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사태로 현 리콜 제도 한계 드러나
잇따른 차량 화재와 늑장 대처로 비난을 받고 있는 BMW코리아가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한 가운데, 정부가 이를 계기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7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자동차 리콜 제도 개선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중 법령 개정 등과 관련한 방침이 결정될 예정이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도입되면 제조사가 고의적·악의적으로 불법행위를 한 경우 피해자에게 입증된 재산상 손해보다 훨씬 큰 금액을 배상해야 한다.
이 제도하에서는 기업이 소극적으로 대응하다가 존립이 위태로울 정도의 배상금을 물 수 있어 소비자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국회도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에 적극적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자유한국당 박순자 의원은 6일 "자동차의 결함에 대해 제작사가 신속한 원인 규명과 사후 조치를 하지 않아 소비자에게 손해를 끼쳤을 때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제도 도입 추진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이 검토되는 것은 BMW가 리콜을 결정하기 전까지 정부의 자료 제공 요구를 거부하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등 리콜 제도의 한계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자발적 리콜이 결정되기 한 달 전인 6월 25일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이 BMW에 520d 차량에서 화재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회사 측에 기술자료를 요청했다.
그러나 BMW 측은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7월 5일 연구원이 자료를 재차 요구했으나 BMW는 '독일 본사와 원인 규명 중'이라는 이유를 대며 다시 제출을 거부했다.
7월 12일 연구원은 국토부에 '올해 상반기 조사한 화재 사고 20건 중 9건이 BMW 520d 차량에서 발생했다'는 내용을 담은 BMW 화재 관련 이상 동향을 보고했다.
이에 국토부는 16일 교통안전공단에 제작결함 조사를 지시했고, 18일 BMW가 리콜 의향을 표명했다.
하지만 BMW는 20일 국토부에 빈약한 리콜 계획서를 냈다가 국토부의 강력한 보완 요구를 받고 철회해야 했다.
BMW는 25일 보완된 계획서를 제출했고, 결국 26일 10만6천대에 대한 리콜이 발표됐다.
이처럼 BMW가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부실한 자료를 내면서 시간을 끄는 동안 BMW 승용차들의 주행 중 화재 사고는 계속됐지만 국토부로선 딱히 제재할 방안이 없었다.
미국처럼 강력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없어 제작자가 리콜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우리나라에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계기로 제조물책임법에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도입돼 피해의 3배까지 손해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배상액 규모가 크지 않고 생명이나 신체에 중대한 손해를 끼친 경우에만 해당돼 이번 BMW 사태처럼 재산상 손해만 발생한 경우는 적용 대상이 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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