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1년여 만에 또 붕괴…건설현장 안전사고는 왜 반복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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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 만에 또 붕괴…건설현장 안전사고는 왜 반복되나

김기성
기사승인 : 2023-05-03 11:11:13
GS건설 인천 아파트 공사현장서 지하주차장 붕괴
인명 피해 없지만, 광주 아이파크 붕괴와 판박이  
원칙 무시하는 공사현장에 대한 엄벌 필요성 대두
작년 1월 11일 광주광역시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공사 중이던 아파트가 붕괴됐다. 23층부터 38층까지 16개 층이 처참하게 무너져 6명이 숨지는 큰 사고였다. 정부와 건설업계가 나서서 다시는 그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며 각종 대책을 마련하는 부산을 떨었다.

그런데 불과 1년 남짓한 지난달 29일 꼭 같은 사고가 일어났다. 이번에는 인천시의 검단 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지하주차장의 지하 1층 상부 슬래브와 지하 2층 상부 슬래브가 무너져 내린 것이다. 1년 전 사고와 다른 것이라면 지상이 아니라 지하라는 것, 천만다행으로 인명 피해가 없었다는 것, 그리고 이번에는 시공사가 HDC현대산업개발이 아니라 GS건설이라는 것을 빼면 판박이 사고였다.

무량판 구조, 공사과정에서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듯

구체적인 사고 원인은 국토교통부가 밝혀내겠지만 건설업계는 사고가 난 두 공사현장이 모두 무량판 구조로 시공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무량판 구조는 하중을 지탱해주는 수평 기둥인 '보(beam)'가 없고 위층의 수평 구조인 슬래브를 기둥이 지탱하도록 이뤄진 건물 구조를 말한다. 보가 사용되는 라멘 구조에 비해 층고를 높일 수 있는 데다가 벽으로 슬래브를 지탱하는 벽식 구조에 비해서는 소음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이유에서 최근 들어 아파트에도 무량판 구조가 확산하고 있다.

다만 시공 기간이 오래 걸리고 감리 감독이 철저하게 이뤄져야 하는 공법이다. 그런데 이번 GS건설의 붕괴현장 사진을 본 전문가들은 시공과정에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콘크리트 양생이 끝나고 지상층에서 흙을 붓는 성토과정에서 붕괴됐는데 어느 부분이 잘못 돼서 사고가 일어나도 이렇게 와르르 무너질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상부 슬래브가 기둥에 매달려 있어야 하는데 주저앉았다는 것은 콘크리트가 튼튼하지 못하고 철근도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일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 현장을 찾아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건설현장의 후진적 사고, 인명 피해 유무에 관계없이 처벌해야

이번 사고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층에서 일어났고 인명 피해가 없었다는 점에서 대중의 관심에서는 다소 소외돼 있다. 그러나 골백번 외쳐도 안전을 팽개치는 우리 건설업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광주 아이파크 붕괴 수준의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번 사고에 대해 설계부터 시공, 감리, 현장 감독까지 철저히 파헤치고 만약 위법한 부분이 드러나면 발주처인 LH공사와 GS건설에 무거운 책임을 물릴 것이라고 말했다. 주무 부처 장관의 엄포가 아니더라도 후진적 사고를 막을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

총수 기소하자 뒤늦게 안전 조치 강화하는 삼표그룹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자 재계는 경영을 위축시킬 것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이러한 볼멘소리가 전혀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삼표산업의 예를 보면 일정 부분 효과가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지난해 1월 양주 채석장의 토사 붕괴사고로 3명의 인부가 사망한 것과 관련해 당초 고용노동부는 이종신 삼표산업 대표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그룹 총수인 정도원 회장을 경영책임자로 판단하고 정 회장을 비롯해 임직원 6명을 재판에 넘겼다.

그러자 삼표그룹은 최근 안전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레미콘 트럭의 사고를 막기 위해 트럭이 차선을 이탈하거나 보행자와 부딪힐 위험이 발생하면 경고음을 우려주는 영상 관제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또 야간 근로자들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태양광 LED 조명도 설치했다.

물론 삼표그룹은 이러한 안전 조치는 예전부터 준비된 것이며 총수의 기소와는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총수가 재판에 넘겨진 상황에서 안전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것도 사실이다.

GS건설 공사현장 전체를 조사해서 더 큰 사고 막아야

이번에 사고가 난 검단 신도시 시공사인 GS건설은 지난 3월에도 '서울역 센트럴자이' 아파트 필로티에 금이 가는 사고가 발생해 부실시공이 문제가 됐다. 더구나 GS건설이 시공한 자이 아파트의 하자 문제가 적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나 적잖은 우려가 제기됐다.

만약 무량판 구조의 시공과정에서 원칙을 지키지 않은 등의 문제가 있었다면 같은 시기에 같은 공법으로 진행된 다른 현장도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붕괴된 지하주차장뿐 아니라 아파트 단지 전체에 대해서도 확인을 거쳐야 할 것이다, 그나마 아파트 입주 전에 사고가 나서 인명 피해가 없었다는 것은 천만다행이지만 더 큰 사고의 경고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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