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적색등' 넘어선 석유화학…"정부 차원 구조조정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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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색등' 넘어선 석유화학…"정부 차원 구조조정 절실"

박철응
기사승인 : 2025-08-13 16:43:25
여천NCC 부도 우려, 한화솔루션·DL에 불똥
LG화학 일부 설비 철거 등 셧다운 잇따라
"근본적 정상화 방안 필요" 이재명 정부 과제

석유화학 업계의 위기가 한계에 다다른 것처럼 보인다. 부도 위기에 몰린 업체가 나타났고, 일부 공장을 멈춰세우거나 아예 설비를 철거하는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

투자한 다른 기업들로도 파장이 번져나가는 양상이다. 정부가 조속히 나서 산업 구조조정을 주도해야 그나마 회생책을 찾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 LG화학 전남 여수 NCC(나프타분해시설) 공장 [뉴시스]

 

13일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여천NCC의 경우 업황 부진에 따른 부진한 수익성 및 현금흐름에도 불구하고 연초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적인 융통성을 확보해 나갈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대주주의 지원이 단행된 지 몇 달 되지 않아 구조조정 가능성이 언급된 점은 미처 예상치 못한 상황 전개"라고 분석했다. 

 

여천NCC는 한화그룹과 DL그룹이 합작해 설립한 국내 에틸렌(석유화학 기초 원료) 생산능력 3위 기업이다. 지난 3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각각 1000억 원씩 증자를 했음에도 유동성 위기가 커져 3100억 원 규모의 채무불이행 위기에 내몰렸다. 이에 한화가 먼저 지난달 1500억 원의 투입을 결정했고 DL도 지난 11일 유상증자를 결정해 일단 봉합키로 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자금이 투입될 지경에 처하자 양 그룹의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각 그룹이 여천NCC로부터 공급받은 제품 가격의 적정성과 과거 국세청 세무조사 추징금 책임 등을 놓고 연일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김 연구원은 "여천NCC 외에도 전국 3대 석유화학 단지에 입주한 나프타분해시설(NCC) 설비 10곳 중 상당수는 경영난에 직면해 있다"면서 "결국 지금 상황에서 기대해볼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책은 업황 개선에 따른 자생력 확보일 것이나, 아직까지는 업종 전체적으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여천NCC의 부도 우려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단기간 내 업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여천NCC의) 부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 법원의 판단에 따라 개시되고 채무 재조정, 자산 평가 및 손상차손을 인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게 되면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을 보유한 DL에 지분법 투자주식 손상차손, 보유 대여금 등에 대한 손상차손, 영업권 손상 등이 발생 가능하고, 이는 양사 기업가치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손상차손은 자산의 회수 가능 금액이 장부가액보다 낮아졌을 때 손실로 반영하는 회계 처리다. 

 

몇 해 전부터 지속돼 온 중국발 공급 과잉의 여파가 누적되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더 버틸 여력도 없어 보인다. LG화학은 최근 경북 김천공장과 전남 나주공장 일부 설비의 철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여천NCC는 지난 8일 여수 3공장 가동 중단에 들어갔고, 롯데케미칼은 이미 지난해 말 여수 공장의 일부 라인을 비웠다. 

 

롯데케미칼의 지난 2분기 영업손실은 2449억 원에 이르러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가량 급증했다. 7분기 연속 적자이기도 하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900억 원,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분은 460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보였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불황이 지속될 경우 3년 뒤에는 석유화학 기업의 절반만 지속 가능할 것으로 관측한 바 있다. 

 

업계 자율로는 현재 난국을 헤쳐나가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말 석유화학 경쟁력 강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적극적인 사업 재편 방안은 담기지 않았다. 결국 대선 기간 중 지원을 약속한 이재명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천NCC를 분석하면서 "단순한 자금 수혈이 아니라 정부 차원의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 원가 절감, 설비 효율화 등 근본적인 정상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하반기 중국 화학 설비 폐쇄가 현실화될 시 업황이 점진적으로 나아지민셔 최악의 상황은 벗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신용평가도 "하반기 실적 추이와 향후 업황 전망, 구조조정 계획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여 신용등급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정치권의 지원 법안은 나와 있다.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이 발의한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지원 특별법안'에는 사업 재편을 촉진하기 위한 정부의 재정적 지원, 공정거래법상 금지 규정의 예외 특례 등이 담겼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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