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더멘털은 살아있다…MASGA·SMR 프로젝트 가시화시 반등 기대"
'조방원'(조선·방산·원전)은 왜 이렇게 맥을 못추는 것일까. 시장 기대와 달리 주가는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조선의 경우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더니 주가는 반등의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5일 주요 방산주 중 하나인 현대로템은 19만14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4월 말(26만8500원) 대비 한 달여 만에 28.72% 빠진 수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같은 기간 141만7000원에서 104만9000원으로 25.97% 하락했다. 한국항공우주는 16만9000원에서 13만9000원으로 17.75% 밀렸다.
원전주 낙폭은 더 가파르다. 한전기술이 18만8600원에서 12만7300원으로 32.50% 추락했다. 두산에너빌리티(-24.78%), 한전KPS(-21.78%), 우진엔텍(-20.55%)도 모두 20%대 하락을 기록했다.
조선주 역시 부진하다. HD한국조선해양은 46만1500원에서 37만9000원으로 17.88% 빠졌다. 한화오션(-14.87%), 삼성중공업(-14.22%)도 줄줄이 내렸다. HD현대중공업은 상대적으로 내림폭(3.07%)이 적어 선방한 모습이다.
조선·방산·원전은 모두 연초부터 기대감을 모았다. 조선과 방산 주요 기업들은 이미 미래 수 년 간의 수주를 확보했다고 한다. '인공지능(AI) 산업혁명' 시대에 전력 수요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원전이 그 수혜주로 꼽혔다. 그런데 왜 주가는 맥을 못추는 것일까.
조선, 기대가 너무 빨리 반영됐다
작년 말 '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정책 기대가 퍼지면서 조선주는 급등했다. 그런데 정작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자 오히려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는 하락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녹아 있었기 때문에 이벤트 발생 후 오히려 주가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기존 수주잔량과 고선가 물량 역시 전부 주가에 선반영되면서 추가 상승 동력이 약해졌다"고 진단했다. 노란봉투법 등으로 인건비 부담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투자심리를 짓누른 것으로 여겨진다.
방산, '평화 기대'가 악재로
방산주는 '평화 기대'가 발목을 잡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협상 가능성이 불거지자 군수 수요가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번졌다. 지난해 미국 국방비 증액과 수출 호조로 방산주가 크게 올랐는데, 종전 기대가 커지자 차익실현 빌미가 됐다.
증권가는 방산주가 일반적으로 고평가됐다는 점도 조정폭을 키운 요인으로 판단한다.
원전, 재료는 있는데 당장 보여줄 게 없다
원전주는 '뉴스 공백'에 발목이 묶였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당장 호재가 없다 보니 차익 실현으로 연결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AI 인프라 확대로 전력 수요가 늘 것이라는 기대는 있다. 소형모듈원전(SMR) 프로젝트 얘기도 지속적으로 나온다.
그러나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상당폭 오른 상태에서 구체적인 수주나 정책이 가시화되지 않으니 다시 후퇴한 것으로 여겨진다.
같은 기간 반도체 지수는 33%가량 뛰었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실제로 분기당 수십조 원이 영업이익을 낸 점이 컸다. 원전주는 아직 실적을 눈으로 보여주지 못한 게 약점으로 꼽힌다.
증권가 "펀더멘털은 살아 있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조선·방산·원전에 대해 중장기 전망을 낙관적으로 본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MASGA 법안이 통과돼 한국 조선업체가 미국 군함 건조에 참여하는 구체적인 방안이 정해지면 주가가 다시 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조선은 고선가 수주잔량이 풍부하고 펀더멘털은 훼손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방산주에 대해서도 "수출 파이프라인이 견조하고 올해 영업이익 성장 폭이 40% 이상을 이어갈 것"이라며 주가 하락은 단기적인 흐름이라고 평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IG넥스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의 실적이 하반기 들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전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미국·한국의 SMR 프로젝트는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며 "수주가 가시화되는 시점에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KPI뉴스 /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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