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고요하지만 깊은 울림의 세계…사진작가 민병길 기획전 '심상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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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지만 깊은 울림의 세계…사진작가 민병길 기획전 '심상 풍경'

박상준
기사승인 : 2025-10-14 15:01:19
16~31일 서울 종로 갤러리 자인제노

사진작가 민병길 기획전 '심상 풍경 — 존재와 인식, 그리고 감각의 층위'가 오는 16일 서울 종로 갤러리 자인제노에서 개막한다.

 

▲ 민병길 기획전 '심상풍경' 포스터. [갤러리 자인제노 제공]

 

민병길의 사진은 특정한 장소나 사건을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안개 속 산등성이, 멀리 떨어진 나무, 고요한 평야 위의 정지된 사물처럼, 침묵 속에 잠긴 세계를 통해 존재의 본질을 직관적으로 제시한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자연의 외형을 재현하기보다 그 너머에 놓인 '존재의 감각'을 탐구하는 철학적 풍경학의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사진 속에서 사물은 주인공이 되기를 거부한 채 배경 속에 머무르며, 우리는 무엇을 '본다'는 사실보다 먼저, 무엇이 우리 안에 '감지되고 있다'는 감각에 이끌린다. 

 

전시는 존재, 인식, 감각 등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존재'에서는 안개와 빛, 정지된 오브제들이 전하는 침묵 속의 울림은 '무엇이 실재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관객은 눈앞의 풍경을 넘어 존재의 본질을 체험하게 된다. 

 

'인식'에서는 형태와 의미의 경계가 흐릿한 이미지들을 통해 '우리는 대상을 어떻게 이해하는가'라는 물음을 제시한다. 이곳에서 사진은 단순한 기록이 아닌, '보는 법' 자체를 묻는 실험이 된다. 

 

▲ 민병길, 심상풍경 #19, 50X70, pigment print 2024. [갤러리 자인제노 제공]

 

'감각'은 시각을 넘어선 체험의 차원으로 확장된다. 빛의 질감, 여백의 호흡, 흐릿한 윤곽선들이 하나의 감각적 파동으로 이어지며, 관람자는 마치 공기 속 습도와 시간의 온도를 함께 느끼는 듯한 몰입을 경험한다. 

 

민병길의 사진은 바로 그 접촉면 위에 떠 있는 심상의 풍경이며, 외부의 자연을 빌려 내면의 감정을 비추는 거울이다. 따라서 그의 사진은 설명 대신 감응으로, 재현 대신 울림으로 세계를 이야기한다. 관객은 그 앞에서 사유하고 멈추며, 자신 안의 기억과 정서를 비춰보게 된다. 

 

이번 전시는 31일까지 열리며 매주 월요일은 휴무.

 

KPI뉴스 / 박상준 기자 p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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