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대주주 지분 매각에 '비틀'…삼성SDS의 오너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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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지분 매각에 '비틀'…삼성SDS의 오너 리스크

김기성
기사승인 : 2023-04-25 14:15:43
오너 일가, 상속세 납부 위해 삼성SDS 주식 연이어 매각
삼성SDS, 그룹 지배구조의 가장 밑단…경영권 문제없어
클라우드 사업으로 활로 모색하지만, 주가반등은 미지수
오너 리스크라고 하면 기업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대주주나 총수가 배임이나 횡령 등으로 수사를 받거나 수감돼 기업의 의사결정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상장 기업이라면 당연히 주가가 하락하는 피해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지금 주식시장에서는 이와는 전혀 다른 이유로 오너 리스크가 주가의 발목을 잡는 기업이 있다. 바로 삼성SDS다. 대주주의 잇따른 주식 매각이 오너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이부진, 이서현 자매 작년 3월 이후 삼성SDS 주식 453만 주 매각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지난달 31일 삼성SDS 주식 151만7302주를 당일 종가 11만6000원보다 낮은 11만3300원에 시간 외 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거래금액은 1712억 원에 달했다. 이 이사장은 작년 3월에도 150만9430주를 역시 시간 외 매매 방식으로 매각한 적이 있다. 이로써 이 이사장은 삼성SDS 주식을 전량 매각하고 주주 명단에서도 이름이 빠졌다. 

이 이사장의 언니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도 작년 3월 이 이사장과 함께 동일한 물량(150만9430주)을 매각했다. 두 사람이 작년 3월 이후 매각한 삼성SDS 주식은 453만 주에 달하고 지분율로는 5.8%가 넘는 엄청난 물량이다.

삼성SDS 주식을 매각하는 것은 상속세를 내기 위한 것이다. 2020년 10월 이건희 회장 사망 이후 삼성그룹 오너 일가는 상속세를 매년 나눠서 납부하고 있다. 상속세 부담은 홍라희 전 리움 미술관장이 3조1000억 원, 이재용 회장이 2조9000억 원, 이부진 사장이 2조6000억 원, 이서현 이사장이 2조4000억 원 가량이다.

▲ 삼성SDS 타워 전경과 CI 합성.

주가 비틀거리지만 오너 일가의 추가 매각도 우려

이에 따라 삼성SDS의 주가는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014년 상장 이후 40만 원까지 올랐던 것은 일시적이었다고 치부하더라도 지금 11만 원대의 주가는 상장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오너 일가의 지분 매각이 결정적인 요인이다. 이부진, 이서현 자매가 지분을 매각한 작년 3월을 전후해 3개월 동안 주가가 19% 넘게 폭락한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문제는 삼성의 오너 일가가 이러한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삼성SDS 주식을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현재 이재용 회장의 삼성SDS 지분은 9.2%로 711만8713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은 현재 삼성SDS 주식을 상속세 담보로 맡겨두고 있어서 언젠가는 매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이부진 사장도 상속세를 내기 위해서는 작년 3월 매각하고 남아있는 삼성SDS 주식 1.95%, 151만1584주를 팔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너 일가, 삼성SDS 주식 없어도 경영권 문제없어

이처럼 삼성 오너 일가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삼성SDS 주식을 매각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서 볼 때 삼성SDS 주식을 전량 매각해도 그룹 경영권에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삼성SDS는 그룹의 지주회사인 삼성물산이 지배하는 삼성전자가 22.58%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이다. 삼성물산도 17.0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SDS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서 가장 아래 위치해 있기 때문에 오너 일가가 지분을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경영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래서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는 이부진 사장이나 이재용 회장 입장에서는 삼성SDS 주식을 추가로 매각할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한 것이다.

자사주 매입도 사실상 불가능

보통의 상장 기업은 예상치 못한 물량 출회로 주가가 압박을 받으면 자사주 매입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 삼성SDS는 5조 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이 부담될 것도 없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를 떠받친다면 오너 일가가 비싼 값에 주식을 매각할 수 있게 해준다는 비난을 받을 것이 뻔하다. 선택할 수 없는 카드인 것이다.

40년 업력에도 그룹 계열사 의존도 70% 넘어

그렇다면 결국 사업에서 승부를 보고 좋은 실적으로 주가를 끌어 올려야겠지만 그것 역시 만만치 않다. 삼성SDS는 1985년 삼성그룹의 전산망 구축 사업을 맡으면서 출범했다. 무려 40년 가까운 업력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도 그룹 의존도가 높다. 

작년 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삼성 계열사 비중이 70.4%에 달한다. 특히 전체 매출의 65%를 차지하는 물류 부문의 경우 대부분 삼성전자의 물류에서 발생하고 있다. 더구나 올해 들어서는 항공과 해운 등 주요 운임이 떨어져 물류 부문 매출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의 활로 모색하지만 단기간에 주가 반등은 힘들 듯

이에 따라 삼성SDS는 클라우드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국내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통해 삼성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중도 줄이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시적인 성과도 있다. IT서비스 매출에서 클라우드 사업의 비중은 19.48%로 1년 전보다 4.02%포인트 높아졌다.

그러나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시장을 두고 네이버와 KT, 삼성SDS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M&A 등을 통해 확실한 해법을 마련하지 않는 한, 시장 확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런 시장에서는 실적이 주가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다. 따라서 삼성 일가의 상속세 이슈가 종료될 때까지 삼성SDS 주가는 큰 힘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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