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단독] 방통위, 영월 공동체라디오 '부실 허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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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방통위, 영월 공동체라디오 '부실 허가' 논란

전혁수
기사승인 : 2024-11-29 17:09:21
방통위, '다른 조합 사용' KBS 건물 쓰겠다는 영월FM 허가
공유재산법 규정은 "행정재산 다른 자에게 사용·수익 금지"
법조계 "방통위, 영월FM 허가 신청 반려했어야"
영월FM, 작년 11월 주사무소 변경…방통위 "행정상 문제 없다"
'영월에프엠공동체라디오협동조합(이하 영월FM)'이 공동체라디오 방송사업자 허가신청서에 법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장소를 주사무소의 주소지로 적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런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사업을 승인해 '부실 허가'를 내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방송통신위원회. [뉴시스]

 

방통위는 지난 2021년 7월 전체회의를 열고 공동체라디오 방송사업자 20개를 신규 허가하기로 의결했다. 영월FM도 포함됐다. 기존 사업자가 전국 7개에 불과해 당시 결정은 파격적이었다.


공동체라디오는 특정 소규모를 권역으로 하는 10와트 이하 소출력 라디오방송이다. 방송계에서는 도시화로 지역 공동체가 와해되고 미디어 상업화가 가속화하는 환경 속에서 공동체라디오가 지역성과 주민 주권을 실현할 공익적 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가 컸다. 공동체라디오 확대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

문제는 영월FM이 방통위 허가신청서에 영월라디오스타박물관협동조합(박물관조합)이 사용 중인 옛 KBS 건물을 방송국으로 쓰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는 점이다. 영월FM은 허가신청서에 "2006년에 개봉된 '라디오스타' 영화의 촬영지에 영월라디오스타박물관이 소재하고 있다"는 내용을 방송사업자 허가 타당성의 근거로 삼고 옛 KBS 건물 내부 사진 10여 장과 건물의 평면도까지 담았다.

그러나 옛 KBS 건물은 이미 박물관조합이 영월군으로부터 위탁받아 박물관으로 운영 중인 상태였다. 영월군은 2015년 옛 KBS 건물에 '영월라디오스타박물관'을 개관했고 2018년부터 영월 주민이 모여 만든 박물관조합에 운영을 위탁해왔다.

이 때문에 영월FM이 옛 KBS 건물에 방송국을 개국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다. 공유재산법및물품관리법(이하 공유재산법) 제20조 3항은 "사용하가를 받은 자는 그 행정재산을 다른 자에게 사용·수익하게 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예외 조항 적용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공유재산법 제27조 2항에 "관리위탁의 조건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의 승인을 받아 그 행정재산을 다른 자에게 사용·수익하게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하지만 영월군과 박물관조합의 관리위탁 조건에는 "권리를 타인에게 양도 및 전매금지함"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 강원도 영월군 옛 KBS 영월방송국 건물. 현재는 영월라디오스타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혁수 기자]

 

영월FM도 옛 KBS 건물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영월FM의 초기 조합원 대부분이 박물관조합의 조합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월FM이 방통위에 제출한 허가신청서 어디에도 옛 KBS 건물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영월FM 측은 박물관조합 측에 '추후 옛 KBS 건물 일부를 사용하게 해달라'는 원론적인 협의를 구한 뒤 영월군수로부터 '방송사업자로 선정되면 박물관(옛 KBS 건물)을 사용하도록 협조하겠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받아 방통위에 제출했다고 반박한다. 예외 조항인 공유재산법 제27조 2항을 적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사후적으로 영월군과 박물관조합의 위탁조건을 변경하는 데 도움을 주기로 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29일 KPI뉴스가 영월군수가 써줬다는 '확인서'를 살펴 보니 문건의 제목은 '지원확인서(안)'로 확정된 문건이 아니었다. 내용도 '허가를 받을 경우 적극 지원하겠다'는 정도의 약속이었다. 검사 출신 A변호사는 "이 문건은 지원하겠다는 취지이지 정확히 확약을 한 게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법조계에서는 방통위가 영월FM에 부실 허가를 내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A변호사는 "주사무소의 소재지는 방송 허가에서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며 "옛 KBS 건물을 영월FM이 사용하는 것 자체가 애초에 불가능했고 허가 전 이 부분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었다면 방통위가 허가 신청을 반려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동의 B변호사도 "공유재산법에 따라 옛 KBS 건물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방통위가 위법한 허가를 내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영월FM은 옛 KBS 건물이 아닌 폐교된 봉래초등학교 거운분교 건물에서 지난 2월 개국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11월 영월FM의 주사무소 주소지 변경 신청을 승인했다.

하지만 변경 신청을 승인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A변호사는 "방송사 설립에 있어 주사무소 소재는 중요한 사항이어서 허가 사항에 대한 중대한 하자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며 "중대한 하자가 치유되지도 않았는데 변경 승인을 해주면 앞으로 허위로 허가를 받은 후 나중에 내용을 변경하는 자에 대해서도 승인해주겠다는 거냐"고 꼬집었다.

방통위 관계자는 "당초 영월FM 측이 옛 KBS 건물에서 공동체라디오를 운영하겠다고 한 것은 맞다"면서도 "추후 영월FM 측에서 해당 건물을 쓰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이사회 회의록 등을 제출해왔고 작년 11월 거운분교로 변경 승인을 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행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KPI뉴스 / 전혁수 기자 jh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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