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임대차 계약기간이 만료됐을 때 상가 주인이 직접 장사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임차인이 권리금 한푼 못받고 쫓겨나는 피해사례가 많았는데 이런 경우도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로 상가주인의 일방적인 결정 때문에 영세상인들이 권리금을 보호받지 못하는 관행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최근 상가 임차인 한 모씨가 임대인 박 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고 승소 취지로 수원지법 민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건물주가 상가를 직접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경우 임차인에게 새 임차인을 주선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경우 임차인은 실제로 새 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건물주가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호해줘야 할 의무를 어겼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씨는 박 씨 소유의 상가를 임대해 커피전문점을 운영했는데 박 씨가 임대차계약 갱신을 거부하고 직접 커피전문점을 개업하자 권리금 3700만 원을 손해 봤다며 소송을 냈다.
박 씨는 임대차 계약 갱신을 거부하면서 한 씨에게 "더 이상 임대하지 않고 직접 상가를 사용할 계획"이라는 의사를 표시했다.
한 씨는 "상가를 직접 사용하겠다는 박 씨 때문에 새 임차인을 주선하지 못했고, 결국 새 임차인에게 받을 권리금 3700만 원을 손해 봤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씨는 "권리금을 받으려면 새 임차인을 주선해야 하는데 한 씨가 새 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상가임대차법에는 상가 임대인은 임차인이 자신이 주선한 새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면 안 되고, 방해한 경우에는 권리금 상당의 손해를 배상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1·2심은 "권리금 회수 기회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려면 새 임차인이 구체적으로 특정돼야 하는데 한씨가 새 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은 것으로 인정된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임대인이 새 임차인에 임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미리 밝힌 경우에는 임차인이 새 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아도 된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이상혁 더케이컨설팅그룹 상업용부동산센터장은 "임대료를 연체하거나 시설물을 훼손하는 등 귀책사유가 없다면 임차인의 권리금 보호가 강화되는 추세"라며 "이번 판결로 상가 주인의 일방적인 결정 때문에 임차인이 권리금을 날리는 경우가 줄어 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상가주인의 직접 경영이나 건물 리모델링 등으로 임차인이 권리금 피해를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판결의 취지가 포괄적인 권리금 보호로 확대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PI뉴스 / 윤재오 기자 yj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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