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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한마리 사는데 필요한 지폐가…

윤흥식
기사승인 : 2018-08-20 14:28:51
하이퍼 인플레이션 시달리는 베네수엘라
통화 96% 평가절하에 최저임금 60배 인상

석유매장량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중남미 국가 베네수엘라가 화폐개혁 및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몸살을 앓고 있다.

 

▲ 베네수엘라 시민이 토마토 하나에 5백20만 볼리바르라고 적힌 가격표를 바라보고 있다. [스카이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극심한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자국 통화를 96% 평가절하하고 최저임금을 60배 올리는 내용의 긴급 대책을 마련해 20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베네수엘라가 ‘볼리바르 소베라노(최고 볼리바르)’라는 이름의 새 통화를 도입함에 따라 기존 통화인 볼리바르의 가치는 약 96% 절하됐다.

베네수엘라는 이와 함께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을 기존의 30 볼리바르 소베라노에서 1천800 볼리바르 소베라노로 60배 인상했다. 이는 암시장에서 형성되는 달러환율을 적용할 때 약 34배 정도 오른 것이다.

이번 조치는 올해 100만%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베네수엘라의 이번 긴급대책이 물가를 진정시키고 침체에 빠진 경제를 되살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베네수엘라는 이미 지난해 11월에도 초고액권인 10만 볼리바르 지폐를 발행하는 등 극단적인 대책을 내놓았으나 경제안정에 성공하지 못했다.

올들어서만 5차례나 이루어진 최저임금 인상 역시 서민들의 삶은 개선시키지 못한 채 기업경쟁력에 타격을 안겨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기업들의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임금인상분 3개월치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시행여부와 효과 모두 불투명한 상황이다.

 

▲ 생닭 한마리를 사기 위해 지급해야 하는 볼리바르 지폐. [데일리 메일]

한편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9일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지난 16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한 상점에서 2.4㎏짜리 생닭 한 마리를 사는데 필요한 얼마나 많은 볼리바르 화폐가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 생닭은 한화로 약 2천500원이었는데, 이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산더미 분량의 지폐(1천460만 볼리바르)를 지급해야 했다.

영국의 스카이뉴스도 기본 단위가 일곱자리인 베네수엘라 잡화점의 가격표 사진을 게재하면서 “지금과 같은 하이퍼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베네수엘라 노동자들의 한달치 최저임금으로 1킬로그램의 육류도 사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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