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이광재 "이중삼중 특혜" "사퇴가 청년모습"
金, 식약처 로비의혹 쟁점…해명문자 보내 도마에
친명 지도부, 金 결사 엄호…龍, '제2 강선우'될 수도
8·30 개각 후폭풍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우선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 중이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도 가볍지 않다.
용 후보자는 장관이 되면 의원직을 사퇴하는 관례를 따르지 않겠다고 밝혀 성난 민심을 자초했다. 그는 기본소득당 비례대표 재선 의원이다. "양손에 떡을 쥐겠다"는 심보가 드러나 '특혜·불공정' 비판이 거세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의원직을 내려놓으라"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용 후보자는 그러나 마이웨이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2일 비례의원직 사퇴 요구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잘 준비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겸직을 고수하며 청문회를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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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용 후보자는 '의원직 사퇴 요구가 있다'는 거듭된 질문에 "청문회가 국민과 함께 소통하는 공간이기에 많은 말씀을 나눌 수 있도록 청문회를 잘 준비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많은 걱정과 우려 있다는 걸 안다. 듣고 또 듣겠다"고 했다.
용 후보자가 의원직을 사퇴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여론이 악화할 경우 '제2의 강선우'가 될 수 있어서다. 무소속 강선우 의원은 민주당 시절 이재명 정부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보좌진 갑질과 거짓 해명 논란 등으로 자진 사퇴했다.
용 후보자가 의원직을 내놓으면 기본소득당은 원외 정당으로 전락한다. 10억 원 넘는 국고보조금이 끊겨 당은 존폐 기로에 놓이게 된다. 그런 만큼 용 후보자는 장관직보다 의원직을 더 지키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소명 기회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여론을 주시하고 있으나 용 후보자의 버티기에 고심이 깊어지는 눈치다. 중진 의원들까지 앞다퉈 겸직 포기를 압박했다.
송영길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나가 "누가 보더라도 욕심이고 불공정하게 느껴지는 것"이라며 "갑자기 벼락출세하고 특혜를 이중, 삼중으로 받은 것이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송 의원은 "민심이 수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광재 의원은 MBC에 출연해 "의원직을 사퇴하는 게 청년다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조국혁신당 비례대표직을 사퇴하고 입각한 청와대 이해민 AI 미래기획수석비서관 사례를 들며 용 후보자 결단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김영배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비례대표직은 던지는 게 국민 눈높이에 맞다"며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연간 11억원에 달하는 국고 보조금을 받으려고 사퇴하지 않는 것"이라며 용 후보자를 연일 몰아붙이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현재 진행 중인 기본소득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출마자만 살펴봐도 모두 용의 사람들"이라며 용 후보자의 국회 비서관과 배우자, 비서관 출신 등이 출마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용혜인을 '령도자'이자 '최고존엄'으로 모시는 이런 정당을 위해 왜 국민의 혈세를 바쳐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용 후보자 남편 박기홍 씨는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했다. 박 씨는 사무총장 등을 거쳐 현재 전략기획부총장을 맡고 있다. 올해 당에서 받은 월급은 300만 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진보 성향 군소 정당인 녹색당은 "편법 위성정당으로 성평등을 실현할 수 없다"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정의당에 이어 진보 정당에서 용 후보자 비토론이 번지는 흐름이다.
김 후보자는 지난 2021년 한 업체가 개발하던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시험 승인을 둘러싼 로비 의혹이 최대 쟁점이다. 그는 업체 설립자인 강모 교수가 청탁한 브로커 양모 씨 부탁을 받고 당시 식약처장에게 치료제가 임상시험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검찰은 강 씨가 양 씨를 통해 김 후보자에게 정치후원금을 전달하려고 했으나 후원 계좌 한도가 모두 차 전달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강 씨, 양 씨를 재판에 넘겼지만 김 후보자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선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는 검찰이 피의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재판에는 넘기지 않는 불기소 처분으로, 무혐의 처분과는 다르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지명 철회 0순위"라며 낙마를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김 후보자가 민주당 내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의원모임' 공동대표로 활동한 이력 등을 지닌 강경파라는 이유에서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에 대해선 적극 엄호 모드다. 지도부가 직접 국민의힘 공세를 반박하고 있다. 한민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직 임명조차 되지 않은 장관 후보자의 직무 수행과 대통령 재판 결과를 미리 연결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억측"이라고 쏘아붙였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지지층 결집을 위한 8·30 개각이 공소 취소와 겸직 논란 등으로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배 소장은 "두 사람 지명으로 중도층과 청년층 이탈이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청년층 지지율 약세로 고전하는 민주당은 엎친데 덮친 격이다.
두 후보자에 대한 비판 여론이 번지면 용 후보자가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김 후보자는 이 대통령 문제와 직결된 인사"라며 "민주당의 친명 지도부는 김 후보자가 청문회를 마칠 때까지 결사적으로 엄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사위 간사를 강경파 김의겸 의원이 맡은 것도 선제적 조치로 비친다.
용 후보자는 처지가 다르다. 특히 용 후보자가 겸직을 고수하면 민주당으로선 적극 방어할 명분과 의욕을 갖기 어렵다는 게 전반적인 기류다. 용 후보자가 자당 소속도 아닌데다 부정적 민심에 맞서는 것이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동반하락하는 추세인데, '용혜인 리스크'가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만만치 않다.
김영배 의원은 최근 민주당뿐 아니라 대통령 지지도가 20·30대 여성층에서 하락세를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그것을 해결해야 하는 입장인데 오히려 악화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돼 당에서도 굉장히 걱정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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