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주52시간 예외 반도체법 처리되나…이재명 '우클릭'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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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예외 반도체법 처리되나…이재명 '우클릭' 시험대

장한별 기자
기사승인 : 2025-02-04 17:27:29
李, '근로시간 유연화' 검토 시사…중도층 외연확대 포석
당내·노동계 거센 반발…김동연 李 겨냥 "시대 잘못 읽어"
당정, 반도체법 2월국회 처리…근로기준법 개정 선긋기
내주초 국정협의회 4자회담…반도체법·추경 쟁점 담판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을 대상으로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 적용' 특례를 적용하는 내용의 반도체 특별법이 정국의 주요 화두로 부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최근 박차를 가하는 '경제 우클릭'의 진정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어서다.  

 

이 대표는 올초 실용주의를 표방하며 우클릭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추경 편성을 위한 '민생지원금' 포기에 이어 기본소득 정책도 폐기했고 급기야 '근로시간 규제 완화'까지 시사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의혹' 관련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주재한 정책 토론회에서 "중요 산업 R&D 영역의 고소득 전문가들이 동의할 경우 몰아서 일하게 해달라는 요구를 거절하기 너무 어렵다"고 밝혔다.

 

그동안 근로시간 유연화는 민주당이 언급 자체를 꺼리던 민감한 이슈였다. 최대 우군인 노동계의 이해가 걸려 있는 만큼 진보 진영의 금기였다. 당내 강경파와 민주노총 등의 거세 반발과 저항이 불보듯 뻔하다. 그런데도 이 대표가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여권은 즉각 이 대표 압박에 나섰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4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갖고 반도체 특별법을 이달 내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브리핑을 통해 "첨단 반도체 제조를 둘러싼 주요국 경쟁이 나날이 격화하고 있으나 반도체 특별법은 주 52시간 근로시간 특례를 둘러싼 야당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정은 이미 미국·일본·대만 등 주요 경쟁국이 반도체 산업 R&D 인력의 무제한 근로를 허용했지만 우리 반도체 기업은 근로 시간 규제라는 부담을 안고 경쟁하는 처지라고 강조했다.

당정은 근로기준법 수정으로 반도체 산업 52시간제 예외 문제를 보완해야 한다는 야당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한 특례 도입은 사회적 부담이 크고 시간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도체 특별법에 규정해 처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고 김 정책위의장은 전했다.


당정은 반도체 특별법 처리를 위해 야당을 설득하면서 반도체 클러스터대규모 전력공급·AI 반도체 생태계 조성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도 국무회의에서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반도체특별법, 에너지 3법 등 주요 경제법안 처리에 대한 결론을 내야 한다"고 보조를 맞췄다.

 

민주당은 2월 국회에서 추경안과 반도체 특별법 처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것에 모두가 공감한다"며 "공감하는 사안을 중심으로 반도체특별법을 이달 중에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내 여론 수렴을 거쳐 이달 중 반도체 특별법에 대한 최종 입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당내와 노동계 반대에도 중도층 등 외연 확대를 위한 포석으로 이 대표가 결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에선 이날 이 대표를 공개 지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반도체법 주52시간제부터 고치고 혁신해야 한국에도 제2의 딥시크가 탄생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 안팎으로 저항의 강도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이 대표의 '근로시간 유연화'가 현실화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전날 토론회에서 진 정책위의장이 업계 측을 향해 "(기존 제도인) 재량근로제를 쓰면 되지 않나"고 따지는 장면은 당내 기류를 짐작케 한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SNS를 통해 "AI 기술 진보 시대에 노동시간을 늘리는 것이 반도체 경쟁력 확보의 본질인가"라며 "시대를 잘못 읽고 있는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를 저격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 반도체 주권을 지키기 위한 핵심은 첫째 재정을 포함한 과감한 지원, 둘째 전력과 용수 문제 해결, 셋째 반도체 인프라 확충"이라고 강조했다.

 

양대 노총은 기자회견을 갖고 "반도체 특별법 처리 여부는 향후 이 대표 대선 행보의 척도이자 가늠자가 될 것임을 분명하게 밝혀둔다"고 경고성 메시지를 날렸다.

 

다음 주 열릴 국정협의회 4자 회담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야·정은 국회에서 국정협의회 실무협의를 갖고 최 권한대행과 우원식 국회의장,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이 대표가 참여하는 국정협의회 4자 회담을 내주 초 열기로 합의했다.


국민의힘은 실무협의에서 반도체 특별법 등 민생 법안의 2월 국회 처리와 국회 연금개혁·개헌 특별위원회 구성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정이 국정협의회 4자 회담에서 주요 의제에 대해 결론을 도출하기로 한 만큼 주 52시간 예외 적용 특례 조항 등 쟁점을 놓고 담판이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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