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호국영령 계신데…현충원 벚나무 92% '일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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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영령 계신데…현충원 벚나무 92% '일본산'

김채연 기자
기사승인 : 2025-04-02 16:21:09
사단법인 '왕벚프로젝트2050' 현장 조사 결과 발표
565그루 중 519그루 日메이요시노벚나무·처진올벚나무
우리나라 벚나무 5.4% 불과…제주도 특산 왕벚나무 전무

호국영령들이 잠든 국립현충원의 벚나무 대다수가 일본산인 것으로 조사됐다. 총 560여 그루중 소메이요시노 벚나무 등 일본산이 92%에 육박했다.

 

사단법인 왕벚프로젝트2050(회장 신준환)은 2일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경내의 벚나무 종류를 현장조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현충원에 심긴 벚나무 565그루 중 일본 원산 소메이요시노벚나무가 273그루로 가장 많았고, 두번째로 많은 품종도 일본 원산인 처진올벚나무로 246그루였다. 일본 원산의 두 나무가 현충원 전체 벚나무의 91.8%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원산 벚나무는 벚나무 23그루, 잔털벚나무 6그루, 올벚나무 4그루 등으로 전체 5.4%에 그쳤다. 소메이요시노 벚나무처럼 크고 아름다운 꽃이 피는 제주도 특산 왕벚나무는 한 그루도 없었다.

 

이번 조사 결과 발표는 2일 (사)왕벚프로젝트2050, (사)한국교사식물연구회(회장 박성희), 한국의재발견식물탐사대(대장 이갑수) 등의 조사원 24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신준환 회장(전 국립수목원장)은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계신 현충원이지만 예상대로 자생 왕벚나무 벚나무는 한 그루도 없고, 일본 원산 소메이요시노벚나무와 처진올벚나무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처진올벚나무가 수양벚나무로 불리며 마치 우리 자생 나무처럼 포장되어 시민들에게 알려지고 있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어 "이번에 조사한 현충원은 물론이고 이충무공과 관련 있는 진해, 국회, 고궁, 고도 등에 심어진 일본 원산 나무들을 교체해야 한다. 이 지역에서 수명이 다한 소메이요시노벚나무를 우리나라 특산 왕벚나무로 교체하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일본 나무를 심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회, 현충원, 유적지, 군사시설 등에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도 군산, 구례, 부산, 영암, 제주, 하동 등의 벚꽃명소와 왕릉, 유적지 등에 심은 벚나무 수종을 조사해 발표하고 자생 벚나무류 전국 분포 현황과 특성조사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왕벚프로젝트2050'은 시민들에게 소메이요시노벚나무 실체를 알리고, 왕벚나무를 비롯한 우리나라 자생 벚나무류에 대해 알리기 위해 '벚꽃의 비밀을 아시나요?'라는 제목의 소책자를 발간해 배포하고 있다.

 

누리집(www.cherrykorea.org)에서 전자책과 PDF 파일을 받아서 볼 수 있다.

 

왕벚프로젝트2050은 산림청 소속 사단법인으로 2022년 2월 국내외 벚나무류의 조사, 연구, 홍보, 그리고 자생 왕벚나무를 널리 보급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국내외 벚나무류 조사·연구·출판, 자생 왕벚나무(Prunus × nudiflora Koidz.) 홍보 및 보급, 소메이요시노벚나무(Prunus × yedoensis Matsum.) 평가 및 갱신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신 회장 외에 부회장 김창열(전 한국자생식물원 원장), 권영한(전 국립수목원 연구관), 박노정(온누리L&C 대표), 사무총장 현진오(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 대표), 이사 김용하(충남대학교 교수), 이숭겸(신구대학교 총장), 이영주(영주농장 대표), 류순열(KPI뉴스 대표), 김종익(반성산림조경식물원 대표), 정규영(국립경국대학교 교수), 감사 문광신(변호사), 임항(전 국민일보 기자) 등의 인사가 참여하고 있다. 김성훈 전 농림수산부 장관이 고문을 맡고 있다.

 

▲ 2일 왕벚프로젝트2050 조사원들이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벚나무를 조사하고 있다. [왕벚프로젝트2050 제공]

 

▲ 국립서울현충원 벚나무류 조사에 참여한 (사)왕벚프로젝트2050, (사)한국교사식물연구회, 한국의재발견식물탐사대 조사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왕벚프로젝트2050 제공]

 

왕벚나무와 소메이요시노벚나무는 외관상으로는 매우 유사하지만 유전자를 이용한 최근 여러 연구에서 부모종이 서로 다른 별개 종으로 인식된 바 있다. 

 

이들 연구에 따르면 왕벚나무는 제주도와 해남에 자생하는 한국특산종(한국고유종,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식물 종)으로서 올벚나무를 모계, 벚나무를 부계로 하는 잡종 기원의 식물이고, 소메이요시노벚나무는 일본특산종으로서 올벚나무를 모계, 일본특산종 왜벚나무를 부계로 하는 잡종 기원의 식물이다. 왕벚나무는 제주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자생지가 있으며, 제주도 한라산 중턱에 200여 그루가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전국 도로변에 심은 벚나무류는 소메이요시노벚나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왕벚나무는 한라산 자생 개체들이 각각 고유한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어, 단일 유전자로 구성된 복제품에 불과한 소메이요시노벚나무에 비해 기후변화 등 환경 변화에 대응력이 높고 신품종 개발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KPI뉴스 / 김채연 기자 cykim0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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