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기아·코웨이 등 집중투표제 무력화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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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코웨이 등 집중투표제 무력화 사례"

박철응
기사승인 : 2025-08-20 16:46:48
한국ESG연구소, 정관 배제 조항 외 방식 분석
이사 임기 시차제, 이사 수 축소 등 여러 사례
전문가 52% "집중투표제, 투자 수익 긍정적"
與, 2차 상법 개정안 24일 본회의 상정 방침

집중투표제를 실시하는 대기업의 비율은 전체의 1%에 불과하고 일부 기업은 이사의 임기와 수를 조정해 집중투표제를 피해나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집중투표제는 보유한 주식 수에 선임할 이사의 수를 곱한 만큼 의결권을 줘 특정 이사 후보에 집중해 투표할 수 있는 제도다. 소수 주주들이 대주주를 견제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라는 긍정론과 외국 자본의 경영권 위협수단이라는 부정론이 동시에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담은 2차 상법 개정안을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할 방침이다. 재계는 연일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나 지나친 우려라는 지적이다. 다수 전문가들은 기업가치 상승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대접견실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20일 한국ESG연구소에 따르면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대규모 상장기업 204개 사 중 집중투표제를 도입한 곳은 20개 사다. 이 중 실제 실시한 곳은 KT&G, 고려아연, JB금융지주 3곳이다.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으로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이 상정됐으나 부결된 곳은 DB하이텍, DI동일, 솔루엠, 영풍, 율촌화학, 코웨이, 한국알콜 등이다. 오스코텍과 코스메카코리아(이사회 제안) 2 곳만 가결됐다. 차바이오텍과 큐알티는 이사회가 집중투표제 배제 안건을 상정해 가결한 곳이다. 집중투표제가 실제로는 유명무실화된 상태다. 

 

집중투표제는 기업이 정관에 배제 조항을 만들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 그런데 정관 배제 방식 외 시차임기제 등 다양한 형태로 집중투표제 효과를 없애는 사례들도 다수다. 

 

기아는 정관 부칙에 '이사는 1그룹, 2그룹, 3그룹으로 나누고 각 그룹별로 이사 수를 정한다'고 명시했다. 속한 그룹에 따라 임기가 달라진다. ESG연구소는 이사를 1명씩 혹은 적은 수로 분산 선임함으로써 집중투표제가 불가능해지거나 실효성이 약화되는 사례로 꼽았다. 

 

코웨이는 지난 3월 주총에서 집중투표제로 이사를 선임할 경우 사내와 사외 이사를 별개의 조로 나누도록 했다. 차바이오텍은 이사의 수 상한을 축소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의결했다. ESG연구소는 "표면적으로는 '이사의 수 조절'이지만 이사의 수를 줄여 집중투표제 주주 제안을 무력화하는 사례"로 진단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3년 11월 6주 후 임시 주주총회을 개최한다고 공고한 바 있다. 상법상 주주제안을 할 수 있는 '6주 전'에 맞춰 미리 봉쇄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대주주의 지분을 제한해 분리 선출하는 감사위원 후보의 추천을 막고 회사 측이 정한 것이다. 

 

2차 상법 개정안은 집중투표제와 함께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1명→2명)가 핵심이다. 

 

ESG연구소는 "현대엘리베이터 사례는 집중투표제가 아닌 감사위원 분리 선출 시 적용된 사례이나 주주제안 기한을 남기지 않고 임시 주총을 갑작스럽게 소집함으로써 주주의 제안권을 차단하였다는 점에서 유사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재계는 집중투표제에 대해 경영권 위협 가능성 등을 들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ESG연구소는 "집중투표제는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사회 내 균형과 견제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일 뿐"이라며 "대부분 기업들은 지배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20~50% 수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권은 여전히 지배주주에게 귀속된다"고 짚었다.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곧 자동적으로 실시된다는 의미도 아니다. 상법상 3%(자산총액 2조 원 이상인 경우는 1%) 이상 주식을 보유한 주주의 청구가 있어야 가능하므로 '실행 의무화'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ESG연구소는 법조와 학계, 기관투자자 매니저,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 현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조사에서 집중투표제 의무화 이후 투자 수익 측면 질문에 '긍정적'이라는 답변이 52.2%였다. '보통'은 42.4%, '부정적'이 5.5%로 집계됐다. 

 

기관투자자의 투자 확대, 장기적 기업가치 개선 등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 다수인 것이다. 특히 '투자자 보호 및 책임 투자'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는 응답이 80.7%로 압도적이었다.  

 

민주당 김병기,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전날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오는 21~25일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설 것으로 보여 상법 개정안 표결은 25일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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