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시간 끌면 살아난다?…尹·여당, '속도 조절'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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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끌면 살아난다?…尹·여당, '속도 조절'에 총력

박철응
기사승인 : 2025-01-12 15:27:23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 불출석 입장
'180일' 심판 기한 충분히 보장 요구
국힘, 뒤늦게 '계엄 특검법' 검토...'친북 몰이'도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 관저에서 나가면 체포될 수 있다고 보고, 칩거한 채 방어에 집중하려는 듯 하다. 야권의 '내란 특검법'에 반대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뒤늦게 자체적인 '계엄 특검법'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윤 대통령과 여당이 모두 탄핵심판과 수사의 속도를 최대한 늦춰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전략처럼 보인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의 윤갑근 변호사는 12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불법 무효인 체포영장을 불법적인 방법으로 계속 집행하려고 시도하고 있어 신변 안전과 불상사가 우려돼 14일은 출석할 수 없다"고 알렸다.

  

▲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윤석열 대통령 관저 인근 차벽 너머 인도에 지지자들이 가져다 놓은 피켓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헌법재판소는 오는 14일 첫 정식 변론기일을 시작해 오는 16일, 21일, 23일, 다음달 4일까지 5차례 변론기일을 지정했다. 윤 대통령 측은 "직접 나와 본인이 말씀하실 것"이란 입장이었으나, 정작 기일이 잡히자 '안전 문제'를 들어 나가지 않기로 한 것이다. '체포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피력한 것으로도 보인다. 

 

공수처는 경찰 국가수사본부와 긴밀히 협의 중이며 이번 주에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은 사직했고, 대행을 맡고 있는 김성훈 경호처 차장에 대해서도 경찰이 체포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경호처 직원들의 경호 대상은 대통령과 그 가족에 국한되므로, 경찰이 우선 김 차장을 체포하려 하더라도 막아설 명분은 없다. 지도부와 함께 방어선이 무너질 수 있는 대목이다. 

 

1차 체포영장 불발 이후 대통령 관저 인근에는 철조망이 설치되고 버스 차벽이 추가 배치되는 등 방어 태세가 강화됐다. 지난 9일에는 윤 대통령 대리인단이 외신 대상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우호적 여론 조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와중에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여당 지지율이 계엄 사태 이전까지 회복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시간을 끌수록 회복 가능성이 커진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

 

탄핵심판의 현실적 마지노선은 오는 4월 18일이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임기 만료일이기 때문이다. 만에하나 이 때를 넘기면 다시 재판관 충원 문제가 불거질 수 있고 그만큼 늘어지게 된다. 윤 대통령이 증인을 다수 신청하고 각종 절차를 문제 삼는 등 방법으로 지연 전략을 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탄핵 소추 관련 서류를 수령하지 않아 헌재가 우편으로 보내 송달 간주 처리한 바 있다. 최근에는 탄핵심판 선고 기한인 최장 180일의 심판 기간을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는 요구를 하고 있다. 오는 7월까지 늦추자는 것이다. 

 

하지만 헌재는 매주 두 차례 변론을 열고 심리 방향을 정하는 재판관들의 평의도 매주 한 번씩 열기로 하는 등 의지를 보이고 있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이르면 다음달 말이나 3월에 선고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두달,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석달가량 소요됐다는 점에 비춰보더라도 크게 다르지 않은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자체적인 특검법안의 내용과 시점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르면 13일 의원총회를 열어 첫 발을 디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특검 후보 주체를 야당 독점에서 제3자 추천으로 바꾸고 수사 인력과 기간을 줄인 새 법안을 내놨다. 민주당은 오는 14일, 늦어도 이번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16일에는 본회의에 상정 처리하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에 따라가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체포영장이 집행되면 이틀 내에 구속, 그 이후에는 20일 이내에 기소를 마쳐야 한다. 특검 출범이 늦어지면 의미가 없어진다. 
 

국민의힘은 야권의 새 특검법안에 '외환 혐의'가 포함된 것을 색깔론으로 몰고 있다. 대북 확성기 가동과 평양 무인기 침투 전단 살포, 북한 오물풍선 원점 타격 등 무력 충돌을 유도하려 했다는 의혹이나, 국민의힘은 군 대비 태세를 느슨하게 하는 '친북'으로 보고 있다. 

 

김기흥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11일 논평을 통해 "비뚤어진 사고에 기반한 일방적 주장에다 대부분 증거 없는 추측이지만 놀라운 건 대한민국 국군의 정상적 활동까지 외환 혐의로 규정했다"면서 "북한의 참상을 일깨워주는 대북 전단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북한 김정은, 김여정을 대신해 민주당은 이번에도 발벗고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진상 규명이라는 미명 아래 북한 김여정의 뜻을 헤아려 만든 이른바 '김여정 특검법'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계엄 기획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수첩에 북한과의 무력 충돌을 유도하려 했다는 메모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지난달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이와 관련해 "'NLL에서의 북의 유도'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오물 풍선'이라는 표현들이 들어있었느냐. 수첩에?"라고 묻자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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