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주민반대에 발목잡힌 미래에셋 '홍천 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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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반대에 발목잡힌 미래에셋 '홍천 목장'

김기성
기사승인 : 2023-06-12 15:03:45
홍천 청정지역에 축사 신축으로 주민들과 갈등
축사는 농촌의 기피시설, 주민 동의가 필수적
미래에셋+행정관청, 주민동의 왜 건너뛰었나
미래에셋 "주민과 소통중…정화 시설 갖출 것"
미래에셋의 강원도 홍천 목장 건설이 논란이다.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래에셋 계열사 '와이케이디벨롭먼트'는 지난해 11월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 괘석리 일대에 6169㎡ 규모의 축사 건축허가를 받아 착공에 들어가 완공을 앞두고 있다.

주민들은 청정지역에 웬 축사냐며 환경이 나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래에셋 측은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 소유)골프장과 연계해 농촌의 새로운 고부가가치 소규모 모델사업으로,이윤을 추구하거나 환경을 해치는 사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골프장(세이지우드홍천)이 들어선 지역도 원래 목장이었다고 한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골프장 건설 이후 귀농이 늘고 지역발전이 이루어지는 등 순기능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연장선에서 연계 프로로 농촌의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보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결사반대 기류다. 그렇게 문제없고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사업이라면 사전에 주민을 설득했으면 될 일이다. 사전 소통부족으로 진통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상수도 없는 고지대, 축사 들어서면 식수는 어떻게?

주민들은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는 청정지역으로 소문난 동네에 웬 축사냐며 반발하고 있다. 마을이 평균 650m의 고지대여서 상수도가 들어올 수 없어 지하수를 사용하는데 축사가 들어오면 식수 오염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또 축사가 완공되면 환경 오염물질이 배출돼 농사에도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수도권에서 멀지 않은 청정지역으로 청년농을 비롯해 귀촌인구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인데 축사가 들어서면 모두가 외면해 지역이 소멸할 지도 모른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축사 반대 비상공동대책위원회(비대위)를 결성해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또 마을 곳곳에 플래카드를 내걸고 트랙터와 화물차를 앞세워 시위를 펼치고 있다. 비대위는 앞으로 미래에셋 본사와 국회 의사당에서도 항의 집회를 열 계획이다. 

미래에셋 "법적으로 문제없다"

주민들의 반대에 대한 미래에셋의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래에셋 관계자는 법적으로 인허가를 받은 사안이라 문제될 것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그런데 주민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2000평 가까운 목장에서 산양 100여 마리를 사육할 계획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산양목장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해당지역 일대 46만여㎡에 농어촌관광휴양단지를 조성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들은 산양 축사 뿐 아니라 거대한 시설공사가 수반되는 대규모 관광단지에 대해서도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돈벌이에 혈안이 된 대기업이 청정지역에서 대규모 개발 공사를 진행하는 것을 지켜보지만 않겠다는 입장이다.

▲ 서울시 중구 청계천변 미래에셋증권 본사. [미래에셋증권 제공]

법적 요건만 충족한다고 축사 허가 나지 않아

우리나라는 축사 부지, 목장 부지와 관련해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가축분뇨와 관련한 법률로 가축을 사육할 수 있는 구역을 촘촘하게 제한하고 있다. 수질 오염 관련 기준이나 민가와의 거리를 주요 제한 요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를 피한 지역이라고 허가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민가와 멀리 떨어진 지역이라 하더라도 목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진입로가 필수적인데 이것이 삼림훼손이나 개발제한에 어긋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모든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인근 주민들이 반대하면 허가가 나오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이러한 주민들의 반대에 대해 법률적으로 합당한 재산 행위를 가로막는 떼법이 아니냐는 비난이 없는 것도 아니다. 미래에셋측은 "주민과 계속 소통하고 협의할 것이고, 정화시설도 다 갖출 것이다. 그러니까 허가가 난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축사는 아무리 잘 관리해도 분뇨로 인한 오·폐수는 물론이고 악취와 파리, 모기와 같은 해충 발생을 피할 수가 없다. 축사는 농촌에서 대표적 기피시설인 것이다. 조상 대대로 조용히 살고 있는 마을에 느닷없이 축사가 새로 들어온다는 것은 주민들 입장에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공시지가 이하에도 안 팔리던 땅이 축사 허가를 받으면 좋은 가격에 팔린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미래에셋은 어떻게 축사 신축 허가를 받았을까? 분명히 가축 사육 제한 지역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강원도나 홍천군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농민들이 가장 기피하는 축사시설을 허가하면서 법률상 거리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민들의 의견을 묻지 않은 것은 오만한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법적으로 하자 없고, 자신의 의도만 순수하면 된다?

미래에셋그룹은 박현주 회장의 입지전적인 성공 스토리가 유명한 우리나라 굴지의 금융 그룹이다. 그런데 덩치에 걸맞지 않는 행동으로 종종 업계에서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다. 미래에셋 정도의 재벌 반열에 오르면 '내가 옳으면 그만'이라는 고집은 통하지 않는다.

아무리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의도가 좋다고 모든 것이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주변에 손해보는 사람은 없는지, 자신의 순수한 의도가 곡해될 여지는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할 것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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