두 5000억 원에 육박하는 대출을 받기도 했다. 

 

SK실트론 지분은 상대적으로 이런 염려에서 비켜서 있다. 이 지분은 이혼소송 진행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거론돼 왔고 현재 두산그룹과 매각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 지분 29.4%를 제외한 SK 보유 지분 70.6%가 대상이다. 대법원 상고심 판결에 따라 최 회장도 개인 지분에 대해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SK실트론은 세계 3위의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로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액 9802억 원, 영업이익 916억 원을 거뒀다. SK는 보유 지분의 매각 가격을 최소 3조 원 이상으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도 개인 지분을 판다면 1조 원 안팎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 회장이 SK실트론 지분을 직접 인수한 것이 아니라 명목상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하는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통해 취득했다는 점에서 금융사에 지급해야할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최 회장은 LG그룹으로부터 실트론을 사들일 때 2500억 원가량을 들여 개인 지분을 확보했는데, 매각하면 막대한 차익을 보게 되며 그에 따른 양도소득세도 내야 한다. 실제 손에 쥐는 자금은 이래저래 줄 수 있으나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가능한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꼽힌다. 

 

대법원은 2021년 공정거래위가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인수를 '사업기회 제공'이라고 보고 내린 과징금 제재에 대해 지난 6월 취소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계열사가 취득 기회를 포기한 소수 지분을 특수관계인이 취득했다고 해서 곧바로 사업기회 제공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최 회장은 법적으로 사익 편취라는 올가미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사회적 비판은 남아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최 회장이 개인적으로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음을 강조해 왔다는 점을 들어 SK실트론 지분을 SK에 증여하거나 양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노 관장에게 지급할 목적으로 SK실트론 지분을 매각한다면 이러한 관점에서의 비판 수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13일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원심이 확정된다면 최 회장의 그룹 지배권을 감안했을 때 SK실트론 지분을 활용할 가능성이 커보인다"면서 "본인이 그동안 강조해왔던 것처럼 개인적 용도로 쓰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어떤 판결이 나오더라도 주주 친화 정책은 강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파기 환송 시 재산분할금 감소 및 경영권 안정화로 SK 주가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정책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원심이 유지된다면 SK그룹은 이자 비용 충당 및 유동성 확보를 위해 배당 정책을 대폭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SK 자사주는 소각으로 쓰일지, 현금 조달을 위한 담보로 활용될 지에 따라 지배구조 변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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