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에 환손실 겹치고…기계적 리밸런싱에 1등주 상승분도 희석
중소 바이오텍 부진·약값 인하 경쟁까지…ETF 반등엔 '노보 회복' 절실
'마운자로' 돌풍에 제조사 일라이릴리(Eli Lilly and Company·LLY)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그러나 상장 비만치료제 상장지수펀드(ETF)를 담은 투자자들 계좌는 멍들고 있다. 최근 3개월간 관련 ETF 3종의 수익률은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독주하는 1등 기업과 뒤처진 2등 기업을 함께 담은 포트폴리오 구조에 원화 강세(환율 하락), 후발 바이오텍의 부진이 맞물린 탓이다.
일라이릴리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발표한 3분기 마운자로 매출은 107억2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65% 급증했다. 그러나 11월 2일 종가 기준 최근 3개월 수익률은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 Plus(-9.26%), RISE 글로벌비만산업TOP2+(-9.04%), TIGER 글로벌비만치료제TOP2Plus(-6.66%) 모두 손실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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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비만치료제 ETF 수익률과 주요 종목·임상 결과 비교. [자료=각 운용사] |
수익률을 갉아먹은 1차 원인은 '양강 구도의 균열'이다. 3개 상품 모두 일라이릴리와 '위고비' 제조사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를 20~30% 안팎씩 담고 있다. 같은 기간 일라이릴리 주가는 달러 기준 약 23% 뛰었지만 노보노디스크는 약 15% 떨어졌다.
박승진 하나증권 ETF 실장은 "일라이릴리가 노보노디스크의 점유율을 뺏어오는 구도에서는 한쪽의 성장이 다른 쪽의 투자 매력 약화로 이어진다"며 "결국 이들 ETF는 일라이릴리의 성장뿐 아니라 노보노디스크의 주가 회복에도 베팅하는 셈"이라고 짚었다.
여기에 '원화 강세'가 찬물을 끼얹었다. 두 종목의 달러 기준 합산 기여도는 약 +3.5%포인트로 플러스지만, 원·달러 환율이 7월 말 1443원에서 11월 2일 1340원 안팎으로 7.1% 내리면서 환손실이 났다. 일라이릴리의 상승 폭은 원화 환산 시 약 14%로 줄었고, 노보노디스크의 하락 폭은 약 21%로 커졌다. 상승한 종목을 덜어내고 부진한 종목을 채우는 기계적인 정기 리밸런싱 규칙도 1등 주의 독주 효과를 제한했다.
나머지 편입종목의 구성도 수익률 편차를 갈랐다. KODEX는 바이킹테라퓨틱스(-14%) 등 임상 단계 바이오텍 비중(약 15%)이 높아 낙폭이 컸던 반면, 애브비·머크 등 대형 제약사를 함께 담은 TIGER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박 실장은 "임상 기업은 신약 승인 여부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며 "독주 장세에서는 문어발식 투자보다 주도주 비중이 높은 상품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노보노디스크의 약세와 경쟁 심화는 당분간 ETF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노보노디스크의 차세대 후보물질 '카그리세마'는 직접 비교 임상에서 일라이릴리의 '터제파타이드'에 밀렸고, 일라이릴리조차 3분기 글로벌 판매가격을 낮추며 점유율 방어에 나선 상태다.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 등 각국 후발주자의 저가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차세대 파이프라인에서도 일라이릴리의 우위를 뒤집기 어려울 수 있다는 위험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국내 비만치료제 ETF의 반등은 일라이릴리의 추가 상승세뿐 아니라 노보노디스크의 실적·신약 경쟁력 회복, 그리고 원·달러 환율의 방향성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KPI뉴스 /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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