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의료질 평가', 누구를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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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질 평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김기성
기사승인 : 2023-05-27 21:37:35
삼성병원, 최상위 병원서 탈락…이유는 '깜깜'
긴 응급실 체류 시간이 이유라면 더 큰 문제
의료질 평가결과, 왜 환자에게 공개하지 않나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병원이라고 하면 보통 '빅5'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신촌 세브란스병원) 병원을 꼽는다. 그 가운데서도 삼성서울병원은 '삼성'이라는 이름값을 더해 환자에게는 최고의 병원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래서 전국에서 하루 만 명 정도의 환자들이 삼성서울병원을 찾는다.

삼성서울병원, '빅5' 병원 가운데 처음으로 강등

그런데 이러한 삼성서울병원이 최고의 병원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았다. 작년 말 정부가 실시한 의료질 평가에서 최상위 병원에서 탈락한 것이다. 최상위 병원 판정을 받은 병원은 '빅5'에서 삼성서울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4개 병원과 가천대길병원, 부산대병원, 아주대병원, 인하대병원 등 모두 8곳으로 알려졌다.

'의료질 평가'가 실시된 2015년 이후 '빅5' 병원 가운데 최상위 병원에서 탈락한 것은 삼성서울병원이 처음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최상위 병원보다 한 단계 낮은 등급을 받았다. 삼성서울병원과 같은 등급을 받은 병원은 모두 28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질 평가' 항목은 병원 선택에 중요한 정보 

정부의 '의료질 평가'는 매년 국내 3백여 개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평가항목은 △ 환자당 의사 숫자와 같은 환자안전 관련 지표 △ 암이나 뇌졸중 등 주요 질환 치료수준 △ 중환자실 운영 비율 등 공공성 점수를 포함해 모두 6개 영역에서 하위 53개 지표에 대해 가중치를 부여해 계산한다.

그런데 문제는 평가항목 대부분이 환자가 병원을 선택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평가 결과는 해당 병원에만 통보되고 일반에겐 공개되지 않는다. 삼성서울병원이 탈락했다는 사실도 정부의 발표가 아니라 업계를 통해 전해진 것이다. 더구나 삼성서울병원이 어떤 항목에서 나쁜 점수를 받아 최상위 병원에서 탈락했는지도 알 수 없다.

의료계, "삼성병원 응급실 체류시간 길어 점수 깎여"

이러다 보니 의료계에서 여러가지 추측들이 나돌고 있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삼성서울병원이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은 응급실의 문제였다는 것이다. 응급실이 많은 환자가 몰려들어 응급실 체류 시간이 길어진 것이 점수가 깎인 주요 요인이라고 한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여러 병원에서 응급환자를 받지 않아 위급한 환자가 응급실을 뺑뺑이 돌다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반복됐다. 의료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응급환자를 적게 받으면 당연히 응급실 체류 시간이 줄어들 것이고 응급환자를 최대한 받아들이면 응급실 체류 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자명한 논리다. '의료질 평가'가 응급실 운영을 왜곡할 수 있는 소지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런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의료질 평가'를 환자에게 공개해야 한다.

'의료질 평가' 내용은 마땅히 공개해야

'의료질 평가'의 취지는 '의료질'이 높은 병원에 지원금을 지원해 국민에게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데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번에 최상위 병원에서 탈락함에 따라 의료질 평가지원금이 65억 원 정도 삭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이 지원금을 받고 못 받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이 제도를 통해 환자가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문제다.

암을 비롯한 큰 병에 걸린 환자들이 가장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어느 병원이 해당 질환을 많이 진료하고, 치료를 잘하는지 일 것이다. '의료질 평가'를 통해 이러한 자료를 가지고 있음에도 환자에게 제공하지 않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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