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데스크시각] "대출금리 내릴까요? 올릴까요?"…오락가락 정책에 은행·차주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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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대출금리 내릴까요? 올릴까요?"…오락가락 정책에 은행·차주 '한숨'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4-07-12 16:29:27
대환대출·상생금융으로 대출금리 하락 유도
가계부채 급증하니 다시 대출금리 인상 압박
"장기적 안목 없이 대증요법에만 치우쳐"

흐르는 물의 한 쪽을 막으면 다른 쪽으로 흐른다. 간단한 상식인데 '윤석열 정부'와 금융당국은 이를 모르는 것 같다.

 

KB국민은행이 11일부터 대면·비대면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앞서 3일엔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최대 0.13%포인트 인상했다. 신한은행은 고정형 주담대 금리를 최대 0.05%포인트, 우리은행은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1%포인트 인상했다.

 

▲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은행이 대출금리를 인상하는 건 가계부채 급증을 우려한 금융당국의 압박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15조5000억 원으로 전월 말 대비 6조 원 늘었다.

 

특히 주담대는 6조3000억 원 증가해 지난해 8월(7조 원)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상반기 주담대 증가폭(26조5000억 원)은 2021년 상반기(30조4000억 원) 후 최대 수준이었다.

 

비상이 걸린 금융당국이 오는 15일부터 은행권 현장점검에 나선다고 선언하자 은행들도 부랴부랴 금리를 올린 것이다. 가계대출 수요를 축소하려면 금리인상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올바른 대처법임에도 헛웃음이 나오는 건 올해 대출금리 하락세를 유도한 게 정부와 금융당국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1월 9일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를 출시했다. 1월 말에는 전세대출도 추가했다. 자연히 은행들끼리 서로 대출을 끌어가려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대출금리가 떨어졌다. 또 정부가 강조한 상생금융에 따라 은행들은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대출금리를 인하했다.

 

불과 몇 달 전에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하더니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화들짝 놀라 다시 금리를 인상하라고 은행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아마추어적인 모습이 처음도 아니다. 윤석열 정부 초기인 2022년 8월 금융당국은 은행 예대금리차를 공시하도록 했다. 당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던 시기인데 대출금리 인상폭에 비해 예금금리 인상폭이 작아 "은행이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적극적인 예금금리 인상을 유도하려는 조치였다.

 

은행은 시키는 대로 예금금리를 빠르게 올렸다. 그러자 코픽스 등 자금조달비용이 상승하면서 대출금리가 더 크게 뛰었다. 아울러 은행으로 시중 자금이 쏠리면서 저축은행 등은 고사 위기에 처했다.

 

은행 예금금리 인상이 불러온 부작용에 놀란 금융당국은 불과 몇 달 만에 정책을 뒤집었다. 2022년 11월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은행이 과도한 자금조달 경쟁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 달 15일 금감원도 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예금금리를 인상하면 대출금리도 따라 오른다. 대출금리 하락을 유도하면 가계대출이 늘어난다. 정부 정책으로 흐르는 물의 한 쪽을 막으면 다른 쪽으로 흐르기 마련이다. 당연한 상식이다.

 

그런데 정부와 금융당국은 부작용을 예상 못했다는 듯 섣부른 정책을 내놨다가 불과 몇 달 만에 손바닥 뒤집듯 뒤집기를 반복해 시장에 혼란만 일으키고 있다. 정책 혼선에 은행과 차주들은 한숨만 내쉰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현 정부 금융정책에서 장기적인 안목을 느낄 수 없다"며 "그 때 그 때 상황 변화에 따라 대증요법에만 치우친 듯하다"고 지적했다.

 

모든 정책이 그러하듯 금융정책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일관된 흐름을 가져가야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당연히 예상되는 부작용을 무시하고 정책을 집행하다가 불과 몇 달 만에 뒤집는 일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 안재성 경제산업 에디터.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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