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청문정국 주도해 존재감 부각…입당여론도 개선
올리서치…대통령감 韓 17.1% 金 16.7% 장동혁 6.7%
잦은 거친 언사, 與 네거티브 공세에 노출…비호감↑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청문 정국'에서 여야 모두에게 공격을 당하고 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의혹을 잇따라 폭로해 집중 견제를 받는 것이다. '단독플레이'의 대가인 셈이다.
한 의원이 녹취록을 공개하며 제기한 '신약 임상시험 식약처 청탁' 논란은 김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키운 불씨였다. 더불어민주당은 눈엣가시 한 의원의 김 후보자 자료 출처를 문제삼으며 거세게 반격했다.
한 의원 '친정'인 국민의힘 당권파도 자료를 불신하긴 마찬가지다. 장동혁 대표에겐 '주적'이 민주당이 아닌 한 의원이다. 당권파는 한 의원이 주목받는 상황을 경계하는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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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논란을 비롯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국회는 15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검증을 벌였다. 청문회 직전 민주당에선 김민석 대표가 전면에 나서 한 의원을 때렸다.
김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 내부자료 불법유출 사건의 주요 관련자나 피의자로 법적 절차를 마주할 것"이라며 "한동훈 자료 유출 게이트는 엄정히 공적으로 다루겠다"고 예고했다. 김 대표는 특히 한 의원이 '5·18 전야제 룸살롱 술자리' 의혹 등을 소재로 공격한데 대해 상세히 반박하며 "혹시나 윤석열과 다를 줄 알았는데 역시나 같은 핏줄의 배다른 형제"라고 비꼬았다.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도 보조를 맞췄다. 조 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한 의원의 김 후보자 관련 수사자료 입수 경위를 두고 "문제의 사건 처리 계획 보고서를 볼 수 있던 사람은 한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한 소수인 바,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한동훈이 대권 후보로 부각되자 검찰이 바로 줄을 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검찰찰의 은밀한 내부 자료(기소계획서)가 어떻게 한 의원에게 흘러갔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관이 된다면 정확한 사실 조사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후보자는 "자료를 이용해 왜곡, 짜깁기 등을 통해 여론을 호도하는 건 민주주의의 큰 적"이라고 날을 세웠다. 자신이 식약처에 민원을 전달한 제약사 제넨셀의 허위 자료 제출 문제와 관련해선 "저는 문과였다"며 "치료제에 대한 성능을 제가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당권파는 한 의원이 독주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데 대해 불안감, 불쾌감을 보이고 있다. 그가 야권 내 구심점이 되면 자신들에게 불이익이 돌아올 걸 우려해서다. 한 의원이 보수 정치의 중심축으로 체급을 키우면 국민의힘 입당 여론을 개선하는 효과도 예상된다. 당권파로선 부담이 커지는 일이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전날 YTN라디오에서 한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대해 "김 후보자 낙마에 긍정적 영향보다는 물타기 국면을 조성했다는 비판적 시각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본인의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하는 치기 어린 욕심 같은 것"이라며 "경망스럽고 촐싹댄다는 느낌"이라고 깎아내렸다.
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 대표 글을 링크하고 "김 대표, 멘탈 깨진 것 같은데 멘탈 관리하세요"라고 적었다. 전날엔 "당권파가 발목 잡을 만큼 한가하지 않다"고 맞받았다. 그는 김 후보자의 청문회 발언에 대해서도 "깡패 두목처럼 '누가 내 죄를 신고했는지 법무부 장관이 돼 직접 색출하겠다'고 기세등등하다"고 받아쳤다.
한 의원은 김 후보자 검증 국면에서 야권의 대표적 공격수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8·30 개각에서 김 후보자를 지명한 다음날부터 공세를 이어왔다. 지난달 31일 국회 예결특위에서 김 후보자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점을 짚으며 "이런 분을 법무부 장관으로 모셔도 되겠나"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후 페이스북에서 김 후보자의 통화 녹취록 등을 연달아 공개하며 전선을 넓혔다. 하루 50개 안팎의 글을 올리며 '김승원 저격수'로 주가를 올렸다.
올리서치가 지난 13일 발표한 여론조사(비전코리아 의뢰로 12, 13일 전국 유권자 1020명 대상 실시, 응답률 3.6%)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감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17.1%가 한 의원을 꼽았다. 직전인 3주 전 조사와 비교해 5.9%포인트(p) 올랐다. 두 조사의 시점을 감안하면 김 후보자에 대한 이슈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 대표는 0.1%p 상승한 16.7%였다. 오차범위(95% 신뢰수준 ±3.1%p) 안에서 선두가 바뀌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2.6%(0.6%p↓),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 8.7%(0.6%p↓), 조국 원장 7.3%(1.3%p↑), 장 대표 6.7%(3.8%p↓) 등으로 나타났다. 한 의원과 장 대표의 희비가 눈에 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한 의원(27.3%)이 장 대표(13.9%)를 크게 앞섰다.
김 대표와 조 원장, 장 대표는 차기 대권주자로 꼽힌다. 이들이 한 의원을 압박하는 건 차기 경쟁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의원이 보수 야권의 차기 주자로 입지를 다지는 건 큰 소득이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야당 국회의원으로서는 더할나위 없이 잘하고 있다"며 "청문 정국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문제제기, 이슈 주도력, 공격 포인트를 잘 잡고 있다"는 것이다. 친한계 핵심 의원도 "무소속인데도 영향력과 존재감이 제1야당보다 커졌다"고 자평했다.
반면 한 의원에 대한 비호감이 번진 건 만만치 않은 손실이다. 한 의원은 민주당이 단언하는 '검찰 커넥션' 의혹에 "아니다"고 부인하면서도 자료 출처에 대해선 함구로 일관했다. 의구심을 털지 못한 셈이다. 그런 만큼 김 후보자 관련 자료가 법무부, 검찰과 관련된다면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국민의힘 당권파 일각에선 한 의원을 잡기 위한 '김승원 활용법'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 의원은 "당권파 입장에선 김 후보자가 장관이 되면 알아서 한 의원 수사를 세게 할 것이니 낙마를 위한 검증과 청문회를 강하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며 "그런 기류가 있는데 무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당권파는 뭣이 중한지 모르고 있다"고 혀를 찼다.
한 의원이 여권발 네거티브 공세에 자주 노출되면서 부정적 이미지가 쌓이는 것도 마이너스다. 한 의원은 '오빠 독약로비 게이트' '듣보잡' '개수작' '이빨을 뽑아버리겠다' 등 거친 언사를 쏟아내 혹평을 자초했다.
장 소장은 "부적절하고 자극적인 단어, 쉽게 흥분하는 모습, 팀플레이 부족 등이 개혁신당 이준석 전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에게서 보이는 부정적 이미지를 고착화시키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야권 관계자는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 한 의원의 공통점은 자기 중심적이고 보스 기질이 강하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측근을 잘 챙기지 못하고 친화력이 약하다는 뜻"이라며 "사람이 오래 붙어있지 못하고 떠날 수 있다"고 했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 명당'에서 '한 의원이 차분했으면 하는 바람이 많다'는 진행자 전언에 대해 "저도 한 의원에게 그런 얘기를 전한 적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국민들이 '이게 말이 되냐'며 흥분해 있는 상황을 한 의원이 대변하기에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올리서치 조사는 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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