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연일 치고 받는 국가기관들…정권교체 1년에도 후유증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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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치고 받는 국가기관들…정권교체 1년에도 후유증 여전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3-06-14 16:12:06
권익위 "선관위, 조사 받겠다더니 시작되니 불응"
與 "오만방자한 선관위"…선관위 "입장 변화 없다"
野 "감사원, '권익위 보고서' 조작…국정조사 추진"
방통위, KBS 수신료 분리징수 착수…野 항의방문
중앙선관위와 국민권익위, 감사원, 방송통신위가 연일 시끄럽다. 이들 기관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이 존립 이유다. 국민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각 기관 내부에서 불협화음이 나오거나 기관끼리 치고받아 스스로 공신력을 까먹고 있다. 대부분 기관의 장이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라는 게 공통점이다. 선관위 노태악, 권익위 전현희 위원장과 방통위 한상혁 전 위원장 등이다.

여야는 정파적 이해에 따라 편을 갈라 싸움을 부채질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넘었는데도 정권교체 후유증이 여전한 모양새다. 

▲ 국민권익위 정승윤 실태조사단장(부패방지부위원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중앙선관위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의혹 전수조사와 관련해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선관위는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의혹으로 조사를 받는 처지다. 의혹 초기 감사원을 피해 권익위의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 전 위원장의 권익위가 덜 부담스럽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선관위는 독립기관임을 내세워 감사원 감사를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양 기관은 날카롭게 충돌했다. 선관위는 여권과 여론의 압력에 밀려 결국 감사원 감사를 수용했다. 그런데 정작 권익위 조사가 시작되자 저항했다. 

권익위 조사를 총괄하는 정승윤 부위원장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일 오전부터 중앙선관위 및 17개 시·도 선관위에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했으나 선관위가 조사에 응하지 않고 비협조적인 자세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부위원장은 "선관위가 갑자기 태도를 돌변해 감사원 감사를 이유로 권익위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며 "그렇다면 앞서 권익위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한 것은 오로지 감사원 감사를 회피하며 국민의 눈을 속이려는 얄팍한 꼼수였다는 것을 말하느냐"고 따졌다. 그는 "감사원 감사를 전면 수용하면 조사 거부 수용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감사원으로부터 감사원법상 회계 검사는 받을 수 있어도 직무 감찰은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비판이 일자 선관위는 지난 9일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관해서만 부분 감사를 받겠다는 한발짝 물러났다. 그러나 감사원은 "감사 범위는 감사원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중앙선관위의 오만방자함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며 "헌법 기관 운운하지 말고 모든 조사에 적극 응하라"고 촉구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선관위는) 아직까지 자신들이 외부의 간섭을 피할 수 있는 성역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선관위는 "협조하겠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응수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감사원과 권익위가 같은 날 현장조사를 하겠다고 했다"며 "현장조사 기간이 겹치면 비효율적이니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전 위원장은 자신의 감사 결과보고서 공개를 놓고 감사원과 전쟁중이다. 민주당은 자당 출신 전 위원장을 적극 엄호하고 있다.   

국회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감사원 사무처가 전 위원장에 대한 감사 결과보고서를 임의로 수정한 뒤 최고 의결기구인 감사위원회 결재 없이 일반에 공개했다"며 감사원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은석 주심 감사위원의 문제 제기로 감사원의 악행이 또 한 번 드러났다"면서다.

권익위 감사의 주심 위원인 조은석 감사위원은 지난 12일 감사원 내부 게시판을 통해 자신이 감사보고서를 최종 검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감사원 사무처가 보고서를 일반에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권익위 감사를 주도한 김영신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은 "관련 절차를 정당하게 거쳤다"고 일축했다.

방통위도 화약고다. 방통위는 이날 KBS TV 수신료 분리 징수를 위한 법령 개정 절차에 돌입했다. 한 전 위원장이 면직 처분되자 대통령실과 호흡을 맞춰 현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면직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낸 상태다.

▲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이 14일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방송통신위를 항의방문해 같은 당 조승래 의원이 성명서를 읽던 중 쓰러져 있다. [뉴시스]

방송위는 이날 회의를 갖고 KBS 수신료를 전기 요금과 분리해서 걷도록 방송법 시행령을 개정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지난 5일 대통령실이 월 2500원인 수신료를 전기 요금과 분리해 납부하는 방안을 방통위와 산업통상자원부에 권고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회의에 참석한 김효재 상임위원(방통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상인 상임위원이 개정에 찬성했고 김현 상임위원은 반대했다. 김 위원은 민주당 추천 인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소속 민주당 조승래·장경태 의원은 이날 방통위를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현재 한상혁 위원장 면직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이 진행중이고 다음주면 복귀 여부가 결정된다"며 "논란을 만들며 무리해 처리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조 의원은 취재진 앞에서 항의 성명을 읽어 내려갔고 장 의원은 그 옆에 나란히 서 있었다. 그러다 돌연 기침을 하며 몸을 앞으로 수그리더니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졌다. 장 의원은 턱에 경미한 상처를 입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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