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규제에 묶인 대형마트 vs 족쇄 없어 훨훨 나는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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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에 묶인 대형마트 vs 족쇄 없어 훨훨 나는 쿠팡

유태영 기자
기사승인 : 2024-03-12 17:09:01
2012년 의무휴업일·온라인 배송 제한 등 대형마트 걸림돌
쿠팡, 온라인 쇼핑 비중 늘면서 지난해 첫 연간 흑자 달성

대형마트들이 온라인 배송제한 규제에 묶여 허덕대는 사이 족쇄가 없는 쿠팡은 훨훨 날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21대 국회에서 규제를 푸는 법 개정을 기대했으나 여야 이견이 여전한 채 임기가 임박해 한숨만 내쉬고 있다. 오는 5월말 21대 국회가 끝나면 규제 완화 관련 법안은 자동 폐기된다. 

 

▲ 지난 1월 28일 서울 서초구의 한 대형마트에 일요일 정상영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뉴시스]

 

12일 국회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소위에서 유통법 개정안이 지난해 8월과 12월 두 차례 논의된 뒤 계류된 상태다. 국회 문턱을 넘으려면 남은 절차가 적잖다.

정부는 지난해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대신 정부와 대형마트가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과 판로 지원 등을 돕는 방안을 대형마트, 중소 유통업계와 함께 합의했다. 당시 유통법 개정이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였지만 후속 논의가 전무했다.

2012년 당시 '전통시장 보호'라는 명목으로 시작된 대형마트 규제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10여 년이 흐른 사이 온라인에서 물건을 사는 비중이 오프라인을 넘어섰지만 여전히 대형마트 의무휴업일과 온라인 배송 규제 등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대형마트는 새벽배송을 할 수 없고 휴업일에는 온라인 배송도 하지 못한다. 

대형마트가 고전하는 동안 관련 규제를 받지 않는 쿠팡은 고공행진했다. 쿠팡은 지난해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하며 이마트를 제치고 국내 유통업계 1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매출은 31조8298억원, 영업이익은 6174억원에 달했다. 반면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순매출액 29조4722억원, 영업손실 46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대형마트 3사 모두 10년새 유통업계에서 존재감이 흐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유통업계 매출 중 대형마트의 비중은 12.7%로, 백화점(17.4%)과 편의점(16.7%)보다도 낮았다. 지난 2014년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7.8%인데 비해 10년 만에 절반 이상 감소했다. 

 

▲2023년 연간 업태별 매출 구성비.[자료=산업통상자원부]

 

산자부가 지난달 공개한 '2023년도 유통업체 매출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매출 비중은 50.5%로 사상 처음 절반을 넘어섰다.

온라인 쇼핑에서 쿠팡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크다. 통계청의 '2022년 온라인 쇼핑 분석'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온라인 쇼핑 시장은 거래금액 기준 150조 원 규모인데, 쿠팡의 점유율은 24.5%다. 쿠팡 물류센터가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규제가 오프라인 업체에 비해 느슨하기 때문에 매출은 해마다 증가세다.


일각에서는 대형마트가 쿠팡과의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소비자들이 더욱 값싸고 양질의 제품을 구매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산업 관련 규제로 고객들은 불편한 환경에서 물건을 사게 된다"며 "온·오프라인 간 경계가 사라진 상황에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만을 규제하는 법은 빠른 시일내에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전에 거주하는 한 40대 소비자는 "쿠팡에서 신선식품을 여러번 구매했지만 '복불복' 수준"이라며 "대형마트에서 신석식품을 온라인 주문하고 싶지만 배송이 늦어져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통산업발전법이 '불공정한 규제'라고 지적한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규제는 쿠팡에겐 이득이 되는 불공정한 룰"이라며 "이젠 전통시장을 위협하는 것은 쿠팡이기 때문에 의무휴업일 폐지로 인한 전통시장 상인들의 매출 감소는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도 "지금과 같은 고물가 시대에서는 유통산업 관련 규제는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유통업체들 간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게 토대를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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