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잇단 붕괴 사고, 왜?…"이윤에 급급해 위험관리 소홀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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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붕괴 사고, 왜?…"이윤에 급급해 위험관리 소홀한 탓"

박정식
기사승인 : 2023-05-09 17:22:37
품질 관리보다 이윤 극대화에 맞춘 평가 잣대
공사비·금융비 급증에 시공 단축 압박도 커져
"시공 기준 무시하고 다음 공정 진행도 심각"
"이윤 극대화에 목맨 나머지 위험관리는 뒷전이 된 병폐가 주 원인입니다."

건설업자들은 최근 공사 중 붕괴 사고가 잇따르는데 대해 고질화된 '안전 둔감증' 행태를 주범으로 지목했다. 이런 행태는 최근 2년여 동안 원자재 가격과 금리가 급등하고 세계 공급망이 불안전해지면서 더욱 만연해졌다고 한다. 

SM경남기업이 시공한 인천 미추홀구 주상복합아파트 용현경남아너스빌에서는 지난 6일 옹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29일엔 GS·동부·대보 건설사들이 인천 검단지구 AA13-1,2블록(서구 원당동 일대)에 건설 중인 공공분양주택 안단테에서 지하주차장 지붕층 슬래브가 무너졌다. 

▲ 서울 도심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UPI뉴스 자료사진]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업체들은 공사비 부담이 증가하자 이윤을 키우기 위해 자재 사용 절감, 공정 기준 미준수, 무리한 공기 단축 등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하청이 다단계로 늘어나면서 공사비가 박해진 점도 소규모 시공업체들이 편법 동원 유혹을 받는 배경이다.

공동주택 시공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A 씨는 UPI뉴스와 만나 작금의 시공 행태를 타일 시공에 빗대 설명했다. 그는 "접착제를 80% 정도 발라야 하는 타일을 절반만 바르고 붙이면 원가를 절감하고 공기를 단축할 수 있다"며 "그러나 접착 부분이 기온·수분 변화에 따라 압축·팽창을 거듭하며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슬라브·무량판·콘크리트 등의 부실 공사 논란이 발생한 붕괴 사고들도 하중을 견디기 위해 굳히는 시간을 충분히 갖거나 자재를 보충해야 하는데 이를 소홀히 여기고 다음 공정을 무리하게 진행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관급공사 공사비가 박한 점도 문제로 꼽혔다. 공공기관 사업의 공사비는 통상 민간사업 공사비에 비해 적은 편이다. 그렇다 보니 하청을 받은 시공업체는 빡빡한 예산으로 공사를 추진하면서 사고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A 씨는 "최근 공공기관이 발주한 공사가 두 번이나 유찰된 적이 있다. 공사비가 너무 적어 업체들이 관심을 갖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 서울 도심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UPI뉴스 자료사진]

또 다른 건설업자 B 씨는 품질·안전관리보다 이윤 극대화를 공사현장 평가 잣대로 들이미는 시공업체 경영진의 행태를 주요 사고 원인으로 들었다. 공사 현장에서 실행공사비가 많이 남을수록 업체가 현장소장 등 관계자들을 좋게 평가하니 현장에선 편법 시공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는 얘기다. 

B 씨는 요즘 발주처나 시행사·정비조합의 공기 단축 압박이 커진 점도 문제삼았다. 금융비·노무비·자재비 등 공사비가 급증하자 현장 관계자들은 시공기간을 줄이는데 혈안이다. 

B 씨는 "그러다보니 공사현장에서 당일 달성해야 하는 할당물량이 예년보다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업체가 원가 절감을 위해 계약직 기술자 위주 배치, 비숙련 외국인 노동자 동원 등을 확대해 최신 공법 이해도가 떨어지고 소통이 불안전해지는 등 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시공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했지만 공사 중 잇따른 붕괴 사고들은 처음"이라며 심각성을 우려했다. 

KPI뉴스 / 박정식 기자 pj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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