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률 통계를 실제 매매가 등락률로 착각하지 말아야"

수년간 지속된 ‘부동산 파티’가 끝난 모양이다. 투기 수요가 끌어올린 아파트 가격은 뚝뚝 떨어지고 있다. 일시적 조정은 아닌 듯하다. 파티가 길면 숙취도 오래가는 법이다. 아파트 가격엔 천문학적 ‘가계 부채’가 얹혀 있다.
그런데 한국감정원 등 관계기관이 발표하는 주택가격 변동률만 보면 아파트 하락세를 실감하기 어렵다. 변동률이 워낙 미미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2월 둘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의 경우 “전주 대비 0.04% 내렸다”는 식이다. 10억원짜리 아파트라면 40만원 떨어져 9억9960만원에 거래됐다는 말인가. 그게 떨어진 건가, 코웃음칠 일이다. 하루에도 2∼3%는 기본이고, 최고 30%를 오르내리는 주식시장과 비교하면 미미하기 짝이 없는 하락률 아닌가.
오해다. ‘소수점 아래 수치’라고 가격변동이 미미할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변동률이 미미하게 나오는 건 주택가격 변동률 산정방식에 따른 것일 뿐 실제 각개 물건의 변동률이 그 정도로 미미한 것은 아니다.
아파트가격 변동률 산정방식은 주가 변동률 산정방식과는 완전히 다르다. 단순화하면 지역별, 유형별, 연식별 등으로 표본을 뽑아 ‘총액 변동률’ 또는 ‘호별 변동률 평균’ 방식으로 산출하는데 둘 모두 개별 물건의 변동률이 물타기하듯 ‘희석’된다.
예컨대 특정 지역에 5억원짜리 아파트 100채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총액이 500억원이 된다. 이중 2채가 50% 폭락한 2억5000만원에 거래가 됐다면 거래되지 않은, 그래서 가격변동이 없는 98채를 포함해 총액은 495억원이 된다. 그럼 총액변동률 방식으로 할 경우 500억원에서 5억원이 빠진 것이니,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1%’로 산출되는 식이다. 개별 물건은 ‘50% 폭락’이지만 전체 가격 변동률 통계는 ‘1% 하락’으로 물타기되는 것이다.
뒤집어 얘기하면 1% 이하, 소수점 아래 수치의 하락률이라도 실상은 폭락일 수 있는 것이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감정원의 경우 호별 변동률 평균을 내는데 이 방식도 개별 물건의 변동률과는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론. 요즘 주간·월간으로 발표되는 아파트 가격변동률을 보고 실제 거래된 개별 물건의 변동률로 착각하면 안된다. 의문은 남는다. 실제와 이렇게 동떨어진 통계가 무슨 소용인가. 감정원 관계자는 “가격 변동률은 가격 자체보다 추이와 동향, 부동산 시장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자료”라고 말했다.
류순열 기자 ryoos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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