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국내외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24일 오전 서울 태평로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1.75%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날 결정은 시장 예상과도 일치한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국내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으로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9%가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한은은 일단 추가금리 인상보다 거시경제 안정에 신경 쓰는 분위기다. 한국 경제가 지난해 만족스럽지 않은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성장률은 한은 전망대로 2.7%에 달했지만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연초 3.0% 전망에서 상당히 내려왔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2% 감소로 전환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 감소세(-8.3%)가 두드러졌다.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도 전년동기대비 14.6% 감소하는 등 경기부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세계 경제 성장 눈높이도 낮아지는 추세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연 3.5%로 석 달 전보다 0.2%포인트 낮췄다. 미중 무역분쟁과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중국 경제 성장세 둔화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워낙 크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큰 흐름을 피할 수는 없다. 게다가 반도체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꺾이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그 동안 성장세를 끌어온 수출의 공백을 채울 요인이 마땅치 않다. 지난해 4분기에 정부 재정이 깜짝 힘을 발휘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정책 효과로 지속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금리인상을 주저할 수밖에 없는 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하면서 한은으로선 시간을 벌었다. 자꾸 벌어지는 내외 금리차에 대한 부담은 조금 덜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는 2.25~2.50%로 한국은행 기준금리 보다 0.75%포인트 높다.
한미 금리차가 1%포인트를 넘는 시점도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은 경기침체 우려가 증폭되고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이달 초 급격히 태도를 바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지금은 참을성 있게 인내하며 탄력적으로 경제상황을 지켜봐야 할 시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금융시장에선 연준도 1분기에는 일단 동결하며 지켜볼 것으로 관측한다.
지난번 금통위 회의(작년 11월 30일)에서 금리 0.25%포인트를 인상한 효과를 지켜볼 필요도 있다. 부동산 시장은 요주의 대상이다. 정부가 각종 규제로 틀어쥐고 있지만 풍부한 유동성이 받쳐주고 있다보니 작은 불씨도 크게 번질 수 있다. 이미 위험수위인 가계빚이 더 늘어날 우려가 있다.
관심은 올해 성장률, 물가 전망치 조정 여부로 모인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각각 2.7%, 1.7%로 전망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성장률, 물가 전망치 하향조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기 전망 악화는 추가 금리인상 여지를 줄이고, 한은의 금리동결 기조가 길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물가 상승률은 한은의 목표(2%)에서 멀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가 떨어지고 수요 측면에서 상승 압력도 크지 않다.
KPI뉴스 / 손지혜 기자 sj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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