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청년 실업률은 하락세…체감 실업난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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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실업률은 하락세…체감 실업난은 '글쎄'

손지혜
기사승인 : 2019-01-07 14:42:44
통계와 현실의 괴리, 일부 통계맹점탓
산업구조·인구구조 변화가 근본원인

A씨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1년째 구직 중이다. 작년 상반기 여섯곳에 원서를 냈는데 네곳에서 면접 제의가 왔다. 하반기에는 원서를 30개나 썼다. 면접 제의는 9개 회사에 그쳤다. 그는 "기업이 점점 사람을 안 뽑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지원한 기업의 최종 합격 인원을 항상 찾아보는 데 하반기에 더 줄었다"는 것이다.

B씨는 신인 배우인데 일이 없을 때가 많다. 수입이 일정치 않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린다. 그는 "카레집, 뷔페, 클럽경호, 무한연어집, 술집, 학원자습감독까지 안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엔 단기 '알바' 마저도 잘 구해지지 않는다. "오전·오후 알바는 생각지도 못하고 밤샘알바를 전전한다"고 그는 하소연했다.

 

▲  2018년 12월 6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열린 '2018 스타트업 채용 페스티벌'을 찾은 구직자들이 각 부스에서 상담하고 있다. [뉴시스]


이 땅의 청년들은 지금 '고용한파'를 온몸으로 체감하는 중이다. 10여년 전만 해도 '메뚜기'는 여러 기업의 면접을 옮겨다니며 면접비를 받는 '취준생'(취업준비생)을 뜻했다. 그 만큼 일자리에 여유가 있었다는 의미다.

요즘의 '메뚜기'는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쪼개기 알바를 여러건 하는 이를 일컫는 말이 됐다. 수년 전부터 회자하는 '문송하다'(문과여서 죄송하다)나 '인구론'(인문계 90%는 논다) 등의 신조어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가운데 통계청은 최근 청년(15~29세) 실업률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고용한파가 좀 누그러지는 것일까.

11월 실업률↓ 고용률↑

통계만 보면 취업난이 조금 완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12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를 보면 11월 청년층 실업률은 7.9%. 전년동월대비 1.3%p 하락했다. 청년층 고용률도 상승 추세다. 작년 8월부터 10월까지 고용률은 42.9%는데 11월 들어서 43.2%로 상승했다. 11월 취업자도 2718만4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6 만5000명 증가했다.

장기 시계열로 보면 지금까지 실업률은 상승세다. 20~29세 기준 실업률은 2000년에는 7.5%다가 2002년 6.6%로 내려간 후 2013년까지 7%대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2014년부터 9%를 찍더니 2017년 9.9%로 치솟았다. 2000년 60.2%던 청년 고용률도 2008년 59.4%로 60%선이 무너지더니 2017년 57.6%까지 떨어졌다.

체감과 통계의 괴리

실업률 통계에 실업자수가 모두 반영될까. 그렇지 않다. 통계에 잡히는 실업자는 조사대상 기간에 수입 있는 일을 하지 않았고, 지난 4주간 일자리를 찾아 적극적으로 구직활 동을 했던 사람을 의미한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실업자는 통계에 반영되지 않는다. 실업자이지만 실업률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 사람들이다. 송민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실업률이 낮아지고 있는데, 이는 구직활동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실업률이 감소한다고 반드시 실업자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비경제인구에 속했던 대학생들이 구직활동을 시작하면서 실업자에 속하게 되면 갑자기 실업률이 높아지는 착시 현상도 발생한다. 김지은 통계청 고용통계과 사무관은 "공부를 하는 학생의 경우 비경제인구인데 회사에 원서를 넣게되면 실업자로 이동한다"고 말했다. "특정 월에 대규모 채용이 있으면 실업자 인구가 대규모로 발생해 실업률에 영향을 준다"는 말이다.

일부 야당과 재계에서는 취업난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로 정부의 소득주도형 성장정책을 지목한다. "소득주도 성장과 최저임금 정책으로 자업자와 소상공인이 죽음의 길을 헤매고 청년은 일자리 찾아 거리를 헤매고 있다"(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이유보다 산업구조·인구구조 변화의 영향이 근본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화 시대의 수출주도형 성장이 더 이상 대량의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고, 4차 산업혁명으로 오랜 기간 존속했던 일자리마저 사라지고 있다. 일례로 송 연구위원은 "자동화 설비에 대한 기업의 투자가 늘어나는데 여기에서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서울 연구원이 서울 시민들에게 청년실업 전망을 물은 결과 46%는 "개선되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연구원]


청년 실업, 누그러질까

서울연구원은 지난달말 '2018년 4분기 서울시 소비자 체감경기와 2019년 주요 경제 이슈'를 발표했다. 여기서 "각 경제 이슈가 내년에 얼마나 개선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서울시민의 46%는 청년실업이 크게 개선되지 못할 것으로, 24.2%는 그대로일 것으로 예상했다. 29.9%만 개선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연구원은 총 13개의 경제 이슈에 대해 개선 여부를 수치 화했다. 2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전혀 개선되지 않을 것 0점 △별로 개선되지 않을 것 50점 △그대로 100점 △약간 개선될 것 150점 △매우 개선될 것 200점을 부여해 환산했다. 그 결과 '청년실업 및 고용'은 89.1점으로 현상황(100)보다 악화할 것으로 인식됐다.

송 위원은 청년 실업률 전망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례로 핵심 노동인구(25~55세)는 2013년 이후 실업자가 계속 늘고 있는데 이는 경제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 전망해 구직활동자가 늘었기 때문"이라면서 "마찬가지로 이번 통계 결과를 보고 단순히 청년실업이 완화됐다고 보기는 성급하다"고 말했다.

 

KPI뉴스 / 손지혜 기자 sj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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