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L자형 불황" 쏟아지는 잿빛 전망…"정치 불안 조속히 끝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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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자형 불황" 쏟아지는 잿빛 전망…"정치 불안 조속히 끝내야"

박철응
기사승인 : 2024-12-09 16:38:36
KDI "수출 조정세, 내수 여전히 미약"
현대경제연구원, 내년 성장률 전망 0.5%p 낮춰
골드만삭스 "과거 탄핵과 달리 외부 역풍 직면"

한국 경제의 양대 축인 수출과 내수가 동반 하락하고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등 불황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까지 감안하면 상황이 더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경제 동향'을 통해 "건설업 부진으로 경기 개선세가 제약되는 가운데 국제 통상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의결정족수 미달로 폐기된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장의 한 야당 의원석에 '윤석열을 탄핵하라'고 적힌 손팻말이 놓여져 있다. [뉴시스]

 

지난 10월 전(全)산업생산(계절조정)은 전월보다 0.3% 감소했고 제조업 재고율은 112.7%로 5.9%포인트 상승한 점 등을 들었다. 

 

향후 수출 둔화 가능성도 언급했다. KDI는 "높았던 수출 증가세가 점차 조정되고 있으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향후 글로벌 통상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됐다"며 "내수 기업과 수출 기업의 업황 전망이 모두 하락세"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달 말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를 보면 제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한 90.6에 그쳤다. 1년 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내수는 반등할 기미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KDI는 "상품 소비 부진이 지속되고 서비스 소비도 완만한 증가세에 머무르는 등 소비는 미약한 모습"이라고 짚었다. 소매 판매, 숙박⋅음식점업 등 서비스업 생산, 소비자심리지수 등 지표가 모두 부진하다. 

 

물가 상승세의 둔화 흐름은 지속되고 있지만 내수 부진으로 수요 압력이 낮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전날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7%로 수정했다. 지난 9월에 비해 0.5%포인트나 대폭 낮춘 것이다. 

 

금리 인하 효과와 올해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내수가 다소 나아지겠으나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한국 경제는 잠재성장률을 하회할 정도로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성장 친화적 정책 기조를 강화하고 단기 경기부양책 도입 등을 통해 성장 경로 이탈을 막는 동시에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 노력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앞서 이달 초에는 △트럼프발 금융시장 불확실성 글로벌 수요 부진에 따른 수출 하강 가능성 내수 회복 모멘텀 부재를 3대 리스크로 꼽았다. 특히 반도체 경기 사이클의 하강 징후가 관찰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출의 성장 견인력이 하락하는 영향을 내수의 회복으로 상쇄시켜야 하는 당면 과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내수 부양 모멘텀마저 없을 경우 L자형 장기 불황 시나리오가 유력하다"는 우려도 곁들였다. 

 

이런 상황에서 돌출된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 조속히 정리되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신용도 하락이라는 또 하나의 거대 암초에 부딪칠 수 있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짧은 계엄령 사태의 여파'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리스크는 점점 더 하방으로 치우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과거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과는 다르다는 진단이다. 경제 상황이 매우 어려운 시기에 정치적 불안까지 겹쳤다는 것이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앞선 두 사례에서 한국 경제는 2004년 중국 경기 호황과 2016년 반도체 사이클의 강한 상승세에 따른 외부 순풍에 힘입어 성장했다"며 "내년 한국은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외부 역풍에 직면해 있다"고 짚었다.

 

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6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사임 또는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치 환경은 여전히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활동가들과 노동조합이 파업을 벌이고 있으며 정치적 긴장이 고조돼 조업 중단 등 경제 활동에 지장을 초래하는 상황이 장기화하면 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이미 약세를 보이는 기업과 소비자 신뢰가 약화할 경우 내수와 경제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 피치도 "정치적 위기가 장기화하거나 지속적인 정치적 분열로 정책 결정의 효율성, 경제적 성과 또는 재정이 약화될 경우 (신용) 하방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 가계와 기업의 신뢰가 약화하고 공공 재정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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