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조류충돌 경보 1분뒤 조종사 '메이데이' 요청"…국토부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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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충돌 경보 1분뒤 조종사 '메이데이' 요청"…국토부 브리핑

박지은
기사승인 : 2024-12-30 03:09:25
8시57분 경고→1분후 메이데이→9시 착륙시도→9시3분 충돌
"사고기, 착륙허가 수용하고 내리다 활주로 지나 담벼락 충돌"
랜딩기어 안 펴져 기체 결함 가능성도…조사원 8명 현장 급파
무안공항, 조류사고 발생률 0.09%…인천공항 제외한 전국 1위
'새떼 레이더 설치' 경고 있었으나 활주로 확장 사업 탓에 미실행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가 29일 오전 착륙 직전 무안국제공항으로부터 '조류 충돌'(버드스트라이크) 주의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새 떼와 충돌에 주의하라"는 내용이었다. 버드 스트라이크는 새가 운항 중인 항공기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거나 충돌하는 현상을 말한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사고 관련 브리핑을 통해 사고 여객기는 조류 충돌 경고를 받고 1분 뒤 조난신호인 '메이데이'를 요청했고 이후 5분 만에 충돌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을 하던 제주항공기가 추락한 현장 모습. [전남소방본부 제공]

 

주종완 항공정책실장 브리핑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는 이날 오전 8시57분쯤 조류 충돌 경고를 받고 1분 뒤 메이데이 요청을 한 뒤 오전 9시쯤 19활주로 방향으로 착륙을 시도했다. 이어 3분 후인 9시3분쯤 랜딩기어 없이 착륙하다 충돌했다. 

 

국토부는 "관제탑에서 조류 충돌 주의를 언급한 후 조종사가 착륙을 시도할 때까지 대략 3분 정도 소요됐다"며 "충돌 주의 후 조종사가 메이데이를 외친 사이 시간은 1분 정도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활주로 01번방향으로 착륙을 시도하다 관제탑에서 조류 충돌 주의 경보를 주자 얼마 안 있다가 조종사가 메이데이를 선언했다"며 "그 당시 관제탑에서 반대쪽인 19활주로 방향으로 착륙 허가를 내줘 조종사가 수용하고 착륙하는 과정에서 활주로를 지나서 담벼락에 충돌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사고기는 지상 약 200m 상공에서 새 떼와 충돌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목격자들도 새가 엔진으로 빨려 들어간 듯 2, 3차례 '펑'하는 소리가 나더니 오른쪽 엔진에서 불길이 일었다고 전했다.


국토부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사고기의 2가지 블랙박스 중 비행기록장치의 수거를 마쳤다고 밝혔다. 나머지 음성기록장치를 확보한 뒤 세부적인 사고 상황과 원인 등을 분석할 계획이다.

 

사고 비행기 기장은 비행 경력이 6800여 시간으로 경험이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조류 충돌이 주 원인으로 추정되나 특정하기는 이르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비행 중 엔진 및 랜딩기어(착륙 시 사용하는 바퀴)에 문제가 생기는 일은 종종 있지만 동체착륙을 시도한 사례 자체가 그리 많지는 않다는 이유에서다.


국토교통부는 29일 사고 원인 파악을 위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 조사원 8명 등을 현장에 급파했다. 랜딩기어가 펴지지 않은 것을 놓고 기체 결함 가능성도 제기된다. 랜딩기어가 펴지지 않아 몸통으로 비상착륙한 비행기는 불과 10여초 만에 활주로를 300m쯤 벗어나 높이 3~4m 콘크리트 외벽과 충돌했다. 제동이 되지 않아 시속 200km 상태로 충돌이 발생했다. 

 

사고기는 '메이데이'를 외치며 1차 착륙에 실패한 뒤 공항 상공을 크게 선회하지 못한 채 다시 착륙하기 위해 활주로 북쪽에서 진입해 고도를 낮췄지만 랜딩기어 미작동으로 동체착륙을 시도했다. 동체 착륙은 최악의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착륙 방법이다.

 

여행객 179명 생명이 희생된 대형 참사가 발생한 무안국제공항은 조류 충돌 발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공항공사가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지난 8월까지 무안공항의 조류 충돌 발생 건수는 총 10건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무안공항을 오간 항공기는 총 1만 1004편. 발생률이 0.09%로 추산된다.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전국 14개 공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포공항에선 총 75만 7479건의 운항 중 140건의 조류 충돌이 발생했다. 발생률(0.018%)로는 무안공항에 한참 뒤처진다. 원주공항에선 비행 편수가 6207건인데 조류 충돌은 전무했다.

 

2020년부터 추진된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확장 사업 당시 환경영향평가에서도 조류 충돌의 위험이 크다는 경고가 나왔다. 공항 인근 지역에는 113.34㎢에 이르는 대규모 무안갯벌습지보호구역이 있어 겨울 철새들의 대표적인 도래지로 꼽힌다.

 

조사를 맡은 용역업체는 보고서에서 △폭음기·경보기 설치 레이저·깃발 조류음파퇴치시스템 구축 등 조류 충돌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응책도 제시했으나 확장 사업이 완공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런 대책들이 실행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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