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신축 대신 꾸미기"…소형 건축 트렌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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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대신 꾸미기"…소형 건축 트렌드 변화

박정식
기사승인 : 2023-05-26 17:21:39
자금 조달 악화로 신규 투자 대신 인테리어 등 관심
공정 단축한 모듈러 시장 커지자 대형 건설사도 진출
"세컨드 하우스를 지으려고 수도권 외곽 부지를 매입했다. 처음엔 신축 공사를 마음먹었는데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고 공사비 다툼도 겪고 싶지 않아 지금은 모듈러 방식으로 계획을 바꿨다."

최근 건축박람회를 찾은 50대 건축주 백 모 씨의 얘기다.

▲ 예비건축주들이 지난 4월 건축박람회에서 자재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독자 제보]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규모 주택·점포 건축 시장의 트렌드가 신축보다 '꾸미기'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건축주들이 복잡한 건축 공정이나 급등한 공사비 부담을 피하려는 경향도 두드러진다.

그 결과 요즘 건축 관련 전시행사마다 분위기가 양극화됐다. 소형 주택·점포·사무실 등을 짓는 건축업체나 설계업체 전시관들은 한산한 편이다.

단독주택을 주로 짓는 A 건축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2년여전 박람회 때만 해도 건축 상담을 요청하는 관람객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발길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그는 "상담해도 건축비 정도만 훑어볼 뿐 깊은 얘기가 오가질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예비건축주에게 건축지식을 알려주는 교육·컨설팅 업체들도 수요가 줄어 울상이다. 건축주들은 전문지식이 없다 보니 건축업체에 공사 진행을 대부분 맡긴다. 그러다보니 악성 업체에게 피해를 입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주의사항을 알려주는 교육·컨설팅 업체들의 교육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다.

건축주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B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건축전시행사 때 맛보기로 여는 전문가 일일 강의가 코로나 시국에도 한두 달 전에 예약 매진됐다"며 "방역 때문에 한정된 좌석수를 초과한 방문객들이 서서 청강했을 정도"라고 회상했다.

▲ 예비건축주들이 지난 4월 건축박람회에서 조경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독자 제보]

반면 인테리어·자재·설비 관련 업체들 전시관엔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인테리어는 조명·타일·벽지·바닥재·주방가구·액세서리 관련 물품들이다. 자재는 단열·창호·구조보강·페인트·조경·데크·놀이시설 관련, 설비는 냉난방·주방·욕실·디지털도어록·보안 관련 시설이다. 설비 부문에서 특히 관람객들은 홈네트워크 시설, 태양광·지열 같은 신재생에너지, 보안 시스템 등에 관심을 보인다.

소액으로도 기존 물건의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상품들로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나 가심비(가격대비 만족)를 높이는 수단들이 대부분이다.

신축을 하더라도 공기 단축과 비용 절감을 중시하는 추세도 뚜렷해졌다. 이 같은 수요가 증가하면서 간편한 자재로 공장에서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이동식 모듈러 건축 시장이 커지고 있다.

기존 건축 방식은 허가승인부터 설계·준공까지 공정이 복잡해 일반인은 이해하기 어렵다. 게다가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공사비·자재비가 급등해 건축업체와 다툼이 증가하는 상황에선 건축주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 GS건설 자회사 자이가이스트가 최근 목조 모듈러 주택 상품. [GS건설 제공]

대형 건설사들도 시장 변화를 감지해 소형 모듈러 건축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GS건설은 모듈러 주택 건축전문 자회사인 '자이가이스트'를 세우고 단독주택 상품에도 자이 브랜드를 도입했다.

포스코이앤씨도 뛰어들었다. 모듈러는 저층 건축에 적용되는 공법인데, 포스코이앤씨는 시공 역량과 철강 기술을 융합해 모듈러 고층 건축을 시도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중고층 모듈러 건축기술을 개발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 가리봉동 공공주택, 경기도 용인 행복주택 등 높이 12층 전후의 모듈러 주택 건축을 수주하는 등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수도권에서 연립·다세대 주택을 짓는 C 건설업체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과 자금 조달 악화로 수요·공급이 모두 위축된 상황"이라며 "건축주들이 공사비 분쟁 같은 위험 요인을 줄이고 저비용·고효율 방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KPI뉴스 / 박정식 기자 pj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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