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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예술계 '갓파더' 김민기, 상록수처럼 떠나다

제이슨 임 문화전문기자
기사승인 : 2024-07-23 09:52:02
대표곡 '아침이슬·상록수' 민중 저항정신 상징
학전 개관…김광석·설경구 거쳐간 예술인 산실
지병 악화 향년 73세...발인 24일 서울대병원
▲ 김민기 [학전 제공]

 

대한민국 가요계의 대부(GodFather),'아침 이슬' 김민기 선생이 21일 별세했다. 향년 73세. 고인은 지난해 가을 위암 진단을 받고 투병해왔다. 


김민기는 1951년 전북 익산에서 10남매중 막내로 태어났다. 경기중·고교를 거쳐 서울대 회화과에 입학했지만 붓 대신 기타를 들고 음악계에 투신했다. 대학 입학 이듬해 동창 김영세와 포크송 듀오 '도비두'로 결성하고 활동 시작했다. 그는 당시 그의 일생 대표곡인 '아침이슬'을 작곡했다. 이 노래는 나중에 청명한 목소리의 무명 가수 양희은이 불러 입소문을 탔고 나중엔 민중항쟁을 상징하는 저항의 노래가 됐다.


그는 '꽃 피우는 아이', '늙은 군인의 노래', '상록수' 등을 연이어 내놓았다. 하지만 독재정권은 그의 곡들을 줄줄이 금지곡으로 묶었다. 하지만 그의 노래들은 방송에선 들을 수 없어도 대중의 입을 거치며 또 다른 아침이슬이 됐다. 특히 그가 1977년 봉제 공장에서 일하며 작곡한 '상록수'는 오랜 세월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애초 공장에서 합동결혼식을 올리는 노동자들을 위한 축가로 지은 노래였다. 2002년 대통령선거 당시 노무현 후보가 기타를 치며 투박한 목소리로 부르기도 했다.


가수나 작곡가일 뿐이 아니었다. 김민기는 대중음악계 여러 현장에서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며 음악계 전반에 영향을 끼쳤다. 1984년 그가 결성한 민중가요 노래패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활동은 현재 중년을 사는 이들의 뇌리에 각인돼 있다.

1991년 그는 자신 일생일대의 또 다른 작품으로 불릴 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개관했다. 고(故) 김광석은 이 소극장에서 수천 회 라이브 공연을 이어갔다. 학전에서 배출한 배우나 가수들은 여전히 한국 대중예술계의 독보적 존재로 활동하고 있다. 이젠 고인이 된 가수 김광석·유재하를 비롯해 '학전 독수리 5형제'로 불린 설경구·김윤석·황정민·장현성·조승우 그리고 윤도현, 나윤선, 정재일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벅차다. 하지만 생전 그의 가장 위대한 작품 가운데 하나였던 소극장 학전은 올해 3월15일 개관 33주년 만에 적자로 문을 닫았다.


1994년 그가 무대에 올린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한국 뮤지컬 역사의 금자탑이 됐다. 독일 원작을 한국 정서에 맞게 번안한 해당 작품은 지난해까지 8천 회 이상 무대에 올려졌으며 70만 명 넘는 관객을 끌어모았다. 그는 2016년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때 한국의 노벨문학상 후보로 잠시 언론을 달구기도 했다. 그는 생전에 정치적 의견을 따로 피력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음악은 언제나 민중 가운데 있었으며 그가 쓴 노랫말은 언제나 시대를 끌어안고 있었다.

고인은 생전에 '의형제'로 2001년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분 대상과 연출상, '지하철 1호선'으로 한독 문화교류 기여를 인정받아 독일 정부로부터 괴테 메달을 받았다. 윤이상, 백남준에 이어 국내의 3번째 기록이다.

그는 장맛비가 철없이 쏟아지는 여름 한 날 자신의 노래 '상록수'처럼 떠났다. '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 온 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게 살다' 우리 곁을 떠났다.

유족으로 배우자 이미영 씨와 2남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24일이다.

 

KPI뉴스 / 제이슨 임 아트전문기자 Jasonyi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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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임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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