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尹 총장 시절' 대검, 21대 총선 직전 '정치 정보' 수집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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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총장 시절' 대검, 21대 총선 직전 '정치 정보' 수집 의혹

전혁수
기사승인 : 2023-08-22 15:49:54
21일 '고발사주' 재판서 제기…성상욱 당시 담당관 증인 출석
대검 수정관실 '여론조사 총괄표' 등 정치 정보 수집 정황
재판부 "범죄정보로 보기 어려워…이례적, 업무와 무관"
成, '장모 문건' 증언 거부…재판부 "말 못 할 사정 있나"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2020년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수정관실)이 그해 21대 총선(4월 15일) 직전 출마 후보자 명단, 여론동향 등 정치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1일 열린 '고발사주' 재판에서 수정관실이 정치 정보를 모았다는 정황이 일부 드러났다.

'검찰총장의 눈과 귀'로 불리는 수정관실은 검찰 범죄정보 수집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문재인 정부 초대 검찰총장이던 문무일 전 총장은 검찰개혁 일환으로 범죄정보기획관실을 수정관실로 바꾸고 정보 수집 범위를 '수사에 필요한 정보'로 한정했다. 

▲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고발사주 사건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수정관실이 고유 업무를 벗어났기 때문에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 심리로 열린 손준성 검사(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 고발사주 재판에는 성상욱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2020년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2담당관)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재판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검사는 "2020년 3월, 4월 증인(성 검사)은 김영일 당시 수사정보1담당관(현 수원지검 평택지청장)으로부터 21대 총선 관련 여론조사 파일을 받았다"며 "2020년 4월 3일 오후 5시28분 증인이 피고인(손 검사)에게 '총선후보 등록 현황'을 전송했고 '5시 현재 여론조사 반영' 파일이 첨부된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왜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해 보냈고 왜 시간별로 반영해 수정관실에서 총선 여론조사 정보를 공유했느냐"고 따져물었다. 성 검사는 "김영일 검사가 '지라시'라든지 관련된 자료를 받으면 공유하기도 해서 왔던 것 같고 쪽지 이름만 봐서는 구체적으로 내용이 어떤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공수처에 따르면 성 검사는 검찰 내부 메신저를 통해 김 검사로부터 총선 여론 동향 등의 정치 관련 정보가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파일을 넘겨받았다. 성 검사는 2020년 4월 3일 이후에도 2020년 4월 6일부터 8일까지 오전 9시와 오후 5시 전국 여론조사 총괄표, 총선후보 여론조사 동향표 등 문건을 김 검사로부터 받았다.

공수처 검사는 "언론은 여론조사 총괄표를 제작하지 않는데 수정관실에서 전국 지역 여론 지지율을 매일 오전 9시, 오후 5시에 공유하는 이유가 뭐냐"고 추궁했다. 성 검사는 "쪽지 첨부파일 제목만 가지고는 내용을 정확히 알 수 없고 어떤 경위로 받았는지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도 수정관실의 정치 관련 정보 수집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었다. 재판부는 "(공수처) 주신문 사항을 보면 지역별 여론조사 총괄표, 총선후보 등록 현황 등 파일을 수정관실 내에서 공유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제목만 보면 이건 (단순한) 범죄정보라고 보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성 검사는 "선거일 다가올수록 언론에서 보도되고 (선거 정보가)지라시에도 언급되는데 그런 자료들이 오간 것 같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총괄표'라는 명칭이 여론조사를 모았다는 뜻 아니냐"며 "범죄정보라고 보기 어려운 것이라서 공유됐다면 이례적이고 업무와 직결되는 게 아닌데, 내용이 기억이 안 나느냐"고 재차 물었다. 성 검사는 "선거 앞두고 지라시나 언론기사,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 올라오는 자료들도 왔다 갔다 했던 기억은 난다"고 해명했다.

재판부는 또 "제목만 보면 (수정관실이) 정리한 느낌이 든다. '반영'이란 것은 다른 것을 보고 작성했다는 것이고 '총괄'이라는 것은 여러 자료를 모아 정리했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성 검사는 "제가 만든 자료가 아니라서(기억이 안 난다)"고 부인했다.

성 검사는 재판에서 일명 '장모 문건' 작성 여부에 대해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증언을 거부했다. 장모 문건은 2020년 3월쯤 수정관실이 작성한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 해명 자료다. 성 검사는 해당 문건 작성자로 지목받았다.

손 검사는 2020년 3월 12일과 18일, 19일, 20일, 26일 등 수 차례에 걸쳐 최 씨 관련 각종 문서파일을 권순정 대검 대변인(현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에게 보냈다.

재판부는 성 검사 증언 거부에 "당당한 상황이면 사실을 밝혀 좀더 명명백백하게 하는 게 증인에게 유리할 수도 있는데 말 못 할 다른 사정이 있나"라고 물었다. 성 검사는 "그때 있었던 일로 조사 받고 압수수색을 당하고 있다"며 "법정에서 증언하는 자체가 제게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인 하승수 변호사는 22일 UPI뉴스와 통화에서 "총선 여론조사 총괄표 등은 범죄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그러한 정보를 수집했다면 수집 자체로 수정관실의 업무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지시한 사람이 있다면 지시한 사람은 직권남용으로 처벌받을 수 있고, 작성 목적에 따라 문건이 활용됐다면 선거법 위반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전혁수 기자 jh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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